광장에 선 시민들 입 모아 변화 촉구
검찰 개혁, 의료 문제, 노동 탄압 묵은 과제들
시민사회도 성찰의 목소리 내며 변화 강조

광장으로 모인 민심이 대통령 탄핵안 가결을 이끌었다. 윤석열 정권에서 힘없는 사람들의 존재는 지워졌다. 이제 민심은 변화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탄핵을 넘어 우리가 바라는 변화는 무엇일까. 탄핵 광장에 서서 변화를 말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15일 오후 5시께 창원시 성산구 창원광장에 선 사람들은 함성을 내질렀다. 국회 안에서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사람들은 환호했다. 박수영(60·창원시 성산구) 씨도 그들 중 한 사람이었다.

박 씨는 “저출생부터 각종 민생과 경제 문제 등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며 “정치 경험도 없는 이상한 검찰 정권이 들어서면서 모든 게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정부에서 검찰과 언론에 격분하는 시민이 많았다”라며 “윤석열이 하지 못했던 검찰개혁과 언론개혁을 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2차 표결일인 2024년 12월 14일'내란수괴 윤석열 탄핵! 내란공법 국민의 힘 해체!'를 위한 경남도민대회가 창원시청 앞 창원광장에서 열렸다.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윤석열 탄핵 가결되자 환호하며 기뻐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국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2차 표결일인 2024년 12월 14일'내란수괴 윤석열 탄핵! 내란공법 국민의 힘 해체!'를 위한 경남도민대회가 창원시청 앞 창원광장에서 열렸다.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윤석열 탄핵 가결되자 환호하며 기뻐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30대 공무원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ㄱ 씨도 검찰 개혁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그는 “윤 대통령을 뽑지는 않았지만, 대통령이 된 이상 그를 인정하고 (국정운영을) 잘하기를 바랐는데 국민 이야기를 들을 생각도 없는 모습에 화가 났다”라며 “국민과 소통을 잘하는 정부가 들어서기를 바라고, 정치도 정치지만 검찰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가 전공의 파업 등 의료계 문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고등학생은 “한쪽 눈 교정 수술을 받아야 하는 상황인데 대학병원에 문의해도 전공의 파업 영향이 커 아예 수술 날짜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라며 “전공의 문제가 하루빨리 해결돼야 한다”고 짚었다.

정병윤(70·창원시 성산구) 씨는 청각 장애인 11명과 함께 창원광장을 찾았다. 그는 “이번 정부 들어 우리 같은 청각장애인들을 지원하는 데 쓸 복지예산이 대폭 삭감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농아인들만을 위한 쉼터를 만들어주는 등 복지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말했다.

전국 1500여 노동시민사회 단체는 ‘사회대개혁’을 내세우면서 변화를 말하고 있다.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비상행동은 입장문을 냈다. 이들은 “윤석열 탄핵소추안 가결은 사회대개혁을 위한 첫 발”이라며 “윤석열 정권이 고조시킨 남북 위기와 노동, 장애, 여성, 성 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차별, 친일 역사 쿠데타와 언론 탄압 등을 모두 혁파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상환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 정책기획국장은 “윤석열 정부는 노동조합 자체를 인정하지 않았다”라며 “화물연대나 건설노조에 대한 탄압도 있었다. 윤석열은 ‘노동조합’을 자기를 가로막는 가장 큰 저항 세력이라고 생각했다”고 지적했다.

조선 하청 노동자의 처우 개선을 요구하면서 단식 농성에 나선 강인석 전국금속노동조합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부지회장도 변화를 바라고 있었다. 그는 2022년 51일간 도크 점거 농성을 했다. 한화오션은 그를 비롯한 하청 노동자들에게 470억 원 상당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강 부지회장은 “대통령 탄핵으로 한 고비를 넘기긴 했지만, 풀어나갈 노동 현안이 많다”라며 “한화오션이 하는 노동조합 파괴 문제를 푸는 게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강 부지회장은 개헌을 통한 7공화국으로 본격 진입을 거론하고 있다. 그는 “8년 전에도 국정농단 문제로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됐다”며 “대통령으로 선출된 한 사람의 문제로 볼 것인가. 기본적으로 사회에 어떤 근간을 만들어 낼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또 한 번 윤석열 대통령의 실정을 보면서 시민사회 안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고, 사회대개혁을 내세우게 됐다”고 말했다.

국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2차 표결일인 2024년 12월 14일'내란수괴 윤석열 탄핵! 내란공법 국민의 힘 해체!'를 위한 경남도민대회가 창원시청 앞 창원광장에서 열렸다.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윤석열 탄핵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구연 기자
국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2차 표결일인 2024년 12월 14일'내란수괴 윤석열 탄핵! 내란공법 국민의 힘 해체!'를 위한 경남도민대회가 창원시청 앞 창원광장에서 열렸다.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윤석열 탄핵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구연 기자

윤소영 경남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는 사회대개혁으로 정치인을 선출하는 일에만 그치지 않고, 우리 사회의 근간을 바꿔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정부가 여성가족부 폐지 입장을 고수하면서 성평등 민주주의가 크게 후퇴했다. 우리 사회 안에서 지워진 ‘여성’의 존재를 되살리는 일도 과제로 남았다.

윤 대표는 “지방정부가 대통령을 따라가면서 지방교부세를 삭감하고, 성평등 정책을 없애버렸다”라며 “지방정부에서 그동안 없앴던 성평등 정책을 어떻게 회복시키는지 감시할 예정이다. 지방정부가 다시 태도를 바꾸지 않는다면 여전히 윤석열 대통령의 눈치를 본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시민사회계는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던 정책 방향을 바꿔나가야 한다는 과제를 안게 됐다. 정진영 경남기후위기비상행동 사무국장은 “이 정부가 추진하던 핵발전을 재생에너지 확대로 바꿔나가야 한다”라며 “가덕도신공항 건설 문제도 재검토할 필요가 있고, 무분별한 개발제한구역 해제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다솜 최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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