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시의 통합 신청사 시대가 열린 지 1년이 지났다. 하지만 일방적인 시 행정은 여전히 수그러지지 않고 지역 최대현안인 지역화합은 아직 멀기만 하다.

최근 사천지역 최대 화두였던 가미카제 특공대원 고 탁경현 씨 위령비 건립 문제만 봐도 그렇다. 사천시가 태평양 전쟁 당시 가미카제 특공대원이었던 고 탁경현 씨 위령비 건립을 허락했다가 광복회 회원들과 시민단체들의 분노를 사고서야 뒤늦게 철회하는 촌극을 연출해 비난을 샀다.

탁 씨의 영혼을 위로하고 싶다는 일본 여배우의 제의를 수렴하고 위령비 건립을 허가했지만 추진과정에서 지역민들의 의견은 전혀 수렴 않고 시장을 비롯한 몇몇 시청 간부들에 의해 일방적으로 확정됐다. 특히 시의회에도 준공식 한달 전에 보고하는 등 위령탑 건립의 모든 과정이 졸속으로 진행했다는 흔적이 곳곳에서 불거졌다.

이 같은 사실을 뒤늦게 안 광복회 회원들과 시민단체들이 벌집을 쑤셔놓은 듯 반발했다. 탁 씨에 대한 검증과정도 없고 민의 수렴이 없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결국, 김수영 사천시장이 민의 수렴을 소홀히 했다는 점을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지난 10일 예정됐던 위령비 제막식은 백지화되고 위령비도 철거됐다.

사천을 균형적인 지역개발을 통해 남해안 경제권의 중심도시로 건설하고 미래 지향적 비전 제시를 위해서는 사천시장을 비롯한 850여 명의 공무원의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동안 양분된 지역민의 동질감 회복, 공무원 조직의 이질감 극복 등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지만 사천시는 오히려 지역갈등과 분란만 조장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에만 매달리고 있다.

이번 고 탁경현 씨 위령비 건립 사태를 계기로 지역민들이 무엇을 원하고 바라는지 다시한번 되새겨 보고 사천시의 재도약을 위해 공무원들의 새로운 마음가짐이 요구되고 있다. 민선 4기의 임기도 벌써 절반을 넘긴 시점에서 김수영 시장과 간부 공무원들의 백년대계의 안목이 무엇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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