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23개 중 유일하게 광역 단위 선거 포함
차정인 부산교육감 예비후보 불출마 사퇴
대선 고려 민주진보진영 정무적 판단 해석
민주당 거제시장 선거 대대적 세몰이 나서
보수 우위 PK, 2017년 탄핵 정국 재보선서
민주당 대약진→PK 대선 승리 발판된 기억
경남·부산(PK)지역 4.2 재보궐 선거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으로 발생할지 모를 조기 대선 바로미터가 될 수도 있어 그 결과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가 4.2 재보선 후보 등록신청 개시일인 13일 이뤄지지 않으면서 조기 대선과 재보선이 동시에 치러지는 일은 없게 됐다. 다만 재보선 결과가 이후 치러질지 모를 조기 대선 결과를 가늠하는 주요 잣대가 되리라는 것은 명확해졌다. 총 23개 선거 중 PK에서는 유일하게 광역 단위 선거가 치러진다.
인구 326만 도시 교육 수장을 새로 뽑는 부산시교육감 재선거다. 이 외 거제시장·경남도의원 창원12 선거구 재선거, 양산시의원 마 선거구 보궐선거가 치러진다. 인구 23만 명이 넘는 기초자치단체인 거제시장 선거도 정치적 상징성이 적지 않다.
◇광역 단위 민심 가늠자 부산시교육감 재선거 = 극우·보수 일당 독점이 극심한 대구·경북(TK)과 달리 노무현·문재인이라는 두 민주개혁 진영 대통령을 배출한 PK 정치 성향은 극단적이지 않다. 1990년 3당(민주정의당·통일민주당·신민주공화당) 합당 이전만 해도 김영삼 전 대통령을 필두로 군부독재체제에 반기를 든 ‘야도(野都)'로 명성이 높았다. 한국갤럽이 4~6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표본 오차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p), 응답률 14.2%) PK(울산 포함)에서는 윤 대통령 탄핵 찬성이 51%, 반대가 44%로 나타났다. 탄핵 찬성 32%, 반대 62%를 나타낸 TK와는 딴판이다.
그렇더라도 PK가 보수 강세 지역임은 부인할 수 없다. 지난해 총선 경남·부산·울산 40개 지역구 중 34곳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됐다. 지난해 재보궐 선거에서도 부산 금정구청장에 국민의힘 후보가 큰 득표 차로 당선됐다. 민주진보 진영으로서는 온 힘을 기울여야 보수 우위 정치 구도에 균열을 낼 수 있다.
11일 부산시교육감 재선거에서 김석준 전 교육감과 함께 민주진보 진영 후보군 중 하나였던 차정인 전 부산대 총장이 불출마를 선언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차 예비후보는 이날 불출마 배경을 “내란을 옹호하고 윤석열과 함께하겠다는 후보가 보수단일 후보로 포장돼 나타나는 이 엄중한 시기에 부산을 넘어 경남·부산·울산 전체 민심을 보여줄 광역 선거를 민주진보 진영의 분열 속에서 치를 수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개인의 이익보다 민주진보 진영 승리가 우선”이라고 언급한 점에서 김석준 후보 지지를 선언한 셈이다.
조기 대선에 승리할 기선제압이 필요한 민주진보 진영 내에서 정무적인 판단이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부산 민심은 가뜩이나 산업은행 부산 이전·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 처리 미진으로 더불어민주당에 경고등을 켜고 있다. 민주당은 대신 북극 항로 개척 지원과 동남권산업투자공사 설립 등을 띄우려 했으나 반응이 냉담하다. 이런 상황에 부산시교육감 선거가 분열로 패배하면 PK에서 조기 대선 승리가 어려워진다.
◇보수 우세 지역 균열 시발점 되나 = 거제시장 선거도 부산시교육감 선거 못지않다. 거제는 문재인 전 대통령 고향인데다 2022년 대선 윤석열 후보 비서실장을 지낸 ‘범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서일준 국회의원 지역구다. 민주당은 이곳에 일찌감치 경선을 통해 변광용 전 시장을 후보로 내세웠다.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이학영 국회 부의장, 김경수 전 경남지사, 민홍철(김해 갑)·김정호(김해 을)·허성무(창원 성산) 국회의원 등 유력 정치인이 참석해 대대적인 세몰이에 나선 것도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둔 포석이다. 지난 5~6일 이언주 최고위원을 주축으로 한 민주당 경제상황점검단이 거제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 등을 방문한 것도 연장선에 있다.
이번 재보선은 2017년 그것과 똑 닮았다. 촛불 민주 항쟁과 전직 대통령 박근혜 씨 탄핵 인용 후 치러진 4.13 재보선 때 경남은 경남도의원 2곳, 기초의회의원 8곳 등 총 10곳에서 선거가 치러졌다. 민주당은 이 중 7곳에 후보를 내 5명이 당선했다. 도의원 남해군 선거구에서는 민주당계 무소속 후보가 당선했고, 농촌 기반 열세지역으로 분류된 함안군의원 선거에서는 민주당 후보가 16표 차로 아깝게 낙선했다.
보수 우위 정치 지형에 큰 균열을 낸 ‘사건’이었다. 이 결과를 업고 19대 대선(5월 9일)에서 민주당 문재인 후보 경남 득표율이 직전 도지사를 지낸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홍준표 후보에게 0.51%p 차밖에 뒤지지 않았다. 부산에서는 6.7%p 차로 승리했다. 김경수 전 지사는 “재보선이 중요하다. 경남에서 승기의 바람을 타지 않으면 조기 대선에 우리 당 어느 후보가 나와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두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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