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교육감 민주진보세력 후보 승리
거제시장·양산시의원 민주당 후보 압승
윤석열 파면 시 조기 대선 '긍정적 신호'

보수층 "이미 진 선거" 생각 투표율 낮아
'민주 우세' 전남 담양 '혁신당' 군수 탄생
전국 단위 대선서 민주 압승 녹록지 않아

윤석열 대통령 파면 가능성에 혹시 발생할지 모를 '조기 대선 가늠자'로 여겨진 경남·부산(PK)지역 4.2재보궐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민주진보개혁세력이 압승을 거뒀다. 야권은 향후 PK지역 정국 주도권 확보에 파란불이 켜진 동시에 대선 승리에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PK에서는 총 4개 재보선이 치러졌다. 부산시교육감 재선거, 거제시장·경남도의원 창원12 선거구 재선거, 양산시의원 마 선거구 보궐선거다. 인구 326만 도시 교육 수장을 뽑는 부산시교육감 재선거는 유일한 광역단위 선거였다. 인구 23만이 넘는 기초자치단체인 거제시장 선거도 정치적 상징성이 컸다. 이들 선거가 PK지역 조기 대선 결과를 가늠할 주요 잣대가 되는 점에서다.

 

왼쪽부터 변광용 거제시장 당선자, 김석준 부산시교육감 당선자, 이기준 양산시의원 당선자. /이현희 기자·연합뉴스
왼쪽부터 변광용 거제시장 당선자, 김석준 부산시교육감 당선자, 이기준 양산시의원 당선자. /이현희 기자·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민주진보개혁세력 약진 = 부산시교육감 재선거에서는 김석준 민주진보개혁세력 단일 후보가 당선했다. 득표율 51.13%로 단일화를 이루지 못한 중도보수 후보군 정승윤(40.19%)·최윤홍(8.66%) 후보 합보다 더 많은 표를 얻었다.

거제시장 선거에서는 민선 7기(2018~2022)년 시장을 지낸 민주당 변광용 후보가 56.75%를 득표해 당선됐다. 국회의원·지방자치단체장 단일 선거구인 거제는 문재인 전 대통령 고향이자 2022년 대선 윤석열 후보 비서실장을 지낸 '범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국민의힘 서일준 국회의원 지역구다. 2022년 민선 8기 지방선거, 지난해 22대 총선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내리 당선했지만, 이번 재보선에서는 민주당 후보가 이겼다.

청년-여성 후보 간 맞대결로 관심을 모은 경남도의원 창원12 선거구에서는 득표율 67.32%를 기록한 국민의힘 정희성 후보가 당선됐다. 보수세가 강하게 나타나는 지역 특성이 반영된 결과다.

양산시의회 마(양주·동면) 선거구 보궐선거에서는 민주당 이기준 후보가 득표율 46.50%로 당선됐다. 정의당 권현우 후보 득표율 17.95%까지 고려하면 '지지층 결집'이라는 측면에서 범야권이 더 많은 표를 불러모았다.

 

서울 용산 대통령실 국무회의장에 설치된 대통령 휘장. /연합뉴스
서울 용산 대통령실 국무회의장에 설치된 대통령 휘장. /연합뉴스

◇조기 대선에 영향? = 이번 재보선은 촛불 민주항쟁과 전직 대통령 박근혜 씨 파면 후 치러진 2017년 4.13 재보궐 선거 결과와 상이 겹친다. 이때 경남은 도의원 2곳, 기초의원 8곳 등 총 10곳에서 치러진 선거에서 7곳에 후보를 내 5명이 당선됐다. 남해군 선거구에서는 민주당계 무소속 후보가 당선했고, 농촌 기반 열세지역으로 분류된 함안군의원 선거에서는 민주당 후보가 16표 차로 아깝게 낙선했다.

이 결과를 등에 업고 19대 대선(5월 9일)에서 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약진했다. 직전 도지사를 지낸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에 0.51%p 차밖에 뒤지지 않았다. 부산에서는 6.7%p 차로 승리했다.

이번 재보선 결과는 2017년과 같이 조기 대선이 열리면 민주진보개혁세력 '바람'을 불러일으킬 전환점이 될 수 있다. 거제시장 재선거 투표율이 47.3%로 이번에 치러진 여느 기초자치단체장 선거보다 꽤 높았던 데다, 거대 양당 후보 양자 대결에서 민주당 후보가 압승을 거둔 점은 특히 상기해볼 만하다. 그만큼 12.3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을 거치면서 중도층 민심이 여권에 상당수 등을 돌렸다는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으로 정권 교체? 글쎄? = 다만 광역 단위 선거인 부산시교육감 재선거 투표율은 22.8%에 그쳤다. 경남도의원 창원12 선거구 28.4%, 양산시의회 마 선거구도 22.3%에 머물렀다. 이는 이미 질 가능성이 큰 선거에 국민의힘 등 보수 지지층이 투표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고 해석되는 지점이다. 신동욱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이 3일 재보선 결과를 두고 "지역 일꾼을 뽑는 선거라 민심의 바로미터라고 분석하는 것은 크게 동의하지 않는다. 탄핵 국면이라는 정치적 상황에서 지난해 부산 금정구청장 선거처럼 중앙당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을 하지 못한 점, 투표율이 낮은 점 등을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고 말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민주진보개혁세력이 조기 대선 가능성이 큰 현 시점에 이번 재보선 결과에 마냥 안주하고 있을 수만은 없는 대목이다. 민주당은 더구나 당 우세 지역인 전남 담양군수 자리를 조국혁신당 후보에게 내줬다. 범야권이라지만 호남에서마저 민주당, 특히 유력 대권 주자인 이재명 대표를 향한 민심의 폭을 보여주는 사례다. 이 또한 대선이라는 전국 단위 선거에 야권 특히, 민주당으로의 정권 교체가 순탄치만은 않으리라는 경고로 받아들여진다.

/김두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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