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 해지 의사들 이직 시작, 퇴원환자 17명 급증 '뒤숭숭'
"우리가 왜 진주를 떠나 다른 곳으로 쫓겨나다시피 옮겨야 합니까. 경남도가 해도 너무합니다."
1일 오전 진주의료원에서 퇴원을 준비하던 ㄱ(여)씨는 기자에게 하소연했다.
ㄱ씨는 "나는 말기암 환자다. 정말 가기 싫지만 사천에 있는 병원으로 옮기기로 했다. 담당 의사가 떠나니 어쩔 수 없이 따라가야 한다. 약품 처방이나 주사 처방을 않는데 견딜 수가 있느냐"면서 "경남도에 수차례 글을 올렸지만 묵묵부답이다. 홍준표 지사를 찍은 손을 잘라내고 싶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휴업 예고 기간이 끝난 진주의료원은 겉으로 보기엔 지난주와 비교해봐도 별다른 변화는 없었다. 약품 공급이 지난 25일 중단됐지만 아직은 걱정할 단계는 아니고, 식당도 정상적으로 운영됐다.
다만, 이날 퇴원을 하겠다는 환자가 17명이나 되면서 짐과 환자를 옮기는 손길과 다른 병원에서 보낸 구급차만 바쁘게 움직였다. 특히 일부 의사가 출근하지 않거나 휴가를 내는 등 의사의 이직이 시작됐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한 간호사는 "의사에 대해 계약해지(4월 21일) 통보 이후 의사가 움직이기 시작한 점이 걱정이다. 지금까지는 (의사들이) 의료원 식구와의 정 때문에 움직이지 못하다가 경남도의 통보 이후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의사가 움직이면 환자도 어쩔 수 없이 따라가기 때문에 환자는 더 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갑자기 줄진 않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이런 움직임 때문인지 이날 무려 17명(주말에 1명 사망)이나 퇴원 의사를 밝혔다. 입원환자도 54명으로 줄어들었다.
이날 오후 보건복지부 공공의료정책과장 등이 경남도를 방문한 데 이어 진주의료원에 들러 노조와 직원을 만나 의견을 들었다.
공공의료정책과장은 약품 공급 여부 등에 대해 묻고, 병실을 찾아 환자와 면담했다. 보건복지부 직원이 진주의료원을 방문한 것은 폐업 결정 이후 처음이다.
환자들은 "제발 진주의료원을 없애지 않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 진주의료원지부 박석용 지부장은 "휴업 예고기간이 끝났지만 아직은 변화가 없다. 경남도의 결정을 지켜보고 있다. 아직은 남겠다는 환자가 많다. 한 명의 환자가 있어도 우리의 본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진주지역 시민사회단체, 정당 등 28개 단체로 결성한 '의료 공공성 확보와 진주의료원 폐업 철회를 위한 진주시민대책위'는 진주 지역구 국회의원, 도의원, 진주시장에게 진주의료원 폐업에 대한 의견과 진주의료원 정상화 방안을 공개적으로 묻는 공개질의서를 전달했다.
공개질의 내용은 진주의료원 폐업에 대한 의견과 진주의료원 정상화를 위한 방안으로 '진주의료원 경영 정상화와 공공 의료서비스 개선을 위한 노사민정 협의회', '진주의료원 발전위원회' 구성에 대해 어떤 의견인지를 묻는 두 가지이다. 이에 대한 회신 협조를 5일까지 요구하고 그 결과를 기자회견 등으로 밝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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