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채권단 산업은행, 600억 원 지원 결정 미뤄…노조 "정권 눈치만 보는 듯"

통영 조선소 신아sb 정상화를 위한 채권단의 자금 지원 결정이 늦어져 노동자들이 힘들어하고 있다. 자금 지원 여부는 오는 4월 초 결정될 것으로 보여 이때가 신아sb 정상화 최고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신아sb노조와 주 채권단인 한국무역보험공사는 올 12월까지 회사를 운영하고 경영할 수 있는 운영자금 약 600억 원을 투입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또 다른 주 채권단인 산업은행이 이 자금 지급 결정을 하지 않으면서 상황은 악화되고 있다.

3개월 가까이 임금이 밀리는 등 신아sb 노동자들은 절망하고 있는 것이다.

채권단과 신아sb는 이달 초 회사 정상화를 위해 '600억 원 운영자금 지원' '선박 수주를 위한 가이드라인 확정', '노동자 유급 휴직' 등에 합의했다.

신아sb 조선소 내 크레인 모습./경남도민일보DB

합의는 정상화를 위한 자금 600억 원을 지원하면 휴직 등에 대해 노동자들이 최대 협조하겠다는 내용 등이었다.

알려진 대로 수주가 없어 공정 대부분이 멈춘 신아sb의 현재로선 필요 최소 인원만 남기고 휴직할 수밖에 없다는 내용이기도 했다. 이 합의대로라면 전체 노동자 90% 이상이 휴직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노조의 설명이다. 노조로서는 파격적인 협의였다.

이런 합의에 대해 신아sb 노조는 "회사 정상화를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한다는 뜻이었다"고 말했다.

합의 후 채권단을 믿었던 노조는 파업 등을 대비해 끝까지 잡고 있겠다고 생각했던 독의 마지막 배 1척을 진수해 주는 것까지 협조했다.

하지만, 채권단은 지급하기로 약속했던 25일까지 지원 자금을 결정하지 못했다.

신아sb 노조는 "최대 채권단인 무역보험공사는 지급을 요구하고 있지만, 산업은행이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는 이유로 결정을 미루고 있다"고 밝혔다. 무역보험공사가 '보증을 해줄 테니 돈을 지급해 주라'고 했지만 정부가 주인이자 돈을 쥔 '산업은행이 거절하고 있다'는 뜻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지원 협의가 진행되고 있는 과정이다. 아직 승인절차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노조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는 말은 결정을 계속 미루고만 있는 것"이라며 "정권이 바뀌면서 현재 산업은행장이 바뀔 가능성이 있다. 다음 은행장이 이 문제를 결정해야 한다는 것으로 내부에서 눈치를 보는 것 같다"고 추측했다.

한 노동자는 "정부가 대주주인 산업은행이 지원을 하지 않으려는 것은 정부가 통영을 고용 촉진 지역으로 선정했음에도 회사를 살릴 의지가 없는 것이다. 자금이 지원되지 않으면 극단적 상황이 펼쳐질 것"이라고 분개했고 경고했다.

현재 신아sb는 직영 노동자 570명 정도, 협력업체 직원 150명 정도가 남아 있다. 이들 2개월치 임금과 2개월치의 상여금 등 약 20억 원 정도가 밀린 상태다. 이달 말일 이후 3개월치 임금이 밀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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