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회사정리 움직임에 "살려보자"의지…극한투쟁 예고

통영 미륵도 조선소인 신아sb와 21세기조선 노동자, 경영진 중 일부가 선박 수주를 위한 RG(선수금 환급 보증) 발급을 채권단이 하지 않을 경우 "건조 중인 선박을 인도하지 않을 수 있다"란 주장을 하고 있어 주목된다.

실력 행사를 해서라도 배를 내놓지 않겠다는 말이다. 사실상 극한투쟁을 예고하는 주장이다. 이 같은 주장은 신아sb살리기 범시민대책위와 국회의원 간담회 자리에서 나왔고 21세기조선의 경우 회사 중역과 근로자들 사이에서도 말해지고 있다.

이런 말이 처음 거론된 것은 지난 7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였다.

이군현 의원 주재로 열린 신아sb 관련 간담회에서 박현철 금속노조 경남지부 부본부장은 "(신아sb 주 채권단인)무역보험공사가 남아 있는 배만 완성해서 (회사를)정리하려고 한다면, 남은 배를 우리가 점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말의 요지는 채권단이 조선소를 정리하는 쪽이 아닌 살리는 쪽으로 보아달라는 말이다.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무역보험공사 앞에서 신아sb 정상화 촉구 집회가 열렸다. 투쟁가를 부르는 신아sb 노동자들. /금속노조

28일 현재, 신아sb는 채권단 실사단이 도착해 회사 재무 건전성 등을 조사하고 있다. 다음 달 초 신아sb RG발급이 결정될 예정이다.

21세기조선 최고 중역 중 한 명인 이장호 생산본부장도 비슷한 말을 했다. 이 본부장은 28일 회사 전반을 묻는 인터뷰에서 "채권단은 우리가 요구한 플러스 알파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7월 18일 마지막 배를 진수하지 못하게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채권단이 그렇게 하지 않을 경우 근로자들이 데모 등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뜻"이란 말을 덧붙였다. 회사 정리를 받아들인다는 견해지만 처우에 대해서는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이다.

21세기조선 근로자 다수도 이런 말을 전하고 있다. 21세기조선 한 근로자는 "채권단은 애초 회사정리계획만 있지 살리기 위한 계획은 없었다"며 "당하고만 있지 않을 것이다. 7월 18일 마지막 배가 진수되는 그날까지 근로자들이 단결해 노조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근로자 ㄱ 씨는 "2년 전 채권단에 의해 경영을 맡은 사장이 처음 한 말은 '회사를 살릴 수 없고 정상화를 할 수도 없다'는 말이었다. 우리는 회사를 살리기 위해 월급을 깎으며 자구책에 응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 경영인은 회사를 정리하는 저승사자였다. 채권단의 상징이 현 대표이사이지만 그는 조용히 정리되기만을 바라고 있다. 채권단은 왜 회사를 살려서 손실금을 보충하려 하지 않고 죽여서 정리하려 하는가. 2년 내내 보아왔기 때문에 우리는 마지막 배를 진수하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아sb와 21세기조선 주 채권단인 한국무역보험공사와 산업은행 등은 이들 조선소에 대해 '손실을 볼 수 있는 선박 수주는 안 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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