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10여 명 남아…신아sb 이달 중 워크아웃 연장 여부 결정
협력사 포함 수천 명이 일하던 통영시 21세기조선이 10명 정도의 직원만 남기고 사실상 폐업 상태에 들어갔다. 인근 신아sb는 이달 안에 회생의 희망이 될 기업개선절차(워크아웃) 연장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통영시 21세기조선 노사위원회는 지난 8월 당시 남아 있던 110명 정도의 임직원에게 '최소 2개월~최고 5개월' 임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회사 정리 절차에 합의했다.
수 년 간 선박 수주 없이 마지막 선박 건조를 끝낸 임직원들은 정리절차 합의 후 '(선박)정상 인도 격려금'이란 이름의 사실상 퇴직 위로금을 받고, 반발 없이 조용히 직장을 떠났다.
이들은 퇴직 합의 후 약 3개월 간 50명 정도씩 2~3차에 걸쳐 회사를 떠난 것으로 파악됐다. 격려금은 약 20%에 이르는 세금을 떼고 지급받은 것으로 보인다.
현재 조선소 내에서는 전기안전 관리자와 총무·인사·회계 등 최소 인원만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 퇴직자 ㄱ 씨는 "노조를 결성하려 해도 노조를 결성했다는 사람으로 낙인찍히면 다른 곳에 취직을 못 할 것을 우려했다. 정부는 살릴 수 있는 기업을 자연사가 아닌 인위적으로 죽였다. 우리 모두는 다음 취직을 위해 주는 대로 받았을 뿐 주장도 반발도 제대로 한 번 못해봤다"고 우울해했다.
21세기조선은 건조량 통계기준 세계 45위까지 올랐고 매출액 수천 억 원에 이르는 세계적 조선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었다.
퇴직 노동자 ㄴ 씨는 "2008년 기업개선절차 개시 후 회사는 단 한 번의 회생을 위한 노력도 없었다. 채권단이 보낸 새 사장이 '회사 정리를 하러 왔다'고 공개석상에서 이야기한 것은 채권단과 정부의 태도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였다"고 말했다.
인근 조선소 신아sb는 2년이었던 기업개선절차가 다음 달 31일 끝나게 돼 당장 연장 문제를 고민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기업개선절차 연장은 이달 마지막 주 채권단협의회에서 결정된다. 일단 긍정적으로 보고 있지만 장담하지는 못하는 상황이다.
신아sb 노조는 RG(선수금환급보증) 발급과 함께 내년 이후 조선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보고 채권단에 기업개선절차를 연장해 줄 것을 줄기차게 요구해왔다.
신아sb 노조는 이런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11월 시작과 함께 총파업을 예고했지만 기업개선절차 연장에 대한 기대 등으로 파업을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당시 기업개선절차 연장과 RG 발급이 안될 경우 건조 선박 점거 등 총파업에 들어갈 계획이었다.
한편, 최근 신아sb는 배 1척 인도가 지연되고 자금난을 겪으면서 오는 19일까지 전기가 끊어질 위기에 놓였고 23일까지 수십억 원대 어음이 돌아오는 상황을 맞았다. 하지만, 이 문제는 탈 없이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신아sb 관계자는 "긴급 지원요청을 통해 부도는 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지연되던 배 인도가 12월 말쯤 끝난다"고 말했다. 기업개선작업 연장 등에 대해 그는 "(긍정적으로)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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