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간…"의사·교수·부자인 안 원장, 서민정책 있나"
"'백마 탄 왕자'가 갑자기 등장해 일거에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은 옛날 얘기다. (중략) 이런 국민들을 모시고 사는 시대에 '일거 해결주의'는 쿠데타 조장심리이고 삼청교육대 찬양심리와 다를 바가 없다. 나는 이 점에서 정치권에 대한 심각한 불신에도 불구하고 결국에는 전업 정치인이 이 일을 더 잘할 수 있다고 믿는다. 아래에서부터 서민과 함께 성장해온 사람이 이런 시대적 요구에 가장 잘 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백마 탄 왕자'(안철수)보다는 '아래에서부터' '서민과 함께 성장해온 사람'(김두관)이 시대적 요구에 더욱 부응하는 대통령감이라는 말이다. 김두관 지사는 8일 발간한 자전 에세이 〈아래에서부터-신자유주의 시대, 다른 세상은 가능하다〉에서 이렇게 주장했다.
오는 12일 출판기념회에서 공개될 〈아래에서부터〉는 출마의 변에 다름 아니었다. 김 지사는 책 전반부를 관통하는 두 대통령, 노무현과 룰라를 '넘어서', 마을이장, 남해군수, 경남도지사로 일궈낸 실제 성과들을 보여주면서 '서민 출신 대통령'이 아니라 '서민대통령'이 되겠다고 자임했다.
또, 김 지사는 "야권연대에는 안철수 원장과의 연대도 포함해야 한다"면서 "의사, 성공한 기업가, 교수, 부자 등 우리 사회의 여러 기득권을 가진 안 원장이 과연 사회적 약자와 서민을 위해 어떤 정책을 가지고 있는지 먼저 보여주어야 연대의 틀이 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안 원장의 지지자 중 절반은 박근혜 후보와 겹친다는 것이 여론조사 전문가의 분석이다. 이러한 분석은 안 원장이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비전과 정책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문재인 고문이 안 원장에게 제안한 공동정부에 대해서는 "시기상조"라며 "공동정부는 정책 방향과 국정 비전에 대한 합의가 있을 때 가능한 것이다. 경남에서 공동정부를 구성·운영할 수 있었던 것은 진보진영과 정책과 노선에 대한 합의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공동정부의 첫 실험자로서 훈수한 것이다.
〈아래에서부터〉는 1부 '리틀 노무현 한국의 룰라로', 2부 '성공한 서민정부를위한 리더십' 두 부분으로 나눠 227쪽에 걸쳐 김 지사가 대통령이 돼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김 지사는 그간 '리틀 노무현'이라 불리는 데 대해 "과분하고 영광스럽다"고 밝혔지만, 이번 책에서는 오히려 노 대통령을 '빅 김두관'이라 표현했다.
"'정치와 언론의 유착관계'를 과감하게 타파하려 했던 것, 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을 정치하는 이유로 삼았다는 점에서는 내가 노 대통령보다 선배인 셈이다. 그런 점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빅 김두관'이라고 할 만 하다."
김대중·노무현 정권의 절반의 성공에 방황할 때 섬광 같은 깨달음을 준 브라질 룰라 대통령에 대해서는 공을 들여 설명하고 있다. 김 지사는 룰라에게서 '지지세력도 배신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불필요한 적도 만들지 않으며 국민 다수의 절대적 지지를 기반으로 이 시대 가장 절박한 과제를 확실하고 빈틈없이 해결해' 나가는 모습에 중점을 두었다. 또 롤 모델로서 김대중의 만델라, 노무현의 링컨은 지나치게 소극적이었다면서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패러다임은 소극적 수비가 아니라 적극적 공격이다. 선거에서 일단 '승리'하는 것이 아니라 집권해서 반드시 '성공'하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2부에서는 서민·연대·혁신·경청·원칙이라는 소주제로, 대부분 7년 동안 남해군수 시절에 집중됐다. 이제 2년 지난 현재진행형인 경남도정을 전면에 내세우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도정협의회, 모자이크 사업, 어르신 틀니보급사업, 보호자 없는 병원, 동남권 특별자치도 등이 소개돼 있다.
이번 신간은 〈남해군수 번지점프를 하다〉(2002년), 〈빗자루를 든 이장〉(2003년), 〈김두관의 지방자치 이야기〉(2003년), 〈길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2007년), 〈일곱 번 쓰러져도 여덟 번 일어난다〉(2010년)에 이은 여섯 번째다.
한편, 김 지사는 최근 박근혜 새누리당 전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한 비판도 쏟아내고 있는데, 10일 트위터에 '박근혜 의원이 정권을 잡는 것은 상상하기조차 싫다'고 글을 올렸다.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타고 전두환 전 대통령과 가족, 5공 실세들이 육사생도 사열하는 사진에 대한 글인데, "저는 몇 십년된 자료사진인 줄 알았습니다. 육사교장과 국방장관의 국가관이 의심스럽습니다. 유신세력 이어 5공 쿠데타세력까지 부활을 노리다니. 대선에서 만약 박근혜 의원이 정권 잡으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상상조차 하기 싫습니다"라고 올렸다.
이 글은 '김두관 생각'이라는 제목으로 쓰였는데, 앞으로 SNS를 통해 사회 각 사안들에 촌평을 하겠다는 뜻으로 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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