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지사 대선 출마를 놓고 두 개의 열차가 마주 보고 달리는 모양새다. 하나는 시민단체들이 구동시킨 이른바 출마를 반대하는 연합전선이며 다른 하나는 최근 부곡온천에서 있었다는 지지자들의 모임이다. 김두관 도지사 만들기 1등 공신인 이들이 이처럼 견해를 완전히 달리하게 된 배경을 이해하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다. 시민단체는 여러 불가 요인을 적시한 바 있지만 가장 으뜸으로 치는 이유가 원칙을 확인하는 데 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시민단체를 비롯한 재야인사가 힘을 모아 야권성향 무소속 지사를 어렵사리 탄생시켰거니와 4년 임기를 완주하는 것이야말로 원칙을 엄수하는 가장 아름다운 정치역정이 될 뿐만 아니라 선거구민과의 약속을 지키는 일임을 상기시키고 있는 것이다. 김 지사가 설변이 능하다 해도 거기에 필적할만한 반대논리를 내놓기는 사실상 어려울 것이다.
지지자들의 모임이 어떤 유형의 조직체를 갖고 있는지, 그것과 관련한 신뢰할만한 정보는 갖고 있지 못하다. 그러므로 자의적인 해석의 위험성을 충분히 고려할 수밖에 없다는 전제 아래 그들 대부분이 권력과 가까운 거리에 위치하는 사람들로 형성돼 있음을 추측하는 것은 별로 힘들지 않다. 민주통합당의 지역별 핵심관계자들은 배제됐다고 하지만 김 지사가 출마를 결정하면 실질적으로 선거활동에 뛰어들어 대권창출에 온몸을 불사르게 될 최정예들임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선거에서 이기기라도 하면 또 어떻게 될지 불 보듯 뻔하다. 권력의 편린을 함께 즐기는 그룹이 될 것이다. 따라서 입장 정리를 위한 준비 모임 성격이었다고 하나 중론이 김 지사의 대선출마로 가닥이 잡혔음은 자연스런 흐름이 아닐 수 없다. 시민단체들이 원칙과 약속을 지킬 것을 주문한 것과는 상반되는 것이다.
대선행보에 추동력을 얻은 듯한 김 지사가 지지자들의 모임을 지원했다는 근거는 아무 데도 없다. 그러나 그들의 지지세를 배후로 거느리는 것을 주저할 리가 없지 않겠는가. 지사 중도 사퇴에 따른 부담감이 그로써 완화되는 계기를 맞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김 지사는 아직 시민단체의 반대 입장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마주 달리는 열차가 충돌하기 전 양대 지원세력 간 시각차를 어떻게 좁혀 멈출 수 있게 할 것인지 그것은 순전히 김 지사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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