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출마시 자양분 활용·도민 설득 의도 엿보여

대선 출마가 예상되는 김두관 지사의 '도정 마무리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김두관 도정 2년을 마무리하는 작업은 곧, 대권에 도전할 경우 김 지사의 자양분으로 충분히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년을 돌아보면서 도정을 정리하는 한편, 자신의 성과를 드러내는 이중작업으로 보인다. 더불어 지사의 대선 출마에 반대하는 도민과 환경단체, 시민단체를 설득하는 의도도 읽을 수 있다.

◇20여 일 당긴 '성과 보고회' = 경남도는 지난 5일 오전 민선5기 2년 성과보고회를 열었다. 실·국·원장이 망라된 자리에서 김 지사는 지난 2년간 자신의 공약사항과 도정 추진상황을 보고받았다. 실·국·원장들은 전체 144개 공약 가운데 SSM 입점제한 조례 제정, 열린 도정 구현 등 13건을 완료했고, 130건은 정상적으로 추진 중이라며 '대부분 공약사업이 원활하게 추진되고 있다'고 보고했다.

이 같은 보고회는 이번이 두 번째로, 지난 2010년 7월 김 지사 도청 입성 후 9월 27일 '선거공약 세부실천계획'이 수립돼 보고회를 열고서 2011년 6월 27일 취임 1년을 맞아 '공약·지지사항 및 정책개발 추진상황 보고회'를 연 바 있다. 지난해 보고회와 비교해 보면 개최 시일이 20여 일 앞당겨진 점과 '성과'라는 제목을 쓴 점이 눈에 띈다. 김 지사 정치적 입지와 그에게 쏟아지는 요구가 지난해와 딴 판인 점을 고려할 때, 도민을 대상으로 대선 출마에 대한 양해를 구하고 지지율을 올리는 차원으로 보인다. 지난 5월 시작한 시·군 순방과 같은 맥락이다. 김 지사는 지난달 2일 하동을 시작으로 13개 시·군을 돌고 오는 15일까지 5개 시·군만 남았다.

이날 보고회에서 김 지사는 "도정을 맡은 이후 그동안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낙동강 사업과 거가대교 하자 보수, 김해관광유통단지 등 크고 작은 문제들과 부딪혔다. 그러나 LH 본사 일괄이전, 대장경축전, 유엔사막화방지 총회 등 큰일을 도민과 함께 성공했다. 2010년 전국체전에는 종합 2위 성적 등으로 도민 자긍심을 높이는 데 크게 이바지했다"면서 "구체적으로 무료 틀니사업, 모자이크 사업과 도정의 큰 획을 긋는 중요한 사업들이 도의회 견해차로 초기 어려움을 겪었지만 끈질긴 설득, 대화, 타협으로 성공적으로 뿌리내리게 된 점은 큰 보람"이라고 돌아봤다.

김두관 지사(맨 앞쪽)가 5일 오후 헬기로 낙동강사업현장을 둘러본 후 창녕함안보에 내려 보와 친수시설 등을 둘러봤다. /경남도

◇'수미쌍관' 4대강에 방점 = 대권주자로 거론되기 전에 김 지사가 전국적인 주목을 받은 건 4대강 입장 때문이었다.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에 대한 찬반으로 전국이 들썩일 때, 십수 년 만에 야권 도지사로 경남도청에 들어온 김 지사는 안으로는 여당 출신 도지사에 몸이 밴 공무원과, 밖으로는 여당 일색인 도의회와 싸우면서도 4대강 사업에 대한 애초 입장을 견지했다. 사업권 회수와 정부와 법정다툼까지 일련의 '낙동강 전투'는 도민 일부와 환경단체의 열렬한 지지를 받으며 'MB와 맞짱 뜨는' 단체장으로 입지를 높였다.

그런 김 지사가 최근 저수지 신설 사업과 4대강 자전거길 행사 주최 등으로 시민사회단체로부터 사퇴 요구까지 받았다. 대선 출마설이 이들의 분노를 더욱 부추겼고 공동정부 핵심체인 민주도정협의회와 심지어 김 지사의 4대강 입장을 만든 낙동강특별위원회와도 잡음이 일었다.

이런 이유로 5일 오후 김 지사의 낙동강 사업 현장 헬기 시찰은 여러모로 해석할 수 있다. 도는 7월께 자치단체로 인계되는 친수시설을 둘러보고 홍수기 대비 사전 점검 차원이라고 밝혔지만, 김 지사의 '낙동강 초심'이 변하지 않았음을 보여주려는 의도로 보인다. 앞으로 대선 과정에서 불거질 4대강 논란에서 김 지사의 4대강 성과를 다시 한번 강조하고, 낙동강특위를 비롯한 환경단체에도 초심을 보여주려는 것이다. 도정을 시작하고 마무리하는 시점에 4대강 사업에 대해서는 초지일관했다는 김 지사의 '수미쌍관' 행보다.

이날 김 지사는 낙동강특위 박재현·김좌관 교수와 동행해 항공시찰을 하고서 창녕함안보에 내려 낙동강 사업으로 말미암은 문제들과 여름철 홍수기 대책 등을 진지하게 물었다.

김좌관 교수는 "4대강 사업은 사라지고 이제 조용한 강이 남았다. 나중에는 낙동강 대신 창녕호라거나 함안호라는 이름으로 죽음의 호수로 사산할까 봐 걱정"이라며 "구간 곳곳에서 재퇴적이 진행 중이고 이전에는 없던 곳에 녹조와 남조류들이 발견됐다. 황강 합류 지점과 보 주변이 심하다. 특히, 홍수기에 이렇게 큰 강이 된 낙동강에 들어오지 못한 지천의 물들이 범람하는 문제가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김 지사는 "(정부에서) 지리산댐 건설이나 강변여과수 개발사업을 하는데, (4대강 사업으로) 깨끗한 물만 남는다면 그런 사업 하겠느냐. 이미 예단하고 준비한 것"이라면서 "여전히 경남에 문제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어찌 됐든 올여름을 최대한 잘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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