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는 바이러스가 일으키는 질병으로서 세균을 죽이는 항생제로는 치료되지 않는다. 감기약은 단지 불편을 덜어주고 증상을 완화해 줄 따름이다. 따라서 감기를 약으로만 낫겠다고 장기간 복용하면 이 때문인 부작용이 뒤따를 수 있다. 한 연구실험 결과를 보면 지원자 251명을 감기 바이러스에 감염시킨 후 아무 치료도 하지 않고 관찰한 결과 전체의 31%인 77명만이 발병했다.그 중 일부는 2∼3일 만에도 나았고, 그 중 한 명은...
고대 그리스 시대의 의인 히포크라테스는 감정의 기복이 심하고 짜증을 자주 내며 고집이 심한 종잡을 수 없는 사람의 성격을 히스테리(HYSTERIA)라고 불렀다. 히스테리는 그리스어로 자궁을 의미하므로 단어적으로는 '자궁형 성격'이라는 뜻이 된다.이러한 성격이 월경을 하는 가임기 젊은 여성에서 흔하고, 자궁이 위치한 하복부의 주기적인 불편감에 비례하여 심해진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에 자궁에서 비롯되는 마음의 병이라 판단하였던 것...
창원시 성산구 내동 동우상가 1층 호호국수 송미영 사장. 사람들은 그녀를 두고 "자신이 만든 멸치 육수만큼이나 진하게 우려지고 달여진 인생을 산 사람"이라고 말한다. 그녀를 수차례 만나 인터뷰하고, 그 인생을 연재기사로 엮어낸 경남도민일보 김주완 편집국장은 "그녀의 파란만장한 인생이야기를 들으며 새어 나오는 눈물을 참을 수 없어 함께 울었다"고 전한다. 그 삶의 이야기가 한편의 '이야기 쇼...
눈부시게 맑은 아침이다. 막 비구름이 걷히고 해가 난다. 뜻밖의 따뜻한 햇볕에 마치 여름날 같은 뭉게구름이 피어난다. 이때 김주완 편집장이 말한다. “나는 아직 술이 안 깼다.” 피곤한 얼굴의 국장과 함께 세 기자는 남해군으로 가는 길이다. 물메기탕을 찾아서. 기대하시라. 두둥. 남해 맛 자랑 가는 내내 김주완 편집장의 남해 자랑이 이어진다. 남해는 파래 무침에 물기가 많다거나 갈치구이를 특이하게 조선간장...
1980년. 19살 소년은 '숙식제공'이라는 말 한마디에 중국집에 들어갔다. 형편이 어려웠던 시절, 밥 먹여주고 재워주는 곳이 필요했다."그릇 닦기부터 시작했죠. 배달은 물론이고요. 한참 후에 면 뽑는 것을 배웠어요. 당시에는 모두 수타였지요. 맛을 내기 위해서보다는 면을 뽑는 기계가 흔치 않았기 때문이죠. 면 뽑는 게 익숙해지면 프라이팬을 잡고 요리도 배웠어요. 그곳에서 3년 정도 있었어요."창원시 마산...
산청에는 신라시대 지었다는 단속사터가 있는 탑동과 옛집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 남사마을이 있다. 이번 걷는 길에는 처음과 끝에 이 둘이 달려 있다. 고유한 역사와 문화가 담아 놓은 여정이다. 12월 4일 아침 8시 30분 산청 단성면 소재지에 가 닿았다. 10분 남짓 단성 장터 일대를 돌면서 시골 번화가 그럴 듯하게 남은 모습을 눈에 담다가, 8시 50분 즈음해 탑동 마을을 거쳐 청계리까지 가는 버스를 탔다. 찻삯은 1400원...
풍기는 이미지, 외모 하나만으로 대중에게 각인된다는 게 어떤 것일까. 수많은 장사들이 뒹굴었던 씨름판에서 털보는 오직 한 명, 이승삼 장사다. ‘털보’라는 별명 하나로 모래판 상징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이미 잊힌 다른 장사와 견줬을 때 분명 복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상징 때문에 화려한 기술 씨름으로 세 차례나 한라장사에 올랐던 실력이 떠오르지 않는다면 다른 면에서 분명 손해다. 털보 이승삼 장사의...
(61) (주)비티엑스(BTX) 대표이사는 3년 전부터 경남여성새로일하기지원본부 여성취업지원협의회 회장을 맡으면서 최근 '퍼플잡'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퍼플잡(유연근무제)'은 직역하면 '보라색 일자리'로, 파란색과 빨간색이 만나면 보라색이 만들어지듯이 가정과 일이라는 두 영역이 양립할 수 있게 하는 일자리를 뜻한다. 직장인들이 육아, 임신 등의 이유로 근무 시간과 형태를 조절할 수 있게 하자는 취지다. 출...
"집행부가 좋아할 질문이나 말만 해서 올바른 시정 견제가 되겠습니까."이상보(51·한나라당·사 지역) 김해시의원은 의회가 열릴 때마다 시정에 대해 질의하는 단골의원이다. 그래서 공무원들로부터 쓴소리도 많이 듣는다. 자신을 질타하는 말을 듣고 공무원들이 좋아할 리는 만무하다. 공무원이 뽑는 베스트 의원이 되기는 이미 글렀다.'주민 표'를 먹고사는 직업인만큼 그도 공무원들로부터 인기를...
만 40세, 명희진(민주당·김해4) 도의원은 재선 의원이다. 30대였던 2008년, 김해 장유 지역에서 펼쳐진 재선거에서 도의원으로 당선됐고, 2010년 역시 민주당 간판으로 도의원이 됐다.2008년 당시는 노무현 대통령이 임기를 마치고 장유 인근 봉하마을에 터를 잡은 때였고, 명희진 의원은 결과적으로 노 대통령에게 고향 정착 선물을 준 셈이 됐다. 명희진 의원의 정치 입문 계기가 '노사모'였기에 더욱 그랬다....
진보신당 김해연 경남도의원은 국내 민자사업의 병폐와 모순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주인공이다. '민자사업자와 특정 정치인들의 이익을 위해 다수 시민과 도민의 혈세가 낭비되고 있다'는 주장은 지금에 와서야 일반론으로 격상했지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민자사업은 '지역 개발의 선구자'로 미화됐던 게 사실이다. 물론 지금도 '선이냐 악이냐, 아니면 필요악이냐'라는 논쟁이 지속되지만 "민자사업은 신중하게 검토해 결정해야...
지리산은 대한민국 1호 국립공원(1967년 12월 29일 지정)이다. 시·군·읍·면을 아울러 20개 행정구역이 지리산과 닿아 있으며, 면적은 471.758㎢에 이른다. 천왕봉(1915m), 반야봉(1732m), 노고단(1507m) 등 3대 주봉을 중심으로 20개가 넘는 1500m 이상 봉우리가 장관을 이룬다. 이 같은 풍광과 더불어 지리산은 영·호남 사람들에게는 터전이다. 너무...
동글동글한 계란형 얼굴, 서글서글한 눈매, 거무튀튀한 피부에 언뜻 보기엔 장난기 어린 얼굴. 하지만, 낮고 굵직한 목소리, 조분하면서도 부드러운 서울 말투에서 나오는 그의 한 마디 한 마디에는 지역문화예술의 패러다임을 바꿀 비전이 쏟아져 나온다. 전문예술법인 극단 현장 고능석 사무국장. 편집장이 내린 창원 인근 근거리 취재 지시에도, 내가 진주에 있는 그를 찾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는 다른 지역에선 보기 드물게 예총&...
가 경남지역의 시민운동가들을 찾아 나섰습니다. 첫 번째 '정치'에 이어, 두 번째 대화 주제는 바로 '시민운동'입니다. 시민운동가 스스로 말하는 시민운동의 현실, 과연 어떨까요? 어떤 곳에선 한숨 소리만 들리는데 또 어떤 곳에선 시민운동(또는 시민운동가 개인)이 크게 주목을 받고, 혼란스럽기만 합니다. 한영수 진주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 박종훈 경남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 이춘모 진해시민포럼...
20대만큼 다양한 군상이 모인 나이대가 있을까? 이를테면 10대는 학생으로, 30대는 직장인으로 비슷하게 맞아 떨어진다. 그런데 20대는 아니다. 초보 대학생, 초보 직장인에서 복학생, 실업자, 7~8년차 고참 직장인까지를 모두 아우른다. 그래도 공통점이 있다면 그들이 ‘초보 어른’이라는 점이다. 그들은 오늘도 기성세대의 외면 속에 힘들고 혼란스런 나날을 보내고 있다. 20대가 사는 모습은 곧 한 사회의 ...
진정 '마산다운' 마산의 모습이란 어떤 것일까? 7대 도시의 옛 영광을 되찾는 것? 서울처럼 우후죽순 높은 빌딩을 세워 으리으리한 도시로 만드는 것? 이와는 정반대로 100년도 더 된 근대 마산의 옛 모습을 복원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 과거에 대한 동경이나 향수 따위 때문이 결코 아니다. 유장근 경남대 교수는 그것이 쇠락해가는 이 도시를 살리고, 번창하게 하는 길이라고 말한다. "저도 그쪽엔 가기가 싫어...
1990년 10월 13일, 당시 노태우 대통령은 ‘범죄와 전쟁’을 선포한다. 헌법이 보장하는 대통령 권한을 총동원해 민생치안 문제 해결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눈에 띄는 성과는 상당했다. 시간이 흐른 뒤 경찰이 실적 위주 수사·검거에 쏠리지 않았느냐는 비판이 나올 정도였다. 범죄와 전쟁 선포 한 달 전, 창원에 ‘안전경비시스템’이라는 민간 경비업체가 생긴다. 현...
그냥 평범한 사람들이 보면 참 답답한 사람이다. 왜 저렇게 힘든 삶을 선택했을까? 노동운동을 하더라도 좀 편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텐데, (실제 그런 노동운동가도 적지 않은데) 왜 저리 극단적으로 제 몸을 혹사시키며 하는 걸까? 이제 좀 편하게 살고 싶은 생각은 없을까? 그를 부산 오케이오병원 입원실에서 만났다.김진숙. 1960년생. 경기도 강화 출신. 18세 때 부산 자갈치의 작은 봉제공장 노동자로 시작하여 해운대 백사...
“처음 보는 순간 이방인이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어요. 저희도 경남에서 이방인이거든요. 늘 이방인에 대한 상대방의 거부감을 의식하고 살죠.” 김지수(41)·박재영(43) 부부. 날 더러 이방인이란다. 나는 부적응자에 가깝다. 정작 진짜 이방인인 이 부부, 누구보다 경남에 잘 적응해 산다. 이 부부는 지난 2002년부터 창원시 의창구 도계동에서 약국을 운영한다. 현재 김지수 씨는 민주당 경남도당 ...
여기는 나미비아. 사막의 땅. 삭막한 풍경이 몇 시간째 이어진다. 눈부신 사막 한가운데 차를 멈춘다. 뜨겁다. 눈이 부시다. 아득히 하늘과 땅이 맞닿은 곳까지 이어진 마른 땅. 다시 묻는다. 나는 여기 왜 온 거지? 모르겠다. 지금은 그저 저 지평선을 향해 쓰러질 때까지 걷고 싶을 뿐. 나미비아 국경트럭 여행 3일째. 오렌지 리버 캠프장에 해가 뜬다. 시끄러운 새 소리에 잠이 깨고 텐트 밖으로 나왔다. 깔끔하고 상쾌한 아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