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회복과 성장’, ‘진짜 대한민국’을 앞세운 다큐멘터리 형식 영상으로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2017년·2022년 대선에 이어 세 번째 대권 도전이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 유튜브 채널 ‘이재명TV’에 출마 선언을 담은 11분 분량 영상 메시지를 공개했다. 그는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위대함은 헌법 제도 그 자체에 있는 게 아니라 그 제도를 가지고 사는 우리 국민 스스로의 위대함”이라며 “깊고 깊었던 겨울을 국민이 깨고 나오는 중이다. 따뜻한 봄날을 꼭 만들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K-initiative(이니셔티브)’라는 국가 비전을 제시했다. 그는 “근본적인 원인은 경제적인 것으로 총량으로는 과거보다 더 많은 것을 가지고 있는데 부가 너무 한 군데 몰려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세계적으로 성장률 자체가 떨어져 민간 영역만으로는 경제가 제대로 유지·발전하기 어렵다”며 “정부 단위 인력 양성, 대대적인 기술 연구개발 투자로 경제가 다시 살아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어떤 정책이 누구 생각에서 시작된 것인지는 특별한 의미가 없다. 어떤 게 더 유용하고 더 필요한지가 최고의 기준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K-문화(컬처)’와 ‘K-민주주의’를 사례로 거론하며 “소프트파워 측면에서 대한민국이 세계를 여러 영역에서 선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나라를 꼭 한번 만들어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위대한 대한국민의 훌륭한 도구, 최고의 도구 이재명이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 캠프는 윤석열 파면 이후 촬영해 영상을 제작했다고 밝혔다. ‘위대한 대한민국의 훌륭한 도구가 되겠다’는 제목으로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는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탄핵 심판 선고 음성과 ‘국민은 마침내 무도한 권력을 끌어내렸다’는 자막이 교차하며 시작했다.

이 전 대표는 탄핵 정국 내내 차기 지도자 선호도 여론조사에서 전체 후보군을 통틀어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지지율은 12.3 내란 사태 이후 지금까지 30%대 중후반을 유지하며 ‘1강’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여전히 높은 비호감도는 약점이다. 사법리스크도 완전히 해소하지 못한 점도 부담이다. 극심한 네거티브 공세를 극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 전 대표는 11일 국회 소통관에서 비전 발표회를 열어 대선 포부를 설명하고 대선 공식 슬로건과 경선 캠프 등을 공개할 계획이다.

민주당에서는 이 전 대표 대항마로 김두관 전 국회의원·김동연 경기도지사가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는 출마 의지를 보이고 있다. 김 전 지사 측 관계자는 “대선 출마를 전제로 고민하고 있다”며 “경선 규칙 등이 정해지면 이주 중으로 출마 관련 태도를 명확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두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