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2022년 음성 녹취 공개
명 씨 "강경 진압하라고 보고"
당시 부사장 보고서 등 조력 의심
한화오션 "경위 파악 어렵다"
명태균 씨가 대우조선해양 파업 당시 정부 대응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정황이 녹취로 확인됐다. 명 씨는 ‘강경 진압’ 필요성을 윤 대통령 부부에게 전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화오션은 이 과정에서 내부 조력 의심까지 받고 있지만 "확인 불가"만 반복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명 씨 음성이 담긴 녹취를 공개하며 2022년 7월 20일 명 씨가 거제 대우조선 파업 현장에 가는 도중 녹음됐다고 밝혔다.
녹취에서 명 씨는 윤 대통령 요청을 받아 대우조선 파업 관련 자료를 윤 대통령 부부에게 전달했다고 말했다.
명 씨는 “거기(대우조선 파업) 문제가 심각한데 대통령한테 내가 보고했다”면서 “이영호 부사장인가? 대우조선해양 보고서를 내가 하나 만들어 달라고 하니까 만들어주더라”며 윤 대통령에게 사측 입장이 담긴 보고서를 전달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그러면서 “그리고 또다시 보고를 했지. 강경 진압하라고”라며 “그래서 내가 보고하고 나서 한덕수 총리가 긴급 소집했다”고 덧붙였다.
명 씨는 파업에 대한 부정적 시각도 드러냈다.
명 씨는 “데모하는 놈은 150명이고 거기 하청 일하는 놈은 만 명인데 그 150명 때문에 만 명 다 죽게 생겼던데”라며 “회사 피해를 그게 지금 5700억에 전체 7000억 원 정도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그거 내용을 잘 몰라서 가서 좀 봐야 나중에 뭐 말이라도 하지, 대통령하고 사모님한테 이야기한 게 있어서 보고를 올렸으니까 가서 눈으로 쳐다보기라도 해야 된다”며 정작 대우조선 파업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지 못한다고 털어놨다.
이를 두고 민주당은 “명 씨가 언급한 한덕수 총리 긴급 소집 등 정부 대응과 일치한다”며 “명 씨가 관련 내용을 보고한 시점은 7월 13일로 보이고 그 이후로 7월 14일에 한덕수 총리 주재 회의, 7월 18일 한동훈 장관과 추경호 경제부총리 등 관계 부처 합동 담화문이 나왔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화오션은 “당시 상황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반복했다. 관계자는 “녹취에 등장하는 이영호 부사장 등 임원들은 한화오션 인수 이후 퇴사한 상태로 보고서 작성이나 명태균 씨 방문 여부 등 정확한 경위 파악은 어렵다”고 말했다. 명 씨가 파업 당시 현장을 찾았다는 사실이 알려졌을 때와 똑같은 입장이다.
다만 한화오션은 당시 보고서 작성은 명 씨만을 위해서 쓰지는 않았으며, 그 당시 언론 등에 공개된 내용을 정리해서 전달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따로 명 씨에게만 전달했다는 보고서는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오션은 당사자나 기록을 통해 확인이 안 돼 자신들도 추정만 하고 있으며, 녹취까지 공개된 상황에서 향후 수사기관 조사를 통해 사실 관계가 확인되길 바라는 분위기다.
녹취가 공개되자 민주노총 경남지역본부는 “내란수괴 윤석열은 고용노동부를 패싱한 채 명태균이 전달한 보고를 그대로 인용했다”며 “이번 사건은 헌법상 보장된 노동 3권이 내란수괴와 명태균이라는 민간인에 의해 침해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녹취록을 보면 한화오션이 그간 명태균 개입 의혹에 부인한 것과 달리 당시 대우조선 사측이 단순 설명회와 편의 제공을 넘어 파업 진압에도 적극적으로 개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진보당 경남도당도 논평을 내고 “민간인 명태균 보고로 정부가 노동자 파업에 공권력을 이용해 겁박한 사건”이라며 “수사기관은 명태균 현장 방문이 누구 지시와 누구 협조로 이뤄졌는지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박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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