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지검 수사 보고서에 거론됩 경남 지역 정치인
박 지사 2021년 명 씨에 '윤 전화 감사, 도와 달라'
명 '지지 의원' 동향 보고...윤 도내 일정 기획까지

명태균 씨가 경남지역 정치인들과 윤석열 대통령 부부 사이에서 ‘다리’ 역할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명 씨는 지난 대통령 선거 당시 윤석열 후보에게 경남 방문 일정을 조언해주거나, 등용할 만한 지역 인물을 소개해줬다. 또한 경남지역에서 그를 지지하는 정치인들을 분류해 윤 후보 부부에게 보내기도 했다. 

<뉴스타파>는 창원지방검찰청 수사보고서를 확보해 지난 14일 누리집에 공개했다. 해당 수사보고서는 107쪽으로 명 씨가 2021년 6월 26일부터 2023년 4월까지 윤 대통령 부부와 주고받은 대화 내용이 담겨있다. 이 대화에서 박완수 경남도지사, 정점식 국회의원 등 경남지역 정치인들이 거론됐다.

창원지검 수사보고서에는 명태균 씨와 박완수 경남도지사가 2021년 메시지로 나눈 대화 내용이 담겨 있다. /경남도민일보 DB
창원지검 수사보고서에는 명태균 씨와 박완수 경남도지사가 2021년 메시지로 나눈 대화 내용이 담겨 있다. /경남도민일보 DB

박완수 경남도지사는 그동안 명 씨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이라며 연관성을 부인해 왔다. 

검찰 수사보고서에서는 명 씨와 윤 대통령 부부가 박 지사에 대해 대화한 내용이 나와 있다. 윤 대통령은 2021년 7월 30일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그 다음 날, 명 씨는 윤 대통령에게 “박완수 국회의원은 지난 4.15총선 때 사무총장을 맡아 초선 의원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라며 “경남도지사 선거를 앞두고 윤한홍 의원과 라이벌 관계입니다. 전화드리면 총장님(윤석열)을 돕겠다고 매우 협조적으로 나올 겁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지사의 연락처를 윤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다음날 윤 대통령은 명 씨에게 “(박완수에게) 전화했어요. 반가워하십니다”라고 말했다. 당시 박 지사는 창원 의창 지역구 국회의원이었다.

명태균 씨. /경남도민일보 DB
명태균 씨. /경남도민일보 DB

명 씨는 김건희 여사에게도 박 지사와 나눈 대화를 캡처해서 보냈다. 그 내용을 보면, 박 지사가 명 씨에게 “명 대표, 요즘 우리 당을 위해서 수고 많다고 이○○ 씨로부터 잘 듣고 있어요. 건강관리 잘 하고, 나도 많이 도와 주세요”, “윤 총장(윤석열) 전화 왔습니다. 고맙습니다”, “열심히 할게요. 같이 합시다”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 씨는 박 지사 핵심 측근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박 지사에 대해 의문을 표시한다. 2021년 9월 14일은 국민의힘 대선 후보 1차 예비경선 전날이었다. 당시 윤 대통령은 명 씨에게 “박완수 의원은 측근인 도의원에게 11월 5일(국민의힘 대선 후보 선출일)까지는 중립을 지키라고 지시했습니다. 믿을 수 없는 친구입니다. 의원들 얘기”라고 말했다. 그러자 명 씨는 ‘윤석열 후보 지지 경남 의원’ 명단을 보내준다. 여기에는 박 지사가 강기윤·김태호·서일준·윤한홍·정점식 의원과 함께 지지 의원으로 분류돼 있다. 

윤석열 내외. /연합뉴스
윤석열 내외. /연합뉴스

윤한홍·정점식·서일준 의원은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선출되자마자 캠프에 들어갔다. 명 씨는 2022년 11월 24일 김건희 여사에게 정점식 의원을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위원으로 추천하기도 했다.

2021년 9월 16일 명 씨는 윤 대통령 경남 방문 계획에 관해서도 조언했다. 명 씨는 “진주 중앙전통시장 방문 때 윤한홍 의원을 시켜 조규일 진주시장과 강민국 국회의원을 꼭 안내하도록 하여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윤 대통령은 “예”라며 ‘경북·경남 방문 일정 계획안’을 명 씨에게 보내기도 했다. 실제 윤 대통령이 진주중앙시장을 찾았을 때 조 시장과 강 의원이 맨 앞에서 함께했다. 

명 씨는 성이경 창녕농협조합장의 연락처도 전달했다. 성 조합장은 창녕군의원을 3번 지냈다. 명 씨는 윤 후보에게 홍준표 후보의 고향 창녕을 경남지역에서 가장 먼저 방문하라고 권하기도 했다. 명 씨는 당시 윤 후보에게 ‘창원 전·현직 도·시의원 33인 지지 선언’ 언론 보도를 보내기도 했다. 이처럼 명 씨는 윤 대통령 부부에게 경남지역 정치인 성향과 동향 등을 알려주는 역할을 했다. 

명 씨는 2022년 12월 31일 윤 대통령에게 신년인사를 하면서 ‘창원시 국가산단 2.0 지정 기원문’ 이미지를 보내기도 했다. 정부는 2023년 3월 창원제2국가산단 지정을 발표했다. 명 씨의 가족과 지인이 산단 지정 전에 땅을 매입한 사실이 지난해 말 알려지기도 했다.

/김다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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