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가엿보기]국민의힘 전당대회 경남이 없다
작년 전당대회 이어 당 대표, 최고위원 후보 '0'
'보수 아성', '대통령의 고장' 명성은 어디로 가고
"큰 정치 생각 않는 '정치 자영업자'들만" 힐난만
총선 패배 원인 '영남 지역주의', 적은 의석 수에
정책위 의장, 상임위원장, 간사 맡았다 항변하나
50대 이상 전문직·관료, 남성 중심 의원 구성 탓
참신성도, 패기도, 중량감도 없는 현실 안타까움
추후 원내대표 도전 등으로 정치력 회복에 '기대'
국민의힘 지도부를 선출하는 23일 전당대회에서 경남 의원들이 보이지 않는다. 당 대표와 최고위원 후보에 경남 국회의원이 없다. 지난해 3.8 전당대회에 연이은 인물난이다.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 후보는 원내에서 나경원(서울 동작 을)·윤상현(인천 동구미추홀구 을) 의원, 원외에서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한동훈 전 당 비상대책위원장 등 4명이다. 청년 1명을 포함해 5명을 선출하는 최고위원 선거 후보군으로 20명 가까이 거론되지만 이 가운데에도 경남 인물은 없다.
이는 지난해 김기현 전 대표가 선출된 당시 3.8 전당대회 때와 마찬가지다. 국회의원 13명을 보유하고, 보수 아성임이 무색하게 여당 내 변변한 당 지도부 후보군 하나 없다.
당내 4선이 3명(김태호·박대출·윤영석), 3선이 3명(윤한홍·정점식·신성범)이나 되는데도 손을 드는 이 하나 없다. 총선 당선 직후만 하더라도 양산 을에서 더불어민주당 ‘대권 주자’로 꼽히는 김두관 전 의원을 꺾고 당선해 낙동강 벨트 사수에 결정적인 역할로 정치적 상징성이 커진 김태호 의원의 당 대표 도전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조용하다.
보수·진보를 막론하고 김영삼·노무현·문재인으로 ‘대통령의 고장’이라는 명성이 무색하게 형편없어진 경남 정치력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듯하다.
이 탓에 지역에서 “초선의 패기도, 다선의 지도력도 보이지 않는다”고 힐난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역 정치판에 전처럼 국가 전체를 바라보며 먼 미래를 논하는 큰 정치를 할 만한 재목들은 사라지고, 그저 지역구 챙기기에만 몰두해 선수를 늘리는 데 급급한 ‘정치 자영업자’들밖에 보이지 않는다”는 강도 높은 비판이 지속한 지도 오래다.
특히 22대 경남 국회의원 면면을 보면 새 인물도, 개혁적인 소장파도, 젊은 청년도 없다. 13명 중 다선 9명에 초선이 4명이다. 초선 중에도 40대, 하다 못해 50대를 찾아보기 어렵다. 초선 박상웅(63)·김종양(62)·서천호(62) 의원은 60대다. 초선 중 가장 젊다는 이종욱(59) 의원도 내년이면 60줄에 든다. 50대 이상 전문직·관료 출신 남성이 즐비한 현실에 신선감도 중량감도 패기도 보이지 않는다.
경남 국회의원들도 나름의 사정은 있다. 총선 참패로 국민의힘 지역구 의석은 90명으로 쪼그라들었다. 영남이 59명으로 압도적이지만 다수 대중이 22대 총선 참패 이유로 당내 ‘영남 지역주의’를 꼽고 있다. 국회의원 선거에서만큼은 보수 아성이라지만 대구·경북, 부산보다 의원 수가 적고, 21대보다 의석 수를 더 늘리지도 못했다. 입지가 약하다는 건데 이 역시 정치력 부재의 한 단면이다.
더구나 3선 정점식 의원은 당 정책위원회 의장이고, 윤한홍·신성범 의원은 각각 국회 정무위·정보위원장을 맡고 있다. 재선 강민국 의원은 정무위 간사, 최형두 의원은 여야 갈등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갈등의 최전선인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간사를 맡았다. 강 의원은 대통령비서실·국가안보실·대통령경호처를 담당해 여야 대립이 극심한 운영위원회에서도 활동한다.
그만큼 전당대회에 선수로 뛸 사정이 못 된다는 하소연이다. 4선 박대출·윤영석 의원은 임기 내 당내 선출직인 원내대표 도전을 계획하고 있다. 전당대회 무대는 아니어도 존재감을 보일 준비를 하고 있다는 태도다.
당 지도부라는 게 실익이 없다는 인식도 있다. 당 대표가 아닌 이상 단일 지도체제 하 최고위원 권한이 제한적이다. 3선은 상임위원장, 재선은 상임위 간사나 원내수석부대표를 하는 게 개인적으로나 지역 현안 해결에 더 도움이 된다는 판단이다. 당내 경력 관리로 2026년 지방선거 중앙당 공천관리위원 자리를 꿰차는 게 정치력을 보이기에 더 나을 수 있다. 초선 의원들도 국회에 적응하고 난 이후 지도부 도전을 고민해 봄 직한 일이라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김두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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