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범수 사무총장 "임명직 당직자 일괄 사퇴 요구"
한 대표도 동의…사실상 '친윤' 정 의장 사퇴 포석
수도권 송석준, 영남권 송언석 등 차기 의장 물망
국민의힘 한동훈 지도부가 정점식(통영·고성) 정책위 의장 교체 수순에 들어갔다.
서범수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31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 대표가 임명직 당직자 일괄 사퇴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당헌·당규 상 당 대표가 임면권·추천권을 쥔 당직자는 사무총장, 당 대표 비서실장, 정책위 의장, 지명직 최고위원, 여의도연구원장 등 고위 당직자를 뜻한다. 사실상 정 의장 사퇴 요구로 해석된다.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한 대표를 만난 서 사무총장은 “(한동훈 당 대표에게) 당 대표께서 임면권을 가진 당직자 일괄 사퇴 의견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는 “사무총장 입장에서 그런 이야기를 드린 것”이라고 했다. 이어 “당의 새로운 출발을 위한 모양새를 갖추는 그런 차원”이라고 덧붙였다.
서 사무총장은 차기 정책위 의장 임명 시점을 두고는 “일괄 사퇴서를 받아보고 정리가 돼서 인사를 해야 하지 않겠나”라며 “(사퇴) 시한을 두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후 한 대표도 당사를 떠나며 기자들의 관련 질의에 “저희 사무총장이 말씀하셨으니까요”라며 본인이 사퇴해 달라는 의사를 전달했음을 확인해줬다.
앞서 한 대표는 7월 25일 ‘친한동훈계’로 분류되는 박정하 의원을 당 대표 비서실장에, 29일에는 서범수 사무총장을 각각 임명했다.
한 대표는 이날 정 의장이 참석한 고위당정회의에서 ‘티몬·위메프 사태’를 비롯한 현안들을 논의했다. 여기서 정 의장 거취 문제도 함께 거론된 것으로 보인다. 서 사무총장은 “(두 사람이) 오늘 만나신 것 같다. 고위당정회의 때문에 오늘 정책위 의장으로서 (대표에게) 보고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정 정책위 의장은 지난 5월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 체제가 출범하면서 임명됐다. 여의도연구원장은 총선 전 한동훈 비대위원장 시절 임명된 홍영림 원장이 계속 일하고 있다. 지명직 최고위원은 공석이다.
정 의장은 ‘친윤석열계’ 의원으로 꼽힌다. 윤 대통령 서울대 동문이자 검사 임관 동기로 1994년 대구지방검찰청에서 초임 검사 시절을 함께 보냈다. 나이는 윤 대통령이 정 의원보다 5살 위지만, 사법연수원 기수로 보면 정 의원(20기)이 윤 대통령(23기)보다 선배다. 같은 검사 출신인 한 대표(27기)보다는 연배나 기수 모두 한참 선배다.
정 의장은 윤 대통령과 독대할 만큼 친분이 깊다. 22대 총선을 앞두고 정 의장은 예기치 못한 부인상을 당했다. 이때 윤 대통령이 통영 빈소를 찾아 1시간가량 머물다 가기도 했다.
이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도 지난 30일 한 대표를 따로 만나 “이 사람 저 사람 폭넓게 포용해 한 대표 사람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당직 개편과 관련해) 당 대표가 알아서 하시라”고 힘을 실은 것으로 알려졌다.
차기 정책위 의장 후보군으로는 수도권에서 경기 이천 3선 송석준 의원, 영남권에서 경북 김천 3선 송언석 의원이 거론된다. 송언석 의원은 현재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이지만 한 대표가 정책위 의장으로 임명하면 맡을 의향이 있다는 게 정치권 시각이다.
/김두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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