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회의 작년도 결산보고 의결
작년 세입, 전년 대비 77조 줄어
"정부 기조, 세수 증가 불가능"

나라 살림이 갈수록 팍팍해진다. 지난해 세입이 전년보다 77조 원 줄었다. 국세수입이 전년보다 51조 9000억 원, 세외수입이 25조 1000억 원 감소했다. 경기가 위축된 데다 윤석열 정부 감세 정책 영향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재정건전성을 표방하며 긴축 재정 기조로 전환했지만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87조 원에 이른다. 지난해 국가채무는 국내총생산(GDP)과 비교해 처음으로 50%를 넘어섰다. 국가부채도 2439조 원을 넘기며 사상 최대치다.

정부는 11일 국무회의를 열고 〈2023회계연도 국가결산 보고서〉를 심의·의결했다. 지난해 총세입은 497조 원으로 전년 결산보다 77조 원(13.4%) 줄었다. 이 중 국세수입은 344조 1000억 원으로 전년보다 51조 9000억 원 감소했다. 전년보다 소득세 12조 9000억 원, 법인세 23조 2000억 원, 부가가치세 7조 9000억 원, 개별소비세 5000억 원이 덜 걷혔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월 23일 국무회의 발언 모습. /연합뉴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월 23일 국무회의 발언 모습. /연합뉴스

정부는 대내외 경제여건 악화와 경기 불황에 따른 세수 감소라고 밝혔다. 하지만 국회 기획재정위 소속 고영진(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월 공개한 ‘최근 5년간 세목별 세수 현황’에서 법인세를 줄이고 대기업에 소득공제를 몰아준 정부 감세 기조로 유일하게 증가한 국세는 근로소득세뿐이었다.

지출도 세수 감소 탓에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총세출은 490조 4000억 원으로 전년보다 69조 3000억 원(12.4%) 감소했다. 이는 지방자치단체 재정과도 직결된다. 이미 지난해 대규모 세수 펑크에 따른 교부세 감소 등으로 자치단체는 축소 재정운영에 들어갔다.

국가 재정 상태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87조 원 적자로 나타나 GDP 대비 3.9%를 기록했다. 윤석열 정부는 출범하자마자 관리재정수지 적자를 GDP 대비 3% 이내로 줄이기로 했지만 2년 연속 지키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도 36조 8000억 원 적자다.

기획재정부가 지난해 발표한 국세 수입 전망. /연합뉴스
기획재정부가 지난해 발표한 국세 수입 전망. /연합뉴스

나랏빚도 불어났다. 국채, 차입금 등 지급시기와 금액이 확정돼 당장 갚아야 할 채무는 1126조 7000억 원으로 전년 결산보다 59조 4000억 원 증가했다.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전년보다 1%p 오른 50.4%로 처음으로 50%를 넘겼다.

지난해 국가 총자산은 3014조 5000억 원으로 전년 결산보다 180조 9000억 원 늘었다. 정부는 국민연금기금 운용수익률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해 주식·채권 등 기금이 보유한 유동·투자자산이 169조 7000억 원 증가했다고 밝혔다. 부채는 2439조 3000억 원으로 전년보다 113조 3000억 원 증가했다. 재정적자 보전을 위한 국채 발행(60조 원)과 공무원·군인연금 연금충당부채(48조 9000억 원)가 늘어났다.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장은 “수입은 주는데 지출은 줄이지 못해 부채는 증가한다. 그나마 줄인 것도 지방에 대한 교부세 등이 감소한 결과였다”며 “정부 기조에서 세수입이 증가할 유인이 보이지 않는다. 조세 지출은 국세 감면 한도를 이미 초과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감세로 재정수입을 줄이면서 재정건전성을 지키는 마술은 없다”며 “감세를 멈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2023회계연도 총세입 결산 결과. /기획재정부
2023회계연도 총세입 결산 결과. /기획재정부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은 최근 전국 순회 민생토론회에서 각종 감세 정책과 지원 정책을 발표했다.

정부는 국가결산보고서를 감사원에 4월 10일까지 제출해야 하는 국가재정법을 어기고 이날 발표했다. 정 소장은 “2023년도 결산은 윤석열 정부가 처음으로 본예산을 편성하고 집행을 한 첫해”라며 “역대급 세수 펑크 등이 주목받을 것을 우려한 것이 아닐까 하는 추측이 나온다”고 했다. 정부는 국가결산보고서 발표가 총선 이후로 미뤄진 것에 대해 문제가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이미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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