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민이 맛본 '마산아구찜'

유난히 춥던 지난 9일 오후 7시 창원시 마산합포구 오동동 아구거리에 있는 한 아귀찜 전문점에 이주민 여성 4명이 모였다.

'마산아구찜'을 맛보기 위해서다. 모두 결혼한 이들이었다. 한국에 온 지는 4년에서 12년까지 다양했다. 1명을 빼곤 오동동 아구거리에서 제대로 '마산아구찜'을 먹어보기는 처음이라고 했다. 과연 이들이 매운 마산식 아귀찜을 잘 먹을 수 있을까 걱정이 됐다. 취재진 3명까지 해서 7명이 아귀찜 중자 2개를 주문했다.

너무 매우면 못 먹을까 봐 보통 매운맛으로 했다. 혹시 마른 아귀로 하면 싫어할까 봐 생아귀를 시켰다. 그래도 몰라 마른 아귀도 소자로 한 접시 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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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김진숙(37·중국·조선족), 리펑윈(29·중국), 우미다(30·우즈베키스탄), 리사(29·인도네시아) 씨. /박일호 기자 iris15@idomin.com

아아 우리는 이분들을 과소평가했다! 매워서 못 먹을 것이란 생각은 착각이었다. 오랜 한국 생활로 이들에게 쌓인 내공은 상당했다.

이주민 여성들은 매운 아귀찜을 쩝쩝 입맛을 다셔가며 맛있게 먹었다. 얼굴 한 번 찡그리지 않았다. 오히려 도란도란 이야기까지 나누며 중자 한 접시와 소자 한 접시를 30분 만에 싹 정리했다.

물론 이들 이주 여성이 이 정도 내공을 쌓기까지는 여러 고비와 고난이 있었다. 나라별로 경험담도 다양했다. 아귀찜에 얽힌 이주 여성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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