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아귀찜 맛에는 조건이 있다.

우선은 건조다. 아귀는 12월 초부터 2월 말까지 잡아서 15일 정도 말린다. 덕장은 꼭 바다 근처일 필요는 없다. 바람 많고 햇빛 잘 들며, 무엇보다 기온이 15도 이하인 곳이어야 한다. 그 이상 되면 파리도 끓고 큼큼한 냄새가 난다. 비가 오면 걷어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나중에 먹을 때 살이 퍼석해진다고 한다.

지금 마산에서 아귀찜 집을 하는 가게 중에는 두어 군데에서 함안·여수 등에 덕장을 두고 있다고 한다. 나머지는 마산어시장 도매상에게서 들여온다. 덕장을 운영하려면 조건 맞는 너른 땅이 있어야 하고, 또 늘 사람이 지키고 있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이렇게 말린 아귀를 요리에 이용하려면 2~3일 정도 물에 불린다. 그래야만 딱딱함이 사라지고 뜯어먹는 쫄깃함이 살아난다.

건조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다름 아닌 된장이라고 한다. 건아귀를 찜으로 하기 전 푹 삶아야 하는데, 이때 된장을 함께 넣는다. 이 된장 맛이 어떠냐에 따라 건아귀찜 맛이 좌우된다고 한다. 집집마다 시골 재래식 된장을 공수하는 데 공을 들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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