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만 방재언덕 확장 초읽기] (상) 언제, 어디에 짓나?
창원시 마산합포구 오동동 마산관광호텔 앞바다부터 마산수협을 지나 장어골목 전체 앞바다까지 마산구항 앞 70m 지점 1.25㎞ 구간에 높이 4m짜리 방재언덕이 만들어진다. 마산지방해양항만청은 오는 20일 '마산구항 방재언덕 설치사업 기본 및 실시설계용역'이 끝나는 대로 착공해 2016년 12월 완공할 예정이다. 방재언덕 예정 지점과 신포장어구이 앞부터 마산수협남성공판장 인근까지인 횟집 구간 사이에는 공유수면 매립도 진행된다. 바다를 매립하여 침수를 방지한다는 것이다.
이 계획은 처음부터 말이 많았다. 태풍 매미 때의 해일과 침수 피해 재발을 막겠다는 목적을 내세우면서 어떻게 또 바다를 매립할 생각을 하느냐는 문제 제기였다. 이전 매립지에 태풍 피해가 집중됐다는 점을 잊었느냐는 질타도 받았다. 게다가 어시장 상인들은 "전망이 좋아 손님이 찾는데 거기에 4m 높이의 벽을 세우는게 가당키나 하냐"면서 반대하고 있다. 방재언덕, 전면 재검토가 필요해 보인다.
마산구항 방재언덕 설치는 지난 2003년 태풍 매미 피해 이후에 제안됐다. 당시 엄청난 인명피해와 재산피해를 남긴 매미로 마산만에 방재시설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2004년 당시 황철곤 마산시장은 '마산만 해일피해 원인조사 및 재해방재대책'을 내놓으면서 방재언덕과 인공둔덕 등을 거론했다. 하지만, 당시에도 해안매립을 통한 인공둔덕 설치로 해일피해를 얼마나 차단할지 구체적인 논의와 계산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2007년 마산시는 사업을 구체화했다. 신포매립지부터 오동동 노산교까지 약 1㎞에 폭 70m의 방재언덕을 짓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도비 미확보로 사업은 차질을 빚었다. 방재언덕보다 일부 구간을 '자동기립식 방조벽(땅에 묻혀있다 재난 때 수직으로 세워지는 방식)'을 설치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제안도 나왔다. 하지만, 예산 차질로 사업은 불투명해졌다.
그러다 지난해 7월 국토해양부가 옛 마산시가 추진한 재해방지 사업을 제3차 항만기본계획에 반영하고 사업추진을 위한 용역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방재언덕 논의는 다시 본격화됐다. 지난해 11월 마산지방해양항만청은 '방재언덕 설치공사 기본 및 실시설계용역'에 들어갔고, 지난 5월 용역 중간보고회, 6월 환경영향평가 주민설명회를 거쳐 오는 20일 '마산구항 방재언덕 설치사업 기본 및 실시설계용역'이 나오면 착공한다는 계획이다. 사업비 모두 592억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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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때 내습하는 폭풍 해일을 막는다는 것이 마산해양청이 내세우는 목적이다. 1.25㎞ 구간을 횟집구간 570m, 마산수협전면구간 370m 등으로 나눠 진행한다. 방재언덕 안쪽 매립지에는 나무를 심고, 산책로, 분수, 주차공간 등을 확보하여 마산 구항지구를 시민친수공간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매립지는 5만 8000㎡(1만 7545평)에 이른다. 장어골목 앞바다가 일부 매립돼 수목공원이나 스포츠공원 등이 조성되고 공원 끝 지점에서 4m짜리 방재언덕이 세워진다. 반면, 마산수협남성공판장 앞에서 기선권현망수산업협동조합 부근까지는 도로 바로 앞에 방재언덕이 설치된다.
마산지방해양항만청은 방재언덕으로 침해받는 조망권을 확보하려고 언덕을 2m로 쌓고, 나머지 2m는 투명 강화 벽으로 만들 계획이다. 방재언덕 위에도 산책로 등을 조성해 주민들의 친수공간으로 활용한다. 기존 소형어선계류장과 소형 선박접안시설은 방재언덕 뒤에 다시 조성된다. 폭풍 해일을 막고자 마산만에는 파제제(내항, 항내에서 소규모 파도를 막기 위한 구조물) 등을 세운다.
마산지방해양항만청 항만공사과는 "마산구항은 심해파랑 영향을 직접 받고 지반고가 다른 지역보다 낮아 상대적으로 침수 우려가 크다. 방파제 3개소가 있지만 높이가 낮아 역할이 미흡하다"며 "마산구항 앞에 4m짜리 방재언덕을 쌓아 해수범람을 막고 공유수면 매립을 통해 주차난을 해소하고 산책길을 만드는 등 새로운 지역 관광명소가 될 수 있다. 방재언덕은 관광객 유치를 통한 주변 상권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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