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YMCA 재해대책 토론회서 전문가 일갈…"취약성 평가부터 해야"
방재부문 전문가조차 "마산만 방재언덕 조성은 서둘러서 될 일이 아니"라고 일갈했다.
"영국은 지난 1953년 연안 범람으로 대규모 인명과 재산피해가 있었다. 연안권 2500㎢, 국토면적의 1.5%가 직접적인 범람지역으로 판단하고 1983년 템스배리어(홍수방지용 수문)를 설치했다. 이는 템스강의 유명한 건축물이 되었다. 또 91년 해수면 상승 시나리오를 연안계획에 반영하고 홍수해에 대비한 건축제한, 공간계획을 만들었다. 영국은 방재시설을 설치하는 데 30년이나 고민하고 연구하고 주민들 의견을 들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육근형 박사는 24일 마산YMCA에서 열린 '정부의 마산만 재해대책' 토론회에 참석해 "방재대책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함께 진행되어야 하고 마산만 취약성 평가부터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영국은 30년이나 걸려 해수면 상승 시나리오를 만들었다. 또 배리어의 한계를 인정하고 도시계획을 바꿨다. 홍수민감지역을 구분해 취약한 지역은 개발을 억제했다. 일본도 마찬가지다. 둑 보다 도시 내 물을 얼마나 잘 빼내느냐에 초점을 맞췄다. 이런 시스템 갖춘 게 동경 방재대책의 핵심이다. EU 연안지역 방재대책도 살펴보면 네덜란드는 항구입구에 배리어를 만들면서 주변 지역 도시계획을 같이 진행했다"고 소개했다.
또, 방재는 중요하지만 발생 가능성보다 과도한 투자는 맞지 않다며 경제성도 강조했다. 육 박사는 "이탈리아는 베니스를 폭풍 해일로부터 보호하려고 '모세 프로젝트'를 추진해 2003년부터 통합적 방어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그런데 이곳은 연간 50회 이상 잠기는 곳이다"며 "우리는 단순히 기상변화만 보고 하드웨어를 만들고 있다. 발생확률과 피해규모, 취약성, 노출도 등을 모두 고려해 수없이 모형을 만들어 실험하고 검증한 후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마산만 방재정책의 문제점과 제언'을 발표한 허정도 공학박사는 방재언덕 설치 전후 마산시가지 침수 시뮬레이션을 보여주며, 수위가 높아 바닷물이 육지로 넘쳐 드는 월류 현상은 똑같다고 했다.
허 박사는 "마산만 전체를 본다면 방재언덕보다 국토해양부가 추진하는 플랩게이트(해일 차단문)가 적절한 방재대책일 수 있다. 도시환경에는 영향이 없기 때문이다"며 "6억 7000만 원을 들여 타당성 용역 발주를 했다. 내년 2월까지 용역을 완료한다. 이때까지만이라도 방재언덕 설치사업은 중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해양신도시는 배수 때문에 섬형으로 만들면서 방재언덕은 마산만까지 매립해 연안에 붙여 만든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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