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항 방재언덕 공청회서 지적에 마산항만청 "해일 막는 기능"

6일 오후 마산수협 회의실에서 진행된 '마산구항 방재언덕 설치공사 환경영향평가 공청회'에서는 예상되는 문제점들이 다시 확인됐다.

주민 8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발표자들은 방재언덕 실효성과 공유수면 매립의 타당성, 환경영향평가 등이 모두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발표자로 나선 마산YMCA 차윤재 사무총장은 방재언덕의 효과에 의문을 제기했다.

차 총장은 "국토해양부는 태풍 매미로 큰 피해를 본 마산만에 방재시설을 설치하기로 했다. 매미가 무서웠던 것은 큰 파도가 아니라 침수였다. 그런데 방재언덕은 침수 예방 기능이 없다. 오히려 방재언덕 안으로 물이 차면 배수가 안 돼 피해는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만약 방재언덕으로 해일을 막는다면 마산만 전체에 설치해야지 왜 마산구항 앞 1.3㎞에만 만드느냐. 정부가 마산만 입구에 대형 해일차단문 건설을 추진한다던데 그렇게 되면 이중 투자가 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마산지방해양항만청은 방재언덕은 침수 대책은 아니라고 인정했다. 해일을 막는 기능을 한다는 것이다.

방재언덕 설치공사 실시설계를 맡은 건화엔지니어링 김한선 전무는 "해일이 발생하면 주민들이 대피할 시간이 필요하다. 그 시간을 버는 게 방재언덕이다. 횟집 등으로 유동인구가 많은 마산구항에 먼저 설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마산지방해양항만청 항만공사과 유동주 계장은 "침수에 대한 대비는 배수펌프장이 있다. 태풍 매미 이후 배수펌프장이 마산만에 설치됐다. 2차 설치계획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이날 주민들은 방재언덕을 설치하는데 왜 마산만을 매립하는지 궁금해했다. 박기일 씨는 "장어구이 집과 횟집이 몰려 있는 구간 570m에 바다가 중점적으로 매립되는데 해일을 막으려면 횟집 바로 앞에 방재언덕을 설치하면 되지 굳이 메우면서까지 공간을 띄워야 하느냐"고 물었다.

건화엔지니어링 구본수 전무는 "방재언덕 배후에 바로 상가가 있으면 피해가 크니 일부러 띄우는 것이다. 그 공간을 공원으로 만들 예정이다"고 답했다.

주민들은 방재언덕으로 바다도 보이지 않는 답답한 땅에 공원을 만들면 무슨 소용이냐며 마산만 매립을 반대한다고 했다.

이어 어시장 상인들은 방재언덕 설치공사로 야기되는 공사소음과 분진, 악취와 함께 조망권 문제에 대한 대책을 물었다. 앞으로 상인들이 입는 경제적 손실에 대한 대안을 촉구했다. 어시장해안상가협회 박기동 회장은 생존권이 위협받는다고 호소했다.

또 패널로 참가한 경남대 경제무역학부 서익진 교수는 "지난 6월 마련된 방재언덕 설치공사 환경영향평가에는 이에 대한 어떠한 대책도 없다. 환경영향평가는 자연환경뿐만 아니라 사회, 경제 등 다양한 환경을 고려해 평가해야 한다. 주민이 입는 피해와 대책까지 꼼꼼하게 따져 환경영향평가를 다시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는 20일 방재언덕에 대한 기본·실시설계용역이 끝이 난다. 마산지방해양항만청이 이에 대한 최종보고회를 열면 오는 12월 바로 공사를 시작할 계획이다.

마산지방해양항만청은 이날 공청회에서 지적된 부분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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