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직 국회의원만 6명…전문성+정치력 주목
환경부와 여성가족부는 부처 통폐합 염두한 듯
노동부 장관 후보에 첫 '민주노총 위원장' 출신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 유임…'능력과 실용' 강조
핵심 행정안전부·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아직
김경수·이해식 등 경남 연고 인사 발탁에 '주목'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새 정부 첫 내각 인선을 단행했다. 11개 부처 장관 후보자를 지명한 이번 인선은 이재명 정부 정책 기조와 국정 철학이 반영된 첫 내각 구성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 대통령은 경남 의령 출생 전재수(더불어민주당·부산 북구 갑) 의원을 해양수산부 장관, 부산 출생이지만 마산중앙고-동아대를 졸업한 김영훈 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을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로 낙점했다. 전 후보자는 북극항로 개척과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해 이재명 정부 주요 정책으로 관철시켰다. 이번 대선에서도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북극항로개척추진위원장을 맡았었다.
철도노동자(기관사)로 일한 김 후보자는 인사청문회를 거쳐 장관에 임명되면 사상 첫 민주노총 출신 고용노동부 장관이 된다. 2017년 정의당(현재 민주노동당)에 몸담으며 21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나섰지만 낙선했다. 2024년 정의당을 탈당한 그는 22대 총선에서 비례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에 입당해 국회 입성을 노렸으나 역시 실패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민주노총 철도노조 위원장, 민주노총 위원장 등을 지내며 노동자 목소리를 대변해 온 인물”이라며 “산업재해 축소,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 2·3조(노란봉투법) 개정, 주 4.5일제 등 일하는 사람들 권리를 강화하는 역할을 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는 현 송미령 장관을 유임했다. 송 장관은 지난 정부 당시 야당인 민주당 주도로 국회에서 처리한 양곡관리법을 비롯한 ‘농업 민생 4법’에 거부권을 건의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강 비서실장은 “송 장관 유임은 보수-진보 구분 없이 기회를 부여하고 성과와 실력으로서 판단하겠다는 것”이라면서 “실용주의에 입각한 인사”라고 설명했다.
전재수 후보자 외 전·현직 국회의원 중에는 정동영(전북 전주 을) 민주당 의원을 통일부 장관 후보자로, 안규백(서울 동대문구 갑) 민주당 의원을 국방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정 후보자는 노무현 정부에서 같은 부처 장관을 지낸 이력이 있다. 안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거쳐 장관에 임명된다면 64년 만에 군 출신이 아닌 문민 국방장관이 부활하게 된다. 안 후보자는 5선 국회의원 출신으로 국회 국방위원장 등을 역임해 국방 분야에 정통한 인사로 평가받는다.
이들 외에 기후위기와 에너지 문제에 천착해 온 김성환(서울 노원 을) 민주당 의원은 환경부 장관 후보자에, 대학에서 교육학 학사·소비자인간발달학 석사·가족학 박사 등을 전공하고 미국 대학 교수로 활동한 경험이 있는 강선우(서울 강서 갑) 의원을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 지명됐다. 이들 부처는 추후 국정기획위원회가 정부 조직개편안을 정비하면 기후에너지부 신설·분리, 성평등가족부로 확대 등 변화가 예상된다. 전문성을 갖춘 정치인 출신 장관을 임명해 조직 개편에 속도감과 효율성을 확보하려는 인선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자로는 경북 안동 출신으로 한나라당·새누리당·바른정당 등 보수 계열 정당에서 3선을 한 권오을 전 국회의원을 발탁했다. 권 후보자는 지난 대선 당시 이재명 대통령 후보 캠프에 합류해 민주당 열세 지역인 대구·경북지역 표심을 아우르고, 보수적 가치에 기반을 둔 정책 입안에 역할을 했다.
이 대통령은 학계·전문가·관료 출신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에 배경훈 LG 인공지능(AI) 연구원장을, 외교부 장관 후보자로 조현 전 외교부 주국제연합(UN) 대한민국 대표부 특명전권 대사를 지명했다.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는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를 낙점했다.
장관급인 국무조정실장에는 윤창렬 LG글로벌전략개발원장을 지명했다. 문재인 정부 대통령비서실 사회수석비서관, 국무조정실 국무 1·2차장을 두루 역임한 윤 실장은 현재 국정기획위원회 부위원장도 맡고 있다. 국무조정실장은 대통령실과 내각 총책임자인 국무총리실 간 정책 방향을 조율하고 차관 회의를 주재해 국무회의 안건을 상정하는 실무 책임을 맡는다.
이날 인선에서는 정부 핵심 부처인 행정안전부 장관·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지명은 이뤄지지 않았다. 행안부 장관에는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전남 보성 출생으로 마산고를 졸업한 이해식(서울 강동 을) 민주당 의원 등이 거론되지만 이번 발표에서는 빠졌다. 기획재정부 장관에는 구윤철 전 국무조정실장, 김태년(경기 성남 수정) 민주당 의원, 이호승 전 대통령실 정책실장·한훈 전 농림축산식품부 차관 등이 거론된다.
/김두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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