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특정 후보 지지 않고 관망세
박상웅 의원만 나경원 캠프에 '합류'
출마 회견, 캠프 개소식 참석하지만
개인적 인연에 따른 것 이상 아닌 듯
'캠프 합류설'에 불필요한 오해도 사
국민의힘 21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 경선이 흥미를 더해가면서 경남 국회의원 13명이 어느 후보에게 힘을 싣는지에 관심이 쏠린다.
경남 의원들은 대체로 최종 후보자가 선정될 때까지 관망하는 분위기다. 다만 ‘친윤석열계’가 다수여서 일부는 ‘탄핵 반대파’ 후보 쪽에 줄을 서는 모습도 보인다.
박상웅(밀양·의령·함안·창녕) 의원이 대표적이다. 그는 나경원 후보 캠프 조직총괄본부장을 맡아 경선을 돕고 있다. 캠프에 공식 직함을 받아 활동하는 유일한 사례다. 박 의원은 나 후보와 개인 인연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윤석열 전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당시 관저를 지키는 등 탄핵 반대 운동에 열성을 다했다.
박 의원은 “나경원 후보는 탄핵 정국에서 보수우파 결속과 당 기반을 유지하려 국민과 끝까지 함께하지 않았느냐”며 “경선 주자 가운데 유일한 정통우파 출신 현역 5선 의원이자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일하며 정책 능력도 갖춘 나라의 희망”이라고 말했다.
공식 직함을 받아 활동하지는 않지만 출마 기자회견이나 캠프 개소식 등에 얼굴을 비추며 힘을 실은 의원들도 있다.
나경원 후보 출마 회견에 서천호(사천·남해·하동) 의원이 모습을 비췄다. 김문수 후보 개소식에는 박대출(진주 갑) 국회의원, 홍준표 후보 개소식에는 윤영석(양산 갑) 의원이 참석했다. 그렇다고 후보를 적극적으로 지지한다는 신호는 아니다. 지난겨울 탄핵 집회로 함께 한 연민, 또 그간 후보와 맺어 온 인연에 이끌린 움직임이라는 게 지배적인 시각이다.
이런 행보가 되레 오해를 사 불편을 겪는 일도 있다. 16일 김문수 후보 측은 ‘국회의원 지지·합류 선언 행사’에 앞서 박대출 의원이 후보와 함께하기로 했다고 공지했다. 그러나 박 의원 합류는 사실이 아니었고 행사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김 후보 측은 “언론 공지에 다소 혼선이 있었다”며 “박 의원의 캠프 합류 가능성이 점쳐질 뿐”이라고 해명했다.
홍준표 후보 캠프가 서천호 의원 영입을 완료했고, 강민국(진주 을) 의원도 곧 합류할 예정이라는 한 언론 보도에 의원실은 “완전한 오보”라며 손사래를 쳤다. 홍 후보와 경남도정을 함께한 인연이 있는 서일준(거제) 의원은 홍 후보 캠프를 외곽에서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외 의원들은 당 대선 후보가 정해지는 대로 힘껏 돕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최형두(창원 마산합포) 의원은 당 비상대책위원회 위원, 정점식(통영·고성) 의원은 당 대선준비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아 중립 위치에 있다. 김종양(창원 의창) 의원은 현안인 창원 방위·원자력융합국가산업단지(창원 제2국가산단) 지정 보류에 대응하느라 겨를이 없다.
신성범(산청·함양·거창·합천) 의원은 나경원·홍준표 후보는 물론 경선을 거부한 유승민 전 국회의원과 유대도 깊어 한 사람 손을 대놓고 들어줄 수 없는 처지다. 2022년 대선 때 윤석열 후보를 지지한 김태호(양산 갑) 의원은 비상계엄 이후 탄핵 과정에 당 주류 후보들과 결이 다른 행보를 보인 부담이 있다. 4선 중진이 지니는 무게감도 커 몸을 쉬이 움직이기 어려운 형편이다.
대다수가 적극적으로 특정 후보를 돕는 대신 관망세를 보이는 건 뚜렷한 대세를 형성한 후보군이 없는 점도 한몫한다. 4인 간 경쟁이 치러지는 ‘2차 경선’부터 속마음을 드러낼 것으로 관측하는 시선이 많다. ‘당원 투표 50%, 일반 여론조사(국민의힘 지지층·무당층 대상) 50%’ 여론조사로 ‘당심’이 판을 좌우하는 만큼 관망세를 마냥 유지하기도 어렵다.
지역구 당원들 의중이 많이 반영되는 만큼 최종 2인이 맞붙는 결선에 영향력을 크게 미칠 수 있다. 당료 출신 국민의힘 한 인사는 “4인 경선까지는 의원들이 후보들 경쟁력을 볼 것”이라면서 “경선 상황을 보면서 행보를 정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두천 기자
관련기사
잠깐! 7초만 투자해주세요.
경남도민일보가 뉴스레터 '보이소'를 발행합니다. 매일 아침 7시 30분 찾아뵙습니다.
이름과 이메일만 입력해주세요. 중요한 뉴스를 엄선해서 보내드리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