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에 ‘반이재명’ 빅텐트론이 화두로 떠올랐다. 하지만 추진력을 받기는 어려운 모양새다.

국민의힘 홍준표 대선 경선 후보가 “반이재명 전선에 있는 민주당 인사도 전부 포함한 전선을 구축해야 한다”고 먼저 나섰다. 홍 후보는 구체적으로 “모이는 이들이 새로운 정부를 구성하고 나서 각자 역할에 따라 같이 일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라며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원래 자리(국민의힘)로 돌아와야 된다”고 말했다.

앞서 전병헌 새미래민주당 대표도 반이재명에 동의하는 정치세력이 뭉쳐서 개헌 연정과 연대를 구축할 것을 제안했다.

이를 바탕으로 더불어민주당 경선 불참을 선언한 김두관 전 국회의원과 김부겸 전 국무총리,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인 이낙연 전 국무총리, 국민의힘 경선 불참을 선언한 유승민 전 국회의원 등 연대·연합 가능성이 피어올랐다. 그러나 거론되는 인사들 대다수가 빅텐트론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며 실현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김두관 전 의원 측은 16일 “대선 불출마부터 무소속 출마까지 모든 경우의 수를 펼쳐놓고 자유롭게 논의하고 있다”면서 국민의힘이 함께하는 빅텐트론에 선을 그었다. 백왕순 대변인은 “김 전 의원은 민주당 경선 거부 후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이후 정치적 행보를 고민하고 있다”며 “참모들과 회의로 주말쯤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든 경우의 수를 논의하더라도 내란 옹호 정당인 국민의힘 후보와 함께할 가능성은 없다”고 강조했다.

김부겸 전 총리 측은 ‘금시초문’이라는 반응을 전하며 “김 전 총리는 민주당원들과 함께 정권교체에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승민 전 의원 측도 국민의힘 후보를 지지하거나 함께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반응이고,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도 “빅텐트는 실패할뿐더러 명분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나온다. 나경원 경선 후보는 “절실함은 이해하지만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시작도 하기 전에 반이재명 빅텐트를 만들자는 것은 결국 이재명 후보가 강함을 강조하는 격이 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 후보가 당선됐을 때 대한민국 미래가 굉장히 걱정된다는데는 공감대가 있지만, 우리가 우리 이야기로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 이재명은 안 된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김두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