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녕 소속 진화대원 4명 사망·6명 부상
하동군 옥종면으로 번져 주민 대피
날씨 건조하고 바람 강해 진화 난관
김해 한림·함양 유림서도 산불 잇따라

22일 오후  산청군 시천면에서 시작된 산불이 단성면 자양리와 하동군 옥종면 두양리 경계 지점까지 번져 불타고 있다. /김구연 기자
22일 오후 산청군 시천면에서 시작된 산불이 단성면 자양리와 하동군 옥종면 두양리 경계 지점까지 번져 불타고 있다. /김구연 기자

산청군 시천면과 김해시 한림면, 울산시 울진군, 경북 의성군 등 전국 곳곳에서 산불이 잇따르는 가운데 산청군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됐다. 대형 산불로 특별재난지역이 선포된 것은 역대 6번째다. 

23일 산청군에서 산불 진화작업이 사흘째 이어졌다. 올해 처음 대응 3단계가 발령된 대형 산불이다. 21일 오후 3시 26분께 시천면 신천리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은 이날 오후 4시 기준 70% 진화율을 보이고 있다.

산불영향 구역은 1368㏊이며 총 화선은 43㎞이다. 13㎞ 진화 중이고, 30㎞는 불을 껐다. 소방당국은 이날 헬기 28대를 비롯해 인력 2252명과 소방장비 244대를 투입해 진화에 나섰다. 해가 지면 헬기 운용이 어려워 낮 동안 모든 자원을 동원해 진화에 힘을 쏟았다.

지난 22일 오전 진화율 75%를 보이며 주불 진압까지 목전에 두고 있었지만, 바람이 문제였다. 건조한 날씨에 오후 들어 바람까지 거세졌다. 산 정상부는 초속 10~5m 바람 탓에 고전한 진화 작업은 답보 상태를 보이며 진화율이 25%로 떨어지기도 했다.

산청 시천면 산불 진화작업이 사흘째 이어지고 있다. 21일 오후 3시 26분께 발생한 산불은 23일 오후 4시 기준 70% 진화율을 보이고 있다. 헬기가 산불을 끄고 있다. /김태섭 기자
산청 시천면 산불 진화작업이 사흘째 이어지고 있다. 21일 오후 3시 26분께 발생한 산불은 23일 오후 4시 기준 70% 진화율을 보이고 있다. 헬기가 산불을 끄고 있다. /김태섭 기자

 

산불진화대원이 역풍으로 고립돼 인명사고도 발생했다. 22일 시천면 일대 진화작업에 나섰던 창녕군 소속 산불진화대원 3명과 공무원 1명 등 4명이 숨지고 5명은 화상을 입었다. 주민 1명이 부상했으나 치료 후 귀가했다.

이번 산불 원인은 작업 중 부주의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박완수 경남도지사는 지난 21일 오후 브리핑에서 "한 목장에서 풀베기 작업 중 예초기에서 불꽃이 튀어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산불 피해도 늘고 있다. 인명피해 외에도 주택 7채가 불에 탄 것으로 집계됐으며, 대피령으로 주민 589명이 산청동의보감촌 등 임시시설에 몸을 피했다. 산청군 4개 학교가 임시 휴업에 들어가고, 1개 학교는 등교 시간이 조정됐다.

정부는 피해 회복 지원을 위한 범부처 차원의 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22일 산청군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산불은 22일 오후 2시 하동군 옥종면으로 옮겨 붙으며 두양마을 방향으로 확산했다. 산림청은 불씨가 서쪽에서 불어오는 강한 바람을 타고 옥종면 쪽으로 번진 것으로 추정했다. 이 불로 경남도 자연유산으로 지정된 '두양리 은행나무'가 전소했다.

하동군은 발화 지점 주변 두방산과 우방산, 사령산에 등산객 입산을 금지했다. 23일 오후 6시 기준 78가구 119명이 옥천관 등으로 대피해 있다. 하동군은 산불이 번질 것을 우려해 인근 주민들에게도 대피를 당부하고 있다.

김해시 한림면 안곡리 중리마을에서 발생한 산불 진화작업 이틀째 이어지고 있다. 이곳은 산불 대응 2단계가 발효됐다. 22일 인근 마을 주민 98가구 148명이 산나전마을회관, 하나전마을회관으로 대피했으나 23일 오전 모두 귀가했다.

산림청 중앙사고수습본부 자료를 보면 23일 오후 4시 기준 김해시 한림면 산불 진화율은 95%까지 올라갔으나 초당 3m, 최대 10m로 바람이 강하게 부는데다 전국 산불 재난으로 추가 투입할 헬기 부족과 화재 지역 접근이 어려워 진화에 차질을 빚고 있다.

김해시 관계자는 "31곳 정도 전국 동시다발적으로 불이 난데다 잔불이 계속 살아나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장 상황은 녹록지 않다는 뜻이다.

한림면 산불은 지난 22일 오후 2시 2분께 신고가 접수됐다. 산림당국은 묘지 주변에서 쓰레기를 태우다 불이 번진 것으로 보고 있다. 산불은 생림면 나전리로 번져 '대응 1단계'가 발령됐고, 이튿날까지 불길이 이어져 '대응 2단계'까지 내려졌다. 한림면 산불 현장엔 헬기 7대, 인력 553명, 장비 44대가 투입됐다.

이날 낮 12시 25분 함양군 유림면 유평리에서도 산불이 났다. 산림당국은 현장에 헬기 7대와 인력 105명, 장비 5대 등을 투입해 진화작업에 나섰다. 오후 3시 50분께 주불 진화를 완료하고 잔불을 정리하고 있다. 이 불은 밭에서 주민이 야생동물 침입방지용 철재 울타리 용접 작업을 하던 중 불씨가 주변으로 튀어 번지며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김태섭 이영호 최환석 기자

 

 

관련기사

관련기사

키워드
#경남

잠깐! 7초만 투자해주세요.

경남도민일보가 뉴스레터 '보이소'를 발행합니다. 매일 아침 7시 30분 찾아뵙습니다.
이름과 이메일만 입력해주세요. 중요한 뉴스를 엄선해서 보내드리겠습니다.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뉴스레터 발송을 위한 최소한의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이용합니다. 수집된 정보는 발송 외 다른 목적으로 이용되지 않으며, 서비스가 종료되거나 구독을 해지할 경우 즉시 파기됩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