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투표율 신경 안써" - 이 "35%만 넘으면 필승"

양자 구도로 진행되는 김해 을 보궐선거가 다시 출발선에 선 분위기다. 이미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후보 사이 격차에 대해 지금은 어느 진영도 의미를 두지 않았다.

한나라당 김태호 후보 쪽에서는 '50대 50' 싸움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참여당 이봉수 후보 쪽도 '조금 밀린다'는 표현까지 쓰며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양쪽 모두 관리할 수 있는 지지층 결집과 관리할 수 없는 돌발 변수에 대해 예민하다.

이런 가운데 선거에서 중요한 변수가 될 투표율에 접근하는 양쪽 진영 셈법이 미묘한 차이를 보인다. 김태호 후보 쪽은 큰 의미를 두지 않는 반면, 이봉수 후보 쪽은 당락을 결정짓는 최대 변수로 꼽고 있다. 당연히 이 같은 인식 차이가 선거 전략을 가른다.

김해 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한나라당 김태호 후보가 지난 17일 오전 김수로왕릉에서 열린 가락국 시조대왕 춘향대제 행사장을 방문해 종친회 대표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왼쪽). /김구연 기자 sajin@

◇김태호, 개의치 않고 유권자 개개인 공략 = 조직력에 강점이 있는 여당은 일반적으로 낮은 투표율을 선호한다. 투표율이 높다는 것은 관리할 수 없는 대상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그만큼 변수는 많아질 수밖에 없다. 이 같은 일반적인 공식이 김태호 후보에게만 적용되지 않을 리 없다. 김태호 후보 진영에서 투표율은 그렇게 신경 쓸 과제가 아니다.

김태호 후보 관계자는 "일반적인 선거 공학과 관계없이 투표율에 큰 의미를 두지는 않는다"며 "유권자 한 명 한 명에게 다가가서 마음을 얻겠다는 게 이번 선거에 후보가 임하는 자세"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권자 마음을 한 명씩 얻다 보면 투표율과 상관없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하지만, 따져 보면 김태호 후보 쪽 기본 전략 역시 결과적으로 낮은 투표율에서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게 사실이다. 조직과 세력에 기대지 않고 유권자 개인에게 다가서는 '나 홀로 유세'라는 게 그렇다. 남은 선거운동 기간 대면할 수 있는 유권자가 제한적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그 효과는 낮은 투표율일수록 더 크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선거 사무실에서 만난 한나라당 관계자는 "낮은 투표율이 어느 정도 여당에 유리한 것은 분명하다"며 "더 중요한 것은 전체 투표율이 아니라 지지층의 투표율 아니겠느냐"고 되물었다.

오른쪽은 야 4당 단일 후보인 국민참여당 이봉수 후보가 16일 오후 김해 진영읍 코아상가 사거리에서 거리를 오가는 유권자들에게 손을 흔들며 지지를 부탁하는 모습./김구연 기자

◇이봉수, 선거 최대 변수…35% 이상 목표 = 이봉수 후보 선거 사무실 관계자들은 이번 선거 최대 변수는 투표율이라고 입을 모았다. 구체적인 수치도 제시했다. 35% 이상이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계산했다. 뒤집어서 보면 35% 미만이 되면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는 뜻이다.

이 후보 진영에서 투표율을 높이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은 다름 아닌 창원터널이다. 출·퇴근 시간 정체로 악명 높은 이곳이 선거일이라고 해서 갑자기 나아질 리가 없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김해에서 창원으로 출·퇴근 하는 노동자 상당수가 야당 지지층이라는 점이 더 큰 부담이다. 이들이 투표하기가 번거로울수록 결과는 비관적으로 흐를 수밖에 없다. 이 후보 진영에서는 퇴근 시간 이후 투표는 '덤'으로 여기고 전략을 점검해야 한다는 진단까지 나오고 있다. 결국, 돌파구는 '출근 전 투표'에서 찾을 것으로 보인다.

18일 지원 유세 일정 사이에 선거 사무실에 들른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는 "막바지 선거 전략은 투표 독려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며 "유권자에게 출근 전 투표를 적극적으로 권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국민참여당은 선거 직전 마지막 주말인 23일부터는 '출근 전 투표' 전략에 집중할 계획이다.

국민참여당 관계자는 "지금은 기업도 선거관리위원회도 투표 참여 독려에 적극적이지 않은 듯하다"며 "당력을 최대한 집중해 투표율을 40% 수준까지 끌어올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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