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장골에 변강쇠공원이 있는데 변강쇠타령 배경은 거기가 아닙니다. 판소리 열두마당 중 변강쇠타령에 지리산 일대 '등구 마천'이라 해서 분명히 함양군 마천 지명이 나옵니다."독자 김용규(거제시 외포초등학교 교장) 씨로부터 받은 전화 내용이다. 2주 전 '남강 오백리' 7회 보도 직후였다. 김 씨는 자신이 함양군 출신이며 오랫동안 함양군과 지리산 일대 자료를 모으고 연구를 해왔다고 말했다. 김 씨가 전화를 건 이유는 기사 끝부분 운봉, 인월을 거쳐온 람천 물길이 '변강쇠와 옹녀가 만나 운우지정을 나누었다는 옛 이야기 속 산내면 대...
"오동나무 열매는 달강달강거리고요. 큰애기 젖가슴은 봉긋봉긋하고요.…" 의탄교에서 오도재로 오르는 길목이다. 노랫소리에 돌아보니 키 작은 아지매가 오동나무에 손을 뻗어 이파리를 따고 있다. 발밑에 있는 검은 비닐봉지가 불룩하다. "이파리가 소독하는 데 쓰면 좋다네. 우리 마을에서는 옛날부터 변소에 많이 두었지. 옛날에는 우리 마을 이름을 노디라 했는데…." 원래는 노듸목이라고 했단다. 징검다리를 '노듸'라 했으니 다리목을 말한다. 함양군 마천면 의탄리 금계마을 이야기다. 의탄교가 놓여있지만 마을입구 가게는 여전히 '노디슈퍼'이...
바다의 사나이가 산으로 갔다. 30년 이상 '배'(어선)를 타던 사람이 나무에서 달콤한 '배'를 키우게 됐다. 그런데 그 크기가 배 중에서는 거의 '고래급'이다.사천 배누리 교육농장 박진희·한연옥 대표 부부의 과수원에서 자라는 배 중에는 무게가 2㎏ 이상 나가는 것도 있다. 그런 '고래급' 배를 바라보는 박 대표의 표정은 싱글벙글 말이 필요 없다.태풍으로 죽을 고비를 넘기고부부는 부산에 살다 2002년 귀농했다. 남편 박진희(59) 대표는 30년가량 원양어선을 탔다. 그런데 마지막 항해에서 죽을 고비를 넘겼다."2002년 월드...
'뭉클게스트하우스 공사 첫날입니다.'지난 5월 23일이다. 페이스북에 진주시 칠암동에서 게스트하우스 공사를 시작한다는 공지가 떴다. "진주에서 게스트하우스가 생긴다니 대환영입니다. 진주에 살고 있지만 가서 자고 싶군요.""진주 게스트하우스 1호군요. 멋진 곳이 될 것을 기대합니다." 진주지역 페이스북 사용자들 사이에 금세 화제가 됐다. 경남지역도 통영 남해 하동에 이어 드디어 진주에서도 생기는구나, 기다렸다, 반갑다 등 반응은 뜨거웠다. 좀 보태 말하자면 '난리'였다. 그리고 페이북을 통해 가끔씩 공사 진행과정과 이런저런 에피...
지난 9월호에 28회로 막을 내렸던 '초짜 애식가의 음식 이야기' 두 번째 시즌입니다. 매월 음식 두 종류를 골라 어떻게 하면 좋은 맛을 낼 수 있는지, 최선을 다해 '레시피'를 탐구하고 소개해 보려고 합니다. 독자님들의 기탄없는 의견과 비판 기대하겠습니다. 비빔밥비빔밥에 뭔 레시피가 필요하냐고 반문하는 분이 있을지 모르겠다. 대충(?) 나물 몇 가지 만들어 밥에 넣고 고추장으로 '마구' 비비면 완성되는 음식이니까 말이다. 하지만 묻고 싶다. 집에서 직접 비빔밥을 만들어 본 적이 있는가? 아마 흔치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 귀찮...
혈관과 심장은 신체 곳곳에 혈액(산소, 영양분)을 공급하는 중요한 장기이다. 한국건강관리협회는 정밀하고 체계적인 심혈관질환 건강검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맞춤형 순환기검진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심혈관질환 경계 및 유소견자의 위험요인을 제거 또는 감소시키기 위해 맞춤형 영양상담, 운동처방을 실시하며 심혈관질환관리 소책자도 제공하고 있다. 혈압은 심장이 우리 몸 구석구석까지 산소와 영양분을 보내기 위해 필요한 혈관 내 압력을 뜻한다. 심장이 수축할 때 혈압을 수축기(최고)혈압, 심장이 이완할 때 혈압을 이완기(최저...
고령화 시대 건강한 삶을 위해서는 치아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노인의 치주질환 유병률은 무려 92%에 이른다. 거의 대부분의 노인들이 치주질환을 앓고 있다는 말이다. 실제로 중요한 구강 건강관리를 소홀히 하고 있으며, 양치질 이외의 구강건강 관리법을 전혀 신경 쓰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OECD국가 중 구강 건강 수준이 최하위 수준이다.사람은 누구나 노화를 겪게 된다. 구강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노화로 인한 변화도 관리만 잘 한다면 건강한 치아로 행복한 노년기를 보낼 수 있다. 노화에 따른 증상의 ...
'디스크'라 함은 해부학적으로 척추뼈 사이에서 충격흡수와 움직임을 제공하는 조직의 명칭이며, 일반인이 흔히 말하는 허리 디스크는 요추부 추간판 탈출증을 의미한다. 더 정확히 말하면 수핵 탈출증이라 말할수 있다. 디스크는 중앙의 수분을 함유하여 충격을 흡수하는 수핵과 테두리를 형성하는 섬유테로 이루어져있는데 추간판 탈출증의 초기에는 섬유테의 일부 혹은 전부가 틑어져서 주로 요통을 일으키게 된다. 병이 더 진행하게 되면 틑어진 섬유테를 뚫고 수핵이 탈출하여 신경근을 압박하여 하지 방사통, 근력약화 등을 일으키게 되어 주로 엉덩이,...
임신 중 임산부들이 가장 쉽게 겪는 통증 중 하나가 바로 끊어질 듯한 허리통증이다. 하지만 허리통증을 임신으로 인한 당연한 신체 변화로 여기고 참는 경우가 많다. 그럴 경우 디스크질환의 원인으로 이어질 수 있기에 더욱더 신경을 써야 한다. 임신으로 인한 허리 통증의 원인에는 크게 3가지가 있다.첫째, 체중의 증가. 임산부들은 무거운 배를 지탱하기 위해 허리를 뒤로 젖히게 되어 정상적인 척추의 라인이 무너지고 과도하게 뒤로 휘어지는 과전만이 되기 쉽다. 이는 척추뼈와 디스크에 많은 부하를 줘 통증을 일으킨다.둘째, 혈류장애. 임...
1. 보복 아이는 엄마에게 끊임없이 존재를 확인하고 싶어 하나 봐.하기야 나도 물어볼 때마다 멋지다, 믿음직스럽다, 존경스럽다뭐 이런 말만 들을 수 있다면야….딸이 느닷없이 엄마에게 질문을 던지더라고. "엄마에게 나는 어떤 아이야?""예지는 예쁘고 착한 아이지." 그 정도는 나도 얼마든지 할 수 있는 뻔한 답이거든.너무 평범에서 아쉬울 정도였지.오히려 놀라운 것은 딸이 이어서 던진 질문이었어. "엄마, 내 단점은 뭐에요?" 순간 매사에 솔직한 아내가 있는 그대로 얘기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어.불안한 예감은 늘 어김없이 적중하더...
'우표'.이젠 참 낯설게 다가오는 단어다. 요즘 가격은 300원이다. 몇십 원, 몇 원, 심지어 몇 환일 때를 떠올리는 이들에게는 꽤 많이 오른 것일 게다. 20~30년 전까지만 해도 '우표 수집'이 취미인 사람이 많았다. 2014년 오늘, 그 취미를 이어가고 있는 이가 몇이나 될까. 대부분 우표에 대한 기억은 과거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여기 이 사람은 아니다. 여전히 현재이며 또 미래에 남길 역사로 만들어가고 있다. '거제우표사'를 운영하고 있는 한인근(69·거제시 신현읍) 씨다. 그는 55년 동안 우표를 모았다. 지금은 ...
마산용마고(이하 용마고) 야구부는 올해 최고의 한 해를 맞았다. 1922년 야구부 창단 후 메이저무대로 분류되는 황금사자기, 청룡기, 봉황대기, 대통령기 무대에서 단 한 번도 우승을 기록한 적은 없다. 하지만 올해 용마고는 황금사자기 준우승을 시작으로 봉황대기에서 4강, 대통령배 무대에서는 8강에 진출했다. 창단 후 가장 찬란한 한 해를 보내고 있다고 평가받는 용마고에는 김민우(19)라는 걸출한 선수가 있었다. 김민우는 187㎝, 100㎏이라는 신체조건을 지녔다. 가히 올해 고교무대 최고의 선수이자 프로선수도 갖추기 힘든 하드...
'서른에 죽어도 아깝지 않게 하고 싶은 대로 하자'가 예전 신조였다고 했다. 인터뷰를 하면서 느낀 건 지금도 그 기질은 여전해 보인다는 것. 최원호(40) 씨는 SNS를 통해 사회문제에 대한 생각을 공유하고 의견을 나눈다. 지금은 아니라고 하지만 록그룹 활동을 했다. 평생 음반 하나, 소설 하나는 내놓아보자는 목표가 있기도 하다. 선입견을 보태 말하면 '의사'스럽지 않은 감성의 소유자. 하지만 의사가 되어보니 의사 일이 아주 재밌다고 말하는 천생 의사. 최원호 씨를 얼마 전 옮긴 일터인 마산의료원 외과 진료실에서 만났다. 타고...
바야흐로 '수입 과자 전성시대'다. 올해 1월 론칭한 레드버켓, 스위트파티에 이어 수입 과자 할인점은 규모 있는 전국 가맹점만 7~8개다. 여기에 한두 개 매장을 가진 지역 브랜드는 셀 수 없이 많다. 지난 7월 수입 과자 판매 시장에 뒤늦게 합류한 브랜드가 김해에서 론칭했다. '스위트초이스'(대표 박동욱) 1호점은 김해 젤미점으로 현재 전국 60호점까지 개점했고 10월에 30개 점포가 추가로 개업할 예정이다. 후발 주자지만 3개월 만에 선발과 비슷한 수준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황중섭(29) 스위트초이스 총괄부장을 만나 ...
#창원에 사는 신로태(가명) 씨는 일어나서 '아이시스(생수)'를 마시며 기지개를 켠다. 오늘은 회사에 반차를 내고 예비 신부와 혼수품을 사러 가기로 한 날이다. 출근하는 길에 회사 근처에 있는 '엔젤리너스(angelinus)'에 들러 모닝 커피 한 잔을 샀다. 평소 친하게 지내던 윤 대리가 여자친구와 데이트를 하라며 '롯데시네마' 표 2장을 줬다. 로태 씨는 커피를 한 잔만 사온 게 미안해지는 순간이다. 햄버거를 즐겨 먹는 윤 대리에게 점심때 '롯데리아'에 가자고 제안했다. 점심을 먹고 서둘러 여자 친구를 만나 가전제품을 고르...
가정집 같은 식당친구 집에 놀러 갔더니 '어무이'가 어서 오라며 평소 자신 있어 하는 밥을 한 상 차려주신다. 창원 진해구 경화동에 자리한 '수목원'은 식당 밥을 먹었다기보다 집에서 밥을 먹은 듯한 기운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상가 건물 지하주차장에 차를 밀어 넣고 초고속 엘리베이터를 타고 앉아 접대를 받는 그런 곳과는 사뭇 다르다.경화역 맞은편 주택가. 골목 평상 한쪽에는 지팡이가 줄지어 놓여 있다. 뜨거운 가을볕을 피해 나무 그늘에 동네 어르신들이 담소를 나누느라 여념이 없다. 어른 키 높이 만한 담벼락 사이사이로 초록 ...
어느 도시든 그 도시를 대표하는 병원이나 상점이 몇 군데는 있기 마련이다. "00동 00번지에서 만나자"보다는 "00병원(00빵집) 앞에서 만나자"는 대화를 주고받는 게 일상적인 모습이기도 하다.근대 도시의 형태로 기반을 닦은 후 70∼80년대 급격한 발전을 이룬 마산지역에도 일종의 랜드마크 역할을 하는 영업점들이 많다. 그 중 하나가 바로 '국제동물병원'이다. 마산합포구 서성동에 자리잡은 국제동물병원은 마산 시가지를 가로지르는 중심도로변에 자리잡고 있을 뿐 아니라 많은 고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던 곳이다.이곳에서 25년간 수의사...
물 밖으로 나오면 금방 죽어버린다는 멸치(蔑致), 작고 힘도 없으면서 성질까지 급하다. 그래도 속담에 '멸치도 뼈가 있다' 또는 '멸치도 창자는 있다'라는 말이 있다. 크기는 작지만 큰 생선들이 지닌 배설기관을 다 갖고 있다는 말이다. 속담에서 '창자'라는 말은 성깔, 자존심을 의미한다. 미약한 존재라도 나름대로 개성적 특성이 있는 '멸치'와 동반자가 되어 한길을 걸어온 이가 제2의 황금어장을 준비하고 있다."예 14번 중도매인 정홍윤입니다. 지금 통영에서 물건 경매 중입니다. 일 마치고 마산 멸치공장에 도착하려면 오후 3시 ...
처음으로 건축사를 인터뷰했다. 건축은 순도 100% 기술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인터뷰 도중 자꾸만 인문이라는 단어가 나온다. 건축사가 왜 인문을 이렇게까지 강조하는 지 이해하는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건축사는 참 좋은 직업창원시 진해구 구청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김석철 건축사(50)의 사무실이 있었다. 사무실에 들어가자 편안한 얼굴을 한 건축사가 기다리고 있었다.-언제부터 건축사를 해야겠다고 결심하셨나요?"제 고향이 의령인데, 당시 건축이 좋을 때였습니다. 한창 공업화를 하면서 건축 현장에 사람이 많이 필요할 때였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