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바다는 감탄이 절로 나온다. 짙은 에메랄드빛의 맑디맑은 바다를 보는 것만으로도 거제로 떠나는 여정은 언제나 설렌다.샛바람, 언덕바꿈…. 거제 바다와 더불어 이번 여행은 되뇌어 볼수록 예쁜 이름에 매료되어 무작정 떠난 여행이다.거제시 일운면 구조라리 구조라 마을. 이젠 벽화마을로 어느 정도 소문이 나 있는 곳이다.예스러운 시골 돌담길과 벽화 그림이 묘한 대조를 이루며 골목골목 추억과 재미, 기대를 준다.발뒤꿈치...
바람이 분다. 모코로는 조용하고 부럽게 물 위를 미끄러진다. 진공 상태인 듯 몸이 가볍게 떠오른다. 눈을 감는다. 배가 수풀을 스치며 내는 사르르 소리, 귓가를 스치는 바람 소리. 도란도란 들리는 폴러들의 이야기는 마치 다른 차원의 세계에서 들려오는 듯하다. 딱, 하는 소리에 눈을 뜬다. 모코로가 물가 작은 나무의 가지를 꺾으며 지나간다. 순간 사방에 연꽃이 가득하다. 눈이 부시다.추운 아침아프리카 최대의 내륙 삼각주, 오카방...
58년 개띠인 이경희 회장은 천주교 신자다. 1983년께 서울 강남성모병원 장기기증센터에서 사후 장기기증을 서약했다. 당시만 해도 장기를 기증하겠다고 자발적으로 나서는 사람이 거의 없던 시절이었다. “단 한순간만이라도 내 자식이 어떻게 생겼는지 볼 수만 있다면 지금 죽어도 여한이 없겠다”는 어느 맹인 부부가 글을 읽고 장기기증을 서약했다. 대학 1학년, 고교 1학년 아들이 있다. 이들 둘 다 성직자가 된다...
창신대학교 해직교수 출신인 조형래 도의원(45·교육1)이 교육위원으로 경남도의회에 입성한 지 2년이 흘렀다. 조 의원이 2년 전 교육위원으로 출마하면서 내건 공약은 선명했다. ‘무상급식’, ‘교육평등’, ‘교육비리 척결’이었다. 경남도의회 의원 사무실에는 선거 운동 기간에 사용했던 포스터가 아직도 붙어 있다. 의정 활동의 기준점으로 삼고 항상 되새김질...
함양군 지곡면 개평마을은 하동 정 씨 집성촌이다. 영남 사림을 대표하는 유학자 일두 정여창(1450~1504) 선생이 살았던 집이 이곳에 있다. 아직도 그 후손들은 정여창 선생 기일이 들어 있는 5월 무렵이면 고택에서 제를 올린다. 후손들은 그날을 '일두 할아버지 모시는 날'이라고 한다. 이 뿌리 깊은 가문에는 500여 년 전부터 빚은 술이 있다. 덕망 높은 유학자를 찾아 온 사람들에게 대접했을 그 술은 예부터 뛰어난 향과...
나동연(58·새누리당) 양산시장이 취임한 후 지금까지 심혈을 기울인 정책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청렴’이다. 임기 중 가족이 경영하는 회사에는 관급공사를 못하도록 하겠다는 취임 일성을 시작으로, 조직 혁신 운동과 3불5행(三不五行) 등으로 ‘깨끗한 양산’을 일구는 데 혼신을 다했다. 덕분에 2003년 꼴찌에서 2011년 전국 청렴도 2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재선 시의...
창원에도 KTX가 개통되어 많은 창원지역 사람들이 코레일을 이용하고 있다. 빠른 속도를 내기 일반 열차와 다르게 설계된 KTX는 좁은 좌석이 척추에 많은 부담을 준다. 전국이 1일 생활권으로 접어들면서 창원공단 내 대기업체에서 근무하는 A씨(42세, 남)는 갑작스런 요통으로 병원을 방문했다. 진단 결과 잘못된 자세로 인한 ‘디스크 탈출증’이었다. 창원과 서울을 출퇴근 할 때 잘못된 자세를 취한 것이 원인으...
암(癌)이란 악성종양의 하나. 인체에서 무절제하게 번식하여 장기를 파괴하는 조직의 일종을 종양이라고 하는데, 이 가운데 번식력이 강하며 전이성이 높아 생명을 위협하는 신생물을 ‘악성종양’ 또는 ‘암’ 이라고 한다. 이 악성종양은 무절제한 증식 및 침윤의 특성이 있으며 발생한 첫 장기를 떠나 임파선이나 혈관을 통해 신체의 각 부분, 특히 간·폐·뼈·...
심각하게 생각지 않은 추돌사고 후 목과 등, 어깨 혹은 팔의 통증 및 손저림, 어지러움, 이명, 두통, 구역 등 다양한 증상으로 오랫동안 고통 받는 분들이 있다. 후방추돌에 의해 빠른 속도로 목이 뒤로 젖혀졌다가 앞으로 젖혀지면서 척수, 척추, 근육, 인대에 광범위한 손상을 받는 것을 말채찍(편타)손상 혹은 외상성 경부 증후군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요즘 들어 이런 외상성 경부 증후군이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지만, 미국의...
약 1500g의 무게를 가지며, 뇌혈류의 25%를 함유하고 있는 사람의 신체 중 가장 섬세하며, 정교한 기관인 인간의 ‘뇌’. 뇌에 질병이 생겨 수술을 하게 되면 다른 장기의 수술을 받는 것 보다 가족들은 물론 환자는 더 많은 걱정을 하게 된다. 실제로 뇌수술 후 회복이 어려워 오랜 시간 병원 신세를 지고 있는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도 있다. 이처럼 뇌수술은 민감하고 섬세한 장기에 손을 대는 만큼...
“그 집 석쇠구이 염소불고기, 한 마디로 맛이 죽입니다.”“에이, 무슨 말씀. 국밥이 그야말로 진국이지. 한 그릇 먹고 나면 금방 몸이 더워진다니까.”경남 고성 은하식당 염소요리들을 두고 한 자리에 모인 여러 사람들이 너도 나도 한 마디 씩 거든 말이다. 솔깃해졌다. 여러 말 들을 것 없이 일단 눈으로 확인하고 입으로 맛보면 되지 않은가.그래서 무턱대고 나선 걸음이었다. 마침 아침부터...
된장·간장·고추장 같은 전통 장을 되살리는 한편 몸에 약이 되고 건강에 좋은 음식을 만들어 먹자는 운동을 벌이는 사람이 있다. 고은정 씨다. 고은정 씨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지금 우리가 먹는 음식들에 얼마나 문제가 많은지 알 수 있다.사람들이 자기 먹는 음식을 실제보다 중요하게 여기지 않기 때문에 생기는 일이다. 수입 농·축산물과 화학조미료와 유전자변형농산물(GMO)이 좋지 않고 하는 수준...
‘내 주변 공간’ 하면 어떠한 곳이 떠오르세요? 많은 사람이 있는 곳에는 특정한 공간이 존재합니다. 그 공간에는 사람들의 다양한 얘기와 풍경이 스며 있습니다. ‘공간 & 공감’은 가 지난 5월부터 매주 2회, 특정 공간에서 펼쳐지는 일들을 스케치하듯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는 연재기사입니다. 에서도 ‘공간 속에 담긴 사람살이...
나비 문양이 희미하게 그려진 황동판이 있다. 김극천(62·사진) 두석장은 실톱을 들고 있다. 장석을 만드는 장인이 두석장(豆錫匠)이다.슥슥- 실톱 미는 소리가 방안을 울린다.황동판은 애초, 구리와 니켈을 1800도에서 2000도 사이에서 녹인 쇠막대기였다. 이 막대기를 불에 달구고 물에 식혀 망치로 쳤고 납작하게 폈다. 판의 두께는 2㎜ 정도다. 망치로 두들긴 시간만 몇 시간이다.그의 증조부가 두석장이었다. 할아버...
“서두르지 말고! 급하잖아. 더 천천히 하라니까!”어둠 속에서 누군가 냅다 후려치는 목소리다.소리는 곧장 직선으로 달려 조명을 뚫고 그대로 배우들의 등짝에, 종아리에 가서 달라붙었다. 순간, 배우들의 허리는 더욱 굽어지고 발이 허공에서 바닥까지 내려오는 속도는 낯선 구경꾼에게조차도 근육의 긴장감이 느껴질 정도다.“그건 느린 거잖아. 천천히가 아니잖아. 네 마음에 지금 고양이가 없잖아!&rdquo...
재즈가 지닌 매력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나에겐 그 어느 장르보다 ‘장쾌하고도 미묘한’ 브라스 선율이 돋보인다는 데 있다. 지금 현대 재즈는 미국인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가지에 가지를 친 나머지 이젠 각국 민속 음악과 결합한 ‘에스닉 재즈(Ethnic Jazz)’가 큰 흐름을 형성하고 있을 정도다. 게다가 재즈 어법을 바탕에 깐 수많은 음악적 시도들은 웬만한 음악 박사학위 소지자도 이...
근 6개월 만에 만나서 손을 잡았다. 아, 그 좋던 기운 다 어디로 가버린 것일까. 살도 많이 빠졌다. 더구나 여행 블로거인데, 몸이 재산인데, 걱정이 됐다. 건강부터 물었다. 지난 6일 오전 진주시 신안동에서 김천령(41) 씨를 만났다.“살이 빠지니까 되레 좋습니다. 머리도 맑아지는 것 같고요. 8㎏ 정도 빠졌어요. 그래도 회복이 빠른 편이랍니다. 1년에 한 번씩 건강검진을 봤는데요. 3월 마지막 날인 31일 암이...
별아띠 천문대를 찾아 가는 길은 그리 편한 길은 아니었다. 3번 국도에서 들어가는 길은 꼬불꼬불 계속 이어졌고 숲으로 난 일방통행의 길을 찾아 들어가야 했다. 과연 이 길 끝에 마을이 있기나 할까 싶은 불안감이 들 때 쯤 눈앞에 떡하니 마을의 집들이 들어왔다.자연마을에서 볼 수 있는 시골집들이 아니라 지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집들이 마을을 이루고 여기저기서 아이들 소리가 들리고 음악소리가 들렸다. 골짜기 가장 끝이었다. 마을 ...
신문을 매일 읽어본 사람이라면 아마 새생명나눔회라는 단체 이름을 한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경남에도 경남새생명나눔회라는 단체가 있었다. 그리고 이 단체는 이제 ‘경남’을 떼고 새생명나눔실천본부라는 독자적인 법인이 됐다.옛 경남새생명나눔회는 만성신부전증 환자들에게 신장이식을 장려하기 위한 활동으로 시작됐다. 아직 장기기증에 대한 개념조차 불명확하던 1991년부터 줄기차게 경남새생명나눔회는 장기기증 홍보, 장...
오랜만에 앨범을 꺼내봤다. 내 시선을 붙잡는 건 어린 시절 동심을 자극한 진해 파크랜드 사진 한 장. 이제는 영원히 추억으로 남게 된 그곳은 우리 지역 최초의 놀이공원으로 그 시절 어린이들의 로망이었고, 발 빠르게 다녀온 친구들은 부러움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어린 시절 떼쓰기가 취미이자 주특기였던 나는 특기를 살려 부모님을 조르고 졸라 개장(1994년) 3개월 만에 재빨리 다녀오는 쾌거는 물론, 친구들에게 자랑할 수 있는 영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