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총선 투표일에 선거 관련 112신고가 27건 접수됐다. 이날 오전 10시 17분에는 창원시 의창구 명서동 주민복지회관 기표소 안에서 투표용지를 촬영한 유권자가 적발됐다. 오후 6시 58분에는 양산시 실내체육관 개표소에서 한 시민이 투표함 봉인지를 보고 부정선거라고 소란을 피우다 퇴거당했다. 경남도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9일 투표지를 촬영해 공개하거나, 투표지를 훼손한 유권자들을 경찰에 고발했다. 한 유권자는 사전투표 첫날에 도내 한 사전투표소에서 기표한 투표지를 촬영해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 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긴 병에 효자 없다는 말처럼 간병의 굴레는 깊고 어둡습니다. 그 굴레에서 겪는 고통은 우발적 살인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지난 17일 오후 양산시 물금읍에 산다는 50대 남성은 자신이 아내를 죽였다고 자수했습니다. 그는 지난 10년 동안 뇌경색으로 혼자 거동이 어려웠던 아내를 돌봤습니다.‘간병 살인’은 간병에 지친 간병인이 피간병인을 살해하는 범죄다. 이 보도한 기획 기사에 따르면 2006~2018년 간병 살인을 저지른 사람은 213명이다. 한 해에 16.4명, 한 달에 1.4명이 간병 살인으로 숨을 거뒀다. 가해자인 간
1939년에 막을 올린 신파극 는 제목에 충실한 작품이다. 주인공 홍도는 오빠의 뒷바라지를 위해 기생이 된다. 홍도는 오빠의 친구 영호를 사랑하게 된다. 두 사람은 결혼하지만 결말은 해피엔딩이 아니다. 홍도는 영호의 정혼자를 살해하고 순사가 된 오빠에게 붙잡힌다.사랑에 속고 돈에 우는 이야기는 계속된다. 사랑은 사기 범죄의 범행 수단이기도 하다. 연애 빙자 사기(로맨스 스캠 사기)가 대표적이다. 사기범은 피해자에게 이성적으로 접근해 호감을 사고 이익까지 취한다. 피해자는 경제적 손실뿐 아니라 사랑을 잃는 상
“내가 사람을 죽였어요”, “집에 불이 났어요”, “여기 사람이 죽었어요” 경남경찰청 112종합상황실에 접수되는 허위·장난신고 내용이다.경남경찰청에서 집계한 허위·장난신고는 2020년 287건, 2021년 249건, 2022년 229건, 2023년 12월 기준 264건이다. 2021년부터는 허위·장난신고 대부분이 형사 입건되거나 즉심청구로 처리됐다. 그만큼 경찰에서 허위·장난신고에 엄중한 처벌로 대응하고 있다.허위·장난신고는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로 처벌될 수 있다. 공무집행방해죄는 공무원의 직무집행을 방해하면 성립된다. 두 사
지난 3월 8일에 열린 제3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 전후로 부정행위를 저지른 이들이 잇따라 유죄 판결을 받고 있다. 전국동시조합장선거 때마다 부정행위가 끊이지 않은 탓에 이번에도 ‘금권 선거’라는 오명을 벗지 못했다.조합장은 조합 운영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이들은 4년 임기 동안 평균 연봉을 1억 원 이상 받으며, 영농활동비와 업무추진비 등 각종 수당까지 챙긴다. 규모가 큰 조합은 하나로마트와 주유소 사업 등을 하면서 각종 이권 사업을 진행할 수도 있다.조합장은 지역 농협 직원의 인사권한도 갖고 있다. 조합 규모에 따라 수백
올해 11월 1~21일 경남에서 발생한 화재는 180건이다. 소방청 국가화재정보시스템 자료를 보면 최근 5년간 국내 겨울철 화재는 연평균 1만 1030건 일어났다. 인명 피해는 709명(사망 108명, 부상 601명), 재산 피해는 1983억 원에 달한다. ‘자기 과실’로 불이 난다면 실화죄 등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 부주의로 일어나는 화재가 전체 건수의 50.8%를 차지할 정도로 많다.◇벌금형에 처하는 실화죄 = ㄱ 씨는 지난 3월 8일 오후 창원시 의창구 한 공터에서 쓰레기를 태우고 자리를 떴다. 그사이 주변에 놓인 농업용 도구
가해자의 협박은 피해자들을 숨게 합니다. 그들은 범행을 저지르면서 피해 사실을 알리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협박을 일삼기도 합니다. 피해자들은 보복이 무서워 피해 사실을 터놓고 말하지 못합니다. 겨우 말해도 불안에 시달려야 합니다. 가해자가 처벌받더라도 언제 출소해서 보복할지 몰라 두려움에 떨고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보복 범죄가 두려운 피해자들은 힘든 하루를 살아내고 있습니다. 창원지방법원 제4형사부(장유진 부장판사, 이큰가람·이진석 판사)는 26일 오전 성폭력특례법 위반(촬영물 이용 강요), 공갈 혐의로 기소된 ㄴ 씨에게 징
지난 2일 거제시 덕포동에서 산책을 하던 10대 남성이, 지난 4일 진주시 주약동에서 운동을 하고 돌아가던 20대 남성이 무단횡단을 하다 차에 치여 숨졌다. 이들을 차로 친 운전자들은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치사)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운전자가 의도치 않게 사람을 죽인 상황에서 재판부는 어떤 결정을 내릴까.재판부는 운전자가 속도를 위반했는지, 술을 마시고 운전한 것은 아닌지 과실 여부를 따진다. 운전자가 신호를 지키고 주행했으나, 보행자가 교통법규를 위반해서 사망하게 됐다면 감경 요소로 반영한다. 비슷한 상황에서 사고를
때마다 지역주택조합과의 분쟁이 법정에 오른다. 지역주택조합은 말 그대로 주택을 짓기 위해 주민들이 모여 만든 조합이다. 주민들이 직접 토지를 매입하고, 공사 과정까지 이끌고 가기 때문에 저렴한 가격에 내 집 마련이 가능하다.그러나 지역주택조합에 가입했다가 문제가 생긴다면 내 집 마련을 위해 전 재산을 가져다 쓰는 서민들은 큰 피해를 입는다. 분쟁에 휘말리기라도 한다면 그 자체로 불안감이 상당하다.김해 무계지역주택조합 실무자들은 허위로 분양 대행 계약을 맺어 수수료를 가로채고, 조합 운영비를 개인 용도로 쓰다가 징역형을 받게 됐다.
때마다 지역주택조합과의 분쟁이 법정에 오른다. 내 집 마련을 위해 전 재산을 가져다 쓰는 서민들에게는 크나큰 피해가 된다. 분쟁에 휘말리는 것 자체로 불안감이 상당하다. 이런 갈등을 막으려면 ‘정당한 절차’를 지키는 일이 중요하다. 창원지방법원 제3형사단독(양철순 판사)는 업무상 횡령 혐의로 기소된 ㄱ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민사상 책임은 물을 수 있으나 형사상으로는 그럴 수 없다고 봤다. ㄱ 씨가 의도적으로 횡령하려고 했다는 것도 인정하지 않았다. 김해 무계지역주택조합장이었던 ㄱ(65) 씨는 2015년 3월~2020년
서울 신림역에서 흉기 난동 사건을 일으킨 조선(33) 씨는 체포 당시 “마약(펜타닐)을 복용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이 마약 간이시약 검사를 했으나 음성이었다. 조 씨는 “술을 마셨다”, “우울증을 앓고 있다”고도 말했다. 그는 범행 당시 음주 상태가 아니었으며, 10년간 정신질환 치료 병력이 없었다. 전문가들은 조 씨가 심신미약을 주장하면서 감형받으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범행을 저지르기 전부터 ‘묻지 마 살인’, ‘정신병원 입원’ 등을 검색하면서 준비했었고 증거인멸을 시도한 정황이 드러나서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도 그는 계획범죄를
한 교사의 죽음이 교권침해 문제로 확산하고 있다. 동료들은 고인이 학부모의 민원에 시달려 왔다고 말했다. 해당 학교에 근무했던 교사들이 학부모 갑질을 경험한 사례를 공개했다.전국 각지에서 무너진 교권을 바로 세우자는 목소리가 나온다. 그만큼 교사들에게 공분을 샀다는 얘기다. 교사들은 어떤 교권침해를 경험하고 있었을까. 도내에서 일어났던 교권침해 사건을 들여다봤다.최근 ㄱ 교사는 학생을 지도하다가 학부모에게 거센 항의를 받았다. 학부모는 교사와 학생을 분리해달라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ㄱ 교사는 교사로서의 정체성이 흔들릴 만한 모욕을
음주운전 적발과 단속을 강화할수록 이를 피하려는 '꼼수'도 제각각이다. 경찰에게 신분을 속이거나 아예 측정을 피한다. 동승자를 운전석에 바꿔 태우는가 하면 사람을 다치게 하고도 달아난다. 처벌을 피하겠다고 하는 짓이다.2017~2021년 음주운전 교통사고는 8만 6747건이다. 1573명이 숨지고 14만 3993명이 다쳤다. 지난달 대전에서는 음주운전을 하던 60대가 건널목을 건너는 초등학생 4명을 덮쳤다. 이 사고로 아홉 살 아이가 숨을 거뒀다. 경남경찰청은 지난 3월부터 행락철 음주운전 일제 단속에 나섰다. 5월 20일 8차 단
때리는 것만이 학대가 아니다. 아동복지법은 아동학대를 '아동의 복지나 아동의 잠정적 발달을 위협하는 넓은 범위의 행동'이라고 규정한다. 신체적이든 정서적이든 아동의 발달을 저해하는 행위라면 학대다. 2021년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아동학대 주요 통계'를 보더라도 정서적 학대가 32.8%(1만 2351건)로 가장 많다. 정서적 학대는 다른 학대(신체 학대·성적 학대·방임)와 함께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눈에 보이지 않는 정서적 학대는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인정될까.◇정서적 학대 기준은? = 창원지방법원 제1형사단독은 아동학대 범죄의 처
법원에서 여러 판사가 다뤄야 할 사건이 판사 한 명이 심리하는 단독 사건으로 잘못 배정되는 일이 있었다. 사건 배당 오류는 재판 기간이 길어지거나, 신중한 판단을 받을 기회가 사라지기 때문에 피고인의 권리를 침해할 수 있다. 창원지방법원 제3-3형사부(이유진 부장판사, 신종환·이상훈 판사)는 지난 4일 출입국관리법 위반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위반으로 기소된 외국인 ㄱ(34) 씨의 항소심에서 원심을 파기했다. 합의부가 아닌 단독으로 1심이 치러졌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ㄱ 씨에게 적용된 혐의가 법정형을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
생후 76일 된 딸이 수일 동안 분유를 토하는 등 건강에 이상이 있음에도 병원에 데려가지 않아 숨지게 한 혐의로 20대 친모가 구속됐습니다. 영아 유기·방임 또는 치사 등 사건은 끊이지 않고 있는데요. 영아 유기 사건만 보면 전국 한 해 평균 100건 안팎으로, 사흘에 1명 정도 아기가 버려지는 셈입니다. 이 같은 사건은 법정에서 어떤 처벌로 이어졌을지 창원지방법원·부산고등법원 창원재판부 판결 사례 4건을 살펴봤습니다.영아 유기 혐의로 친모 ㄱ 씨는 지난해 2월 창원지법 마산지원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ㄱ 씨
빌라 수백 채를 사들여 전세 사기 행각을 벌인 이른바 '빌라왕 사건'을 계기로 행정과 수사기관은 지난해부터 점검과 수사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이보다 피해 규모는 작더라도 전세 사기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들은 어떤 처벌을 받았을까요? 지난해 창원지방법원 판결문 5건에서 전세 사기 유형을 살펴봤습니다.◇근저당권 잡혔는데 속여 = 빌라나 아파트에 금융기관 근저당권이 잡혔는데도 세입자를 속인 이들은 징역형을 받았다. 건설업에 종사하는 ㄱ 씨는 지난해 8월 마산지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80시간 사회봉사 명령을 선고받았다.ㄱ
지역주택조합 사업 추진을 도와주는 대가로 수억 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 서울 일간지 경남지역 담당기자가 징역형을 받았다. 판결문에는 범죄사실로 한 언론인의 '인맥 과시'와 '대가 요구', 취재원을 '형님'이라고 부르는 행태 등이 적혀 있다.창원지방법원 형사2단독(양상익 부장판사)은 지난 17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알선수재,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전 기자 ㄱ(54) 씨에게 징역 3년과 4억 3500만 원 추징을 선
가해자의 책임 회피는 '2차 가해'다. 증거를 숨기거나 피해자를 탓하며 재판까지 끌고 가는 행위로 피해자는 장시간 일상을 되찾지 못한다. 특히, 성범죄 사진이나 영상 유포는 되돌리기 어려운 2차 피해로 이어진다.사건 이후 수사기관, 사법기관, 언론, 주변 사람 등이 피해자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면서 피해자가 겪는 심리적 고통이나 사회·경제적 불이익 역시 심각한 2차 피해다. 이는 회사 또는 조직 내 성폭력을 무마하려는 과정에서도 발생한다. 이 같은 사회적 분위기가 반영돼 재판부도 2차 가해 처벌을 더 무겁게 하는 요인으로 언급하고 있다
성범죄 이후 일어나는 2차 가해는 피해자의 일상 회복을 더 어렵게 합니다. 재판부는 2차 가해를 두고 어떤 판단을 하고 있을까요? 최근 2년간 창원지방법원과 부산고등법원 창원재판부에서 '2차 가해' 또는 '2차 피해'를 언급한 판결문 25개를 살펴봤습니다. 가해자는 책임을 회피하면서 2차 가해를 이어갔고, 피해자는 법정에서 하는 증언 자체가 2차 피해였습니다. ◇강요되는 법정 증언 = 여성가족부가 지난해 1월 마련한 '여성폭력 2차 피해 방지 지침 표준안'을 보면 2차 피해는 △수사·재판·보호·진료·언론보도 등 여성폭력 사건 처리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