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3일. 역사 시간에 배웠던, 영화에서나 볼 법한, 그래서 현실에선 상상도 못한 내란이 벌어지자 놀란 가슴을 다 추스르지도 못한 시민이 광장에 모였습니다. 주권자들은 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한목소리로 외쳤습니다. "윤석열 탄핵!" 경남도민일보가 '지역사 초고'를 쓴다는 마음으로 넉 달 동안 윤석열 불법 계엄을 규탄하는 시민 목소리를 기록했습니다. 광장의 목소리는 다양했습니다. 광장에서 민주주의를 지킨 시민이 '다시 만들 세계'를 위한 힘입니다. /정리 뉴미디어부
"윤석열은 기후위기 대응에 역행하고 남북관계를 파탄내는 걸 넘어서 스스로 헌법을 위반하고 내란죄를 저지른 범법자가 돼 탄핵 횃불이 타오르기 시작했습니다. 4.19혁명, 5.18광주민주항쟁, 6.10항쟁을 통해 성장한 우리나라 민주주의를 반드시 지켜내야 합니다."
-창원기후행동 회원 최재은
"내란죄가 맞니 안 맞니 하는데 법률가가 봤을 때 지난 12월 3일 행위는 내란죄 행위가 맞습니다. 내란 과정에 가담한 모든 사람이 내란죄·내란 예비 엄호죄로 처벌받아야 합니다. 최고 우두머리 윤석열은 범죄자입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안한진
"끝까지 함께 투쟁해 반드시 자유민주주의를 지켜내는 여러분이 이 나라 주인공입니다. 윤석열 씨 어른답게 책임감 있게 감옥 가야 합니다. 우리가 다음 세대에 부끄럽지 않은 어른이 돼야 합니다"
-안인성(창원시 성산구·31)
"미래를 포기하지 않는 끈기와 열정이 우리에게는 있습니다. 우리가 다시 만난 세계는 차별과 혐오가 없는 모두가 평등한 세상이 돼야 합니다. 참사 없는 세상, 상식이 바로서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멈추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이성종
"여러분 TV에서 장애인들 지하철 투쟁 많이 보셨죠. '우리도 안전하게 이동하고 싶다.' 안전은 장애인이든 비장애인이든 국민이라면 당연히 보장돼야 합니다. 저는 이렇게 외치고 싶습니다. '우리도 안전하게 살고 싶다!'"
-장애인 오다은(29)
"상식이라 생각했던 것들, 기본이라 믿었던 것들이 모두 부정되는 이 현실이 너무 혼란스럽습니다. 저는 누군가를 위협하고, 때리고, 숨는 사람은 되고 싶지 않습니다. 그래서 오늘 이 자리에, 부끄럽지 않으려고 나왔습니다."
-남해 여성 농민 김필주
"끝까지 정신 똑바로 차리고 이 모든 과정을 기억할 겁니다. 그리고 미래에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그때 내가 그곳에 있었다'고요. 그들이 멋대로 역사를 바꾸려 해도, 설영 바꾼다 해도 저는 진실된 역사를 제 입으로 말할 수 있도록 살아갈 것입니다."
-18살 고등학생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민주주의를 몸소 실현하는 이 모습이 자랑스럽습니다. 이런 연대의 힘이 모이면, 결국 역사를 바꿀 수 있다고 믿습니다. 우리 10대, 20대 젊은이들은 어른들에게 '어린 데도 참 대단하다'는 칭찬을 듣고 싶어서 이 자리에 선 게 아닙니다. 동료로서 응원했으면 좋겠습니다."
-예비대학생 서지희
"남태령에서 한남동에서 누구도 들어주지 않던 이야기들. 구석구석에서 소외받고, 억눌려왔던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오는데, 저는 느꼈습니다. '아, 이 나라 정말 바뀌겠구나.' 생각이 달라도 듣고 공감하고 나눌 수 있는 곳, 그게 바로 민주주의라 생각합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하원오
"도지사, 시장·군수들은 정치 발언하고, 정당에도 가입하고, 마음껏 정치 활동합니다. 그런데 왜 하위직 공무원들은 아무것도 못하게 합니까? 노동 기본권과 정치 기본권이 보장되는 대한민국을 꼭 만나고 싶습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경남본부장 강수동
"우리 모두가 가족을 지키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더 이상 빚지는 어른이 되고 싶지 않습니다. 정치에 눈감고 정치가 바로 서지 않으면 모두의 노력이 허사가 됩니다. 첫째, 잊지 말자. 둘째, 뽑지 말자. 셋째, 기록하자."
-마산합포구에서 온 아빠 요원
"불평등은 해소돼야 하고, 차별은 철폐돼야 합니다. 우리가 바라는 사회 대개혁의 첫걸음입니다. 일제시대 독립운동가들을 잡아 가두던 그 법, 민주 인사들을 잡아 가두고 협박하고, 자기 검열하게 만드는 국가보안법은 폐지돼야 합니다."
-자영업자 심영보
"우리는 각자 정체성을 드러내며 다양한 피켓, 응원봉, 깃발을 통해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서로 응원하며 만든 집회의 경험은, 탄핵 이후 논의될 의제에서 그 누구도 소외시키지 않을 것이라는 희망을 저에게 보여주었습니다."
-창원에 사는 청년 여성
"윤석열 정권이 비상 상황을 조성하려고 전쟁까지 유도했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이런 시도를 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아직 한반도가 정전협정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진정한 평화를 위해서는 평화협정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자주통일 평화연대 회원 양미경
"미래를 구해야 합니다. 이 광장이 열린 이유를 기억해 주십시오. 극우 독재 정권은 소수자와 약자에 대한 혐오를 선동하며, 단결을 막고 있습니다.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서는 노동자, 여성, 성소수자, 장애인, 이주민 모두가 함께 싸워야 합니다."
-무지개 동지회 2030청년
"이 광장을 지키고 민주주의를 지키려는 우리가 없다면 다시 그들이 원하는 세상이 되겠구나, 돌아가겠구나 생각했습니다. 광장에서 빛나는 응원봉을 파면 이후에도 제대로 된 한국 사회를 빛낼 마음으로 계속 이어가면 좋겠습니다."
-창원대학생 이다영
"내란을 추종하는 세력들이 왜 활개를 칠까요? 법을 어겨도 제대로 처벌받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전두환·노태우는 제대로 된 처벌을 받지 않고 자연사했습니다. 박근혜 역시 사면됐습니다. 반드시 엄벌해 헌법 질서가 다시는 훼손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김지현(창원시 의창구 북면)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출근하다, 일하다, 운동하다 살해당하는 현실. '여성혐오 범죄'라고 정확히 명명해야 합니다. 그래야 피해를 예방할 수 있으며, 피해자를 지원할 수 있습니다. 여성폭력방지기본법 개정을 강력히 촉구해야 합니다."
-경남여성회 사무국장 정재흔
"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은 바로 우리 시민, 우리의 정치 운동이 세상을 바꾸는 힘입니다. 더 민주적인 세상, 더 평등한 세상을 만드는 것, 그것은 바로 이 광장에 나와 있는 우리 시민들의 몫입니다! 광장에서 평생 만납시다!"
-고양이 셋과 사는 진냥
"저는 트랜스젠더입니다. 제가 집회에서 처음 발언했을 때, 많은 사람이 비난을 퍼부었습니다. '네가 뭘 아느냐'고. 저는 시민 아닌가요? 파면될 때까지 저는 목소리를 낼 겁니다. 다시 만들 세계를 다시 만듭시다."
-문채은
"무조건 비난하고 혐오하는 그들. 그들이 웃을 수 있는 세상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사랑하는 사람들이 차별과 혐오 없는 세상에서 살아가기를 바라며, 매번 집회에 나옵니다. 끝까지 싸울 것입니다."
-창원대학생 피지수
"여성과 남성, 장애인과 비장애인, 노동자와 사용자, 이성과 동성, 수도권과 비수도권…. 우리는 수없이 상대를 만들어 서로를 반대편으로 겨누고, 미움으로 싸워왔습니다. 광장에는 다양성이, 다정함이 깃들기를 바랍니다."
-창원시민 김형연
"우리는 트랙터를 몰고 가, 윤석열을 갈아엎자고 가서 결국은 갈아엎었습니다. 농민들이 제일 먼저 나서서 했습니다. 모두가 힘을 합쳐 윤석열을 갈아엎고 더 좋은 세상을 함께 만들어 갑시다!"
-거창 농사짓는 윤동영
"몇 달 뒤 결혼을 앞두고 있는데요. 달밤에 집회하고 돌아가서 늦은 시간에 짐 싸고 하려니 스트레스가 많습니다. 그래도 광장에 모여서 차별과 배제가 없는 평등한, 민주주의를 만들기 위한 우리들의 실천과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금속노조 경남지부 교육선전부장 강연석
"홈플러스 회생절차 소식을 들었을 겁니다. 진짜 문제는 이 사태를 해결해야 할 나라가 괴물 같은 윤석열 때문에 개점 휴업 상태와 마찬가지라는 겁니다. 내란 세력을 몰아내지 않으면 투기자본 사모펀드가 기업을 집어삼키고 노동자들 삶은 더 비참해질 것입니다."
-강순영 마트산업노동조합 경남본부장
"제 나이 67세입니다. 두 번의 계엄을 겪은 세대입니다. 나는 살만큼 살았다지만 손자들이 있는 변방의 할매가 외칩니다. 살아갈 날이 많고 행복할 권리가 있는 미래 세대를 위해서라도 헌재는 내일이라도 윤석열의 파면을 선고해야 합니다."
-서향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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