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7개월 차에 접어들면서 'D' 라인이 꽤 뚜렷해졌다. 하루가 다르게 커지는 배만큼 움직임도 체력도 예전 같지 않다. 몸이 변화하면서 또 달라진 점이 있다. 우선 길을 걷다 만나는 낮은 턱이나 계단이 허들처럼 느껴진다. 마주치면 발길을 멈추고 심호흡부터 한다. 건널목 보행신호는 언제 짧아진 건지. 총총거리며 걸음을 재촉해도 건너편엔 턱걸이로 도착한다. 다행인 건 이 모든 불편이 짧게는 3개월이면 끝난다는 점이다. 출산하고 몸이 회복하면 눈앞을 가리는 듯한 장애물은 발목 높이로 낮아질 테고, 보행신호도 충분히 길어져 있을 테다.
이날이 무슨 날인지 아는 듯 하늘도 푸르던 5월 어느 날. 창원 한 초등학교 강당에서 운동회가 열렸다. 만국기 아래 청팀·홍팀으로 나뉜 아이들과 그 부모는 한마음이 되어 자기 팀을 응원했다. 팀별로 여섯 명이 한 조를 이뤄 이어 달리는 대결이 시작됐다. 긴박한 릴레이가 이어지는데 진행자가 잠시 경기를 멈췄다. 청팀 다음 조에 다리가 불편한 학생이 있다며 같은 조 아이들에게 빨리 달리지 않아도 된다고 안내했다. 예상대로 청팀은 홍팀이 도착하고도 한참 뒤에야 도착점에 다다랐다. 진행자는 "이번 대결은 열심히 뛴 청팀·홍팀 무승부"라고
누군가 당신을 짓밟으려 해도설사 당신이 서 있는 곳이 시궁창이래도아무도 당신 존재를 고귀히 여기지 않는 대도잊지 말길당신은 꽃이라는 사실./김해수 기자
지난해 봄. 벚꽃이 만개했다는 소식에 진해 여좌천을 찾았다.군항제는 3년째 멈췄지만 벚나무 품은 더 넓어져 있었다. 걷다 보니 사람들이 줄을 선 모습이 보였다. 포토존이다. 빠른 발걸음으로 행렬에 동참했다. 금방이라도 꽃잎이 쏟아져 내릴 듯한 벚꽃터널 앞에서 관광객들은 마스크로 입을 가리고 있었다. 한 일행이 마스크를 슬쩍 벗고 사진을 찍자 뒷사람 몇몇이 노마스크로 촬영했다. 그 틈에 마스크 없이 기념사진 한 장 남길 수 있겠다 기대하던 찰나, 자원봉사자가 확성기로 마스크를 벗고 사진 찍으면 안 된다고 안내했다. 신나게 자세를 취하
지난 9일 코로나 이후 처음으로 전국언론노조 경남도민일보지부 여성조합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개인적인 경험부터 조직문화에 대한 생각까지 마음에 품고 있던 이야기들이 쏟아졌다. 집행부는 조합원들이 자유롭게 주고받는 의견을 정리하고 대책을 찾겠다고 말했다. 든든한 마음이 드는 동시에 회사가 더 나아질 거란 기대가 생겼다.공감과 연대의 힘으로 선물 같은 하루를 보내며, 오늘이 숙제가 된 이들을 떠올려 본다. 이날 화물연대가 정부 고강도 압박에 결국 총파업 깃발을 내렸다. 그들이 요구한 안전 논의는 온데간데없고 "살고 싶다"는 노동자들 호
가을이면 '낙엽이 지다'라는 표현을 흔하게 쓴다. 그런데 '낙엽'은 '말라서 떨어진 나뭇잎'을 말하므로, '떨어지다'라는 뜻이 있는 '지다'와 의미가 중복된다. 엄격히 따지자면 '나뭇잎이 지다'가 맞다.'지다'라는 단어는 다양한 명사를 앞에 둘 수 있다. 해, 달, 꽃잎 등…. 하지만 전혀 어울리지 않는 단어도 있다. '숨'이다.'숨지다'라는 표현이 있다. 사망사고 기사를 쓸 때 종종 썼다. 죽음을 조금이나마 완곡히 표현하기 위함이었으나, 최근 들려오는 뉴스를 보니 그게 다 무슨 소용인가 싶다. 배합기에 끼여 숨진 20대, 대형 코
인구보건복지협회(회장 김창순)가 세계피임의 날 주간을 맞아 온·오프라인 캠페인을 연다. 세계피임의 날은 9월 26일로 올해 온·오프라인 캠페인 구호는 '사랑해? 피임해!'다.협회는 국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세계피임의 날 가로세로 낱말퀴즈'를 마련했다. 참여 방법은 오는 30일까지 개인 SNS에 이벤트 이미지와 해시태그 '#세계피임의날 #러브플랜 #피임상담 1644-7373 #피임'을 기재하고, 러브플랜 누리집(loveplan.kr)으로 낱말퀴즈 정답과 SNS URL을 제출하면 된다. 자세한 내용은 인구보건복지협회 누리집(ppf
부산울산경남언론학회가 지난 26일 창원대학교에서 '지역청년의 위기 담론과 지역방송을 통한 개선 방향 모색'을 주제로 학술세미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는 지역청년이 직면한 상황을 분석·파악하고 지역미디어가 문제 개선과 공론화에 이바지할 수 있는 부분을 모색했다.이날 부경대 정유미 교수는 '부산 청년인구 현황과 유출입 양상을 통해 살펴보는 지역청년 정책'을 주제로 지역별 차별화된 청년 정책을 제안했다. 서울대 박해남 교수가 발표한 '지역청년의 꿈, 자본, 그리고 아비투스'에서는 수도권과 지역청년에게 주어진 사회경제적 조건과 불균등한 자
바야흐로 복숭아의 계절이다. 어릴 적부터 여름이면 복숭아를 입에 달고 살았다. 복숭아 사랑은 아이가 뱃속에 있을 때 절정에 달했다. 초봄이었는데 복숭아가 먹고 싶어 운 적이 있다. 남편은 통조림이라도 사오겠다고 했지만 성에 찰 리 없었다.사실 여름이라 해도 취향에 꼭 맞는 복숭아를 만나기란 쉽지 않다. 복숭아는 크게 껍질 털 유무로 구분하며, 과육 색, 경도, 수확 시기 등에 따라 품종이 여러 결로 나뉜다. 종류에 따라 맛이 천차만별이다.올해 첫 복숭아는 운 좋게도 가장 좋아하는 종류로 골랐다. 75~80% 단단한 과육에 단맛이 강
"지방분권이 시대정신이라면 미디어 자치권도 시대정신."지난 대통령 선거와 6.1지방선거에서 자치분권과 지역균형발전은 중요한 의제였다. 미디어 영역 역시 자치분권을 이루는 중요한 축 가운데 하나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지역 미디어 미래를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한국지역언론학회가 8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에서 '지역방송과 미디어 자치권의 미래'를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이날 행사는 이상민 국회의원과 김영식 국회의원이 주최하고 방송문화진흥원이 후원했다.2014년 국가 차원에서 지역방송 정책, 제도에 관심을 두고 지역방송발전지원특별법
불안과 후회, 의심과 좌절의 연속이었다. 눈앞에 주어진 것만 보며 달려온 10년이다.회사에서 근속상을 준다기에 고마웠지만 한편으론 민망했다. '10'이라는 숫자 덕에 거저 받는 상 같았다.수상 이후 지나온 길을 곰곰이 떠올려 봤다. 공중으로 흩어져 사라진 줄 알았던 시간들은 다행히 내 발걸음 따라 차곡차곡, 야무지게도 쌓여 있었고, 그 사실이 나를 위로했다.바쁘더라도 가끔 뒤를 돌아보는 연습이 필요하겠다. 누구에게도 무의미한 순간은 없었을 테니. 현재와 미래에 몰입해 잊고 있던 과거의 열정과 용기, 노력과 꿈은 새로운 동력이 될 테
KTACA 한국교류분석상담학회(학회장 이영호)가 지난 12일 2022 학술심포지엄을 열었다고 21일 밝혔다. 이날 행사는 줌 실시간 강의와 유튜브를 활용해 비대면으로 진행했다.허성욱 부산동래(온천)지부장 '윤리교육'으로 문을 연 심포지엄에서는 '상담영역: 학회 주관 공개사례발표회'를 주제로 한 사례 발표, 김호정 경남창원(의창)지부장의 'TAPT를 활용한 가정·아동폭력 가해자 재양육 프로그램', 송준석 경남도립대학교 교수(전남도립대지부장)의 '오케이 조직문화를 위한 명언' 발표 등이 이어졌다.또한 자격증 수여식, 학회장 이취임식,
목적지까지 조용히 가고 싶었다. 택시를 타자마자 눈을 감고 시트에 등을 기댔는데 기사님이 혼잣말인 듯 자꾸만 말을 건다. 단칼에 이야기를 못 끊어낼 바에 작정하고 들어보기로 했다. 자세를 고쳐 앉고 대화를 시작하기 가장 쉬운 주제. 날씨 카드를 꺼냈다. "기사님 오늘 날씨가 정말 따뜻하네요.""사람들은 봄날씨 같다는데요. 40년 넘게 택시 일을 하면서 보니까 겨울의 절반은 엄~청 춥고, 절반은 오늘처럼 따뜻해요. 그게 다 겨울 날씨인데 사람들은 봄날씨 같다고 하죠. 바다도 마찬가지예요. 젊을 때 배를 탔거든요. 바다가 호수같이 잔잔
학부모 참여를 넘어 아이와 부모 모두가 성장하도록 지원하는 곳이 경남학부모지원센터다. 학부모라면 센터를 모르는 사람이 없겠지만 활용도는 천차만별이다. 선뜻 참여하기 어려운 건 지금은 학부모지원센터의 열혈 팬이 된 이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들을 움직인 건 부모라는 사명감, 아이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는 간절함이었다.아직 경남학부모지원센터가 지원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못한 학부모들을 위해 기존 학부모들이 경험담을 꺼내놨다. 이들은 한 번도 참여하지 않는 학부모는 있어도 한 번만 참여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한
진주제일중학교에 펜싱 영재들의 꿈과 열정을 키울 펜싱장이 문을 열었다.진주제일중은 14일 오후 박종훈 경남도교육감, 신종우 진주부시장, 체육계·학교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펜싱장 개관식을 했다.이번에 개관한 펜싱경기장은 총사업비 32억 2000여만 원을 들여 주차장 1, 2층과 3층 펜싱장 총면적 1742㎡ 규모로 지난해 12월 22일 준공했다.진주제일중 펜싱부는 2006년에 창단해 올림픽 메달리스트 박상영(4회·2016 리우올림픽 에페 개인 금메달, 2021 도쿄올림픽 에페 단체 동메달) 선수를 비롯해 현재 국가대표인 정재원(6회
경남도교육청이 지난해 민원서비스 종합평가에서 우수기관으로 꼽혔다.도교육청은 행정안전부, 국민권익위원회가 주관한 '2021년 민원서비스 종합평가'에서 17개 시도교육청 가운데 도 단위 전국 1위를 차지했다.이번 종합평가는 대민 서비스 수준을 체계적이고 종합적으로 평가해 불편하거나 부당한 제도를 개선하고 민원 만족도를 높이려는 취지로 진행됐다. 평가 대상은 중앙행정기관, 광역·기초 지방자치단체, 교육청 등 총 306개 기관이다. 경남교육청은 전국 시도교육청 평균 87점보다 5점이 높은 92점을 받아 도 단위 교육청 중 유일하게 우수기관
올해 도내 직업계고 학생의 취업을 활성화하고 안전한 현장실습 운영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경남도교육청은 지난 14일 소노캄 거제에서 도내 35개 직업계고 취업부장이 참석한 취업부장협의회를 열었다.협의회는 안전한 현장실습 운영과 취업 지원을 위해 지난해 성과와 문제점을 공유하며 개선 방안을 도출했다. 이날 오전에는 '기업체는 이런 인재를 원한다' 특강, 오후에는 현장실습·취업지원관 제도를 두고 모둠별 토의가 진행됐다.특강에서는 송종명 지멘스㈜ 인더스트리 부장과 지난해 이 회사에 취업한 이준영 창원기계공업고 학생이 강연자로
사학기관이 청렴 의무를 준수하고 공정한 직무수행을 하도록 행동 방향과 기준을 제시한 표준안이 마련됐다. 대가 있는 외부 강의와 회의는 신고하게 하고 직무상 직위를 이용한 부당한 이득은 금지한다. 경남도교육청이 학교법인 임직원과 교직원을 위한 '사학기관 행동강령 표준안'을 만들어 도내 사학기관에 배포한다고 13일 밝혔다.사립학교법 개정으로 학교법인 임직원과 교직원 청렴 의무가 신설됐고, 사학기관 행동강령을 정관이나 규칙에 명시하도록 했다. 이에 도교육청은 학교법인에서 원활하게 행동강령을 제정하도록 지원하고 업무 부담을 없애고자 표준안
과거 학부모가 학교 교육에 두는 관심을 소위 '치맛바람'이라고 부르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면서 교육 주체로서 학부모 참여는 나날이 강조된다. 경남도교육청이 학부모에게 필요한 교육과 상담을 지원하고, 학부모 소통 창구가 되는 경남학부모지원센터 문을 연 지 만 10년이 넘었다. 두 편에 걸쳐 그동안 걸어온 길과 앞으로 걸어갈 길을 짚어본다.교육부는 2009년께 학부모 참여를 독려하고자 법적·제도적 지원 체제를 마련했다. 또한, 학부모 지원 정책의 하나로 전국에 학부모지원센터 설치를 추진했다.◇7년 만에 참가자 7배 = 경남
도내 공공도서관장들이 모여 독서 취약계층 독서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경남도교육청이 12일 공감홀에서 직속 공공도서관 27관과 가야산독서당정글북 기관장을 대상으로 업무 협의회를 열었다.이번 협의회는 경남교육 정책 방향인 도민과 함께하는 공공도서관 운영을 위해 마련했다.이날 참가자들은 2022년 공공도서관의 주요 사업과 현안에 대한 심도 있는 협의를 했다. 특히 올해 도교육청 강조 사업인 독서 취약계층에게 독서기회를 제공하는 행복한 책 읽기 정책을 공유했다.이를 위해 일회성 프로그램에서 벗어나 5회 이상의 지속적인 독서프로그램 확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