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귀농인 예비 부부 최현준·강동희 씨
산청농기센터 컨설팅 등 지원으로 깻잎 농사
로컬푸드 직매장 판로 확대·수출 등 도전

시골 마을에 아기 울음소리가 끊긴 지는 오래됐다. 심지어 지역에 아이 한 명이 태어날 때 어르신 30명이 돌아가신다는 자조적인 소리도 새삼스럽지 않다.

그런 상황이 안타까워 산청으로 귀농한 예비부부가 있어 눈길을 끈다. 최현준(32)·강동희(30) 씨는 결혼을 약속한 사이로 지난해 5월 산청군 생초면으로 귀농했다.

귀농 후 지난해 12월까지 시설하우스를 만들었고 최근 처음으로 깻잎을 수확했다. 생애 첫 농사였고 첫 수확이었으니 기쁨도 컸을 것 같다.

최 씨는 경북 구미시의 한 회사에서 자동화 설비 관련업에 종사하다 귀농을 결심했다고 한다.

예비부부 최현준 강동희 씨가 산청군 생초면 깻잎 양액재배단지에서 수확을 하고 있다. /최현준
예비부부 최현준 강동희 씨가 산청군 생초면 깻잎 양액재배단지에서 수확을 하고 있다. /최현준

귀농을 결심한 이유로 "내 나이 때 노력하는 만큼 성과를 낼 수 있는 가장 적합한 분야가 농업이라고 생각했다"라며 "촌에 젊은 사람이 없는데 마침 산청에 내가 들어와 표본이 돼야겠다는 생각도 있었다"라고 말했다. 특히 산청군농업기술센터와 정승민 경남 4H 회장의 도움이 컸다고 했다.

생초면 일대에 잎채소류 단지를 조성 중인데 최 씨가 이곳으로 귀농하는 데 큰 영향을 끼쳤다. 원래 최 씨는 딸기 농사를 짓고자 준비했다. 자료 조사를 하다 보니 '산청 딸기'가 경매장에서 기준 가격이 된다는 얘기를 듣고 전혀 연고가 없던 산청에서 딸기 농사를 짓고자 귀농 결심을 했다. 하지만 산청에 와서 보니 잎채소류 단지가 조성되고 있었고 농업기술센터에서 잎들깨 양액재배 단지 내 2개 동(1394㎡)을 지원해 줬다. 특히 깻잎 생육 상황에 따른 양액처방전 발급부터 기본적인 시설하우스 환경관리 방법, 작물 생리에 관한 내용을 중심으로 수시로 컨설팅을 받았다.

지난해 5월 시작해 올해 2월 말, 10여 개월 만에 수확했다. 그동안 고생도 많았다고 했다.

"도시에서는 5일 일하고 이틀 쉬는 생활 방식이 있었는데 농업은 그런 호사를 누릴 수 없다는 게 조금 힘든 부분"이라는 최 씨는 "그것 말고는 귀농에 어려움은 없었다"라고 말했다.

강 씨가 처음부터 적극적으로 귀농 결심에 함께했고 농사를 짓기는 처음이지만 줄곧 농촌에서 자랐기에 적응에도 큰 어려움은 없었다고 했다.

최 씨는 5월 정도까지 깻잎을 수확한 후 상추 양액재배를 시작할 예정이다. 여름철 휴가 성수기에 맞춰 출하할 수 있을 전망이다.

최 씨는 지금은 수확한 깻잎을 농산물도매시장으로 출하하고 있지만 앞으로 로컬푸드 직매장으로 판로를 넓혀 나갈 예정이다. 또 정 회장 등과 힘을 합쳐 잎채소류 수출에도 도전한다는 계획이다.

/정성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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