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12일 담화 "합법 계엄이었다"
한동훈 대표 "탄핵해 직무 정지시켜야"
본보 도내 의원에 탄핵 찬-반 표결 질문
최형두 의원 외 통신 두절, 견해 안 밝혀
최 의원도 "당론에 따르겠다"고만 대답
'친윤' 권성동 원내대표에…이탈표 늘어

14일 2차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혼란스럽다. 느닷없는 대통령 담화, 탄핵 찬성으로 급선회한 당 대표, ‘친윤 핵심’ 원내대표 선출까지. 모두 12일 반나절 만에 벌어진 일이다. 탄핵 정국 속 위태로운 국민의힘 안에서 경남지역 국회의원들은 좀처럼 움직이지 않고 있다.

 14일 국회 본회의에 윤석열 대통령 2차 탄핵소추안이 상정된다. 12.3 내란 사태 이후 전국 곳곳에서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촛불집회가 이어지고 있고, 지난 7일 국민의힘 국회의원들 표결 불참으로 탄핵이 무산된 이후 분노한 시민 목소리가 더 거세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7일 오후 국회 앞에서 열린 '내란죄 윤석열 퇴진! 국민주권 실현! 사회대개혁! 범국민촛불대행진' 참석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는 모습이다. /연합뉴스
 14일 국회 본회의에 윤석열 대통령 2차 탄핵소추안이 상정된다. 12.3 내란 사태 이후 전국 곳곳에서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촛불집회가 이어지고 있고, 지난 7일 국민의힘 국회의원들 표결 불참으로 탄핵이 무산된 이후 분노한 시민 목소리가 더 거세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7일 오후 국회 앞에서 열린 '내란죄 윤석열 퇴진! 국민주권 실현! 사회대개혁! 범국민촛불대행진' 참석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는 모습이다. /연합뉴스

◇윤석열과 끊어야 한다는 목소리” = 국민의힘 원내대표 후보로 나선 김태호(양산 을) 의원은 이날 “사태 배경과 베일이 벗겨지며 하루라도 빨리 수술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이제 맞잡은 대통령 손을 놓을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지난 11일 탄핵 표결 참여와 자유 투표 견해를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김 의원 호소는 의원들에게 먹히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새 원내대표로 ‘친윤 핵심’ 권성동(강원 강릉) 의원을 선출했다. 김 의원을 포함해 1차 탄핵안 의결에 참여하지 않은 경남지역 의원 13명 가운데 2차 표결 관련 의사가 확인되는 의원은 최형두(창원 마산합포) 의원뿐이다. 최 의원은 “당론을 따르겠다”고 답했다.

12일 오후 4시 현재 ‘탄핵 찬성’ 뜻을 밝힌 국민의힘 의원은 조경태·안철수·김상욱·김예지·김재섭·한지아·진종오 등 7명이다. 이 같은 의사 표현 행렬에 참여한 경남지역 의원은 없다. 조국혁신당 조국 전 의원이 이날 오전 대법원 선고로 의원직을 상실함에 따라 야권 표가 191표로 줄어 가결에 필요한 200표에 두 표 부족하다.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 한동훈 대표가 참석해 발언대에 선 가운데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이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 한동훈 대표가 참석해 발언대에 선 가운데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이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자진 사퇴 없다 = 12.3 내란 사태 장본인 윤석열 대통령은 공세적인 담화를 내놓았다. 탄핵이든 수사든 당당히 맞서 싸우겠다고 밝혔다. 담화와 동시에 여당이 제시했던 ‘질서 있는 퇴진론’은 의미를 잃게 됐다.

윤 대통령은 12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녹화한 대국민 담화를 공개했다. 29분 남짓 담화에서 윤 대통령은 여전히 ‘합법적 비상계엄’을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을 ‘반국가세력’, ‘국헌 문란 세력’으로 몰아세웠다.

한동훈 대표는 대통령 담화에 ‘탄핵 가결’로 급선회했다. 한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은 탄핵으로 대통령 직무 집행 정지를 시키는 것이 문제를 해결할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또 “대통령을 포함해 위헌·위법한 계엄에 관여된 사람들을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국민의힘 의원총회에 참석해 “당론으로 탄핵을 찬성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친윤 의원들이 거칠게 반발하며 설전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 담화를 ‘극단적 망상 표출이자 대국민 선전포고’로 규정했다. 김민석 수석최고위원은 기자간담회에서 “이미 탄핵을 염두에 두고 헌법재판소 변론 요지를 미리 낭독해 극우 소요를 선동한 것”이라며 “나아가 관련자들에게 증거 인멸을 공개 지령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윤 대통령의 상태가 매우 심각한 만큼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위험한 상황”이라며 “이에 따라 민주당은 탄핵 가결 때까지 엄중하고 비상한 각오로 준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전 대표는 “내란 수괴이자 과대망상, 편집증 환자가 뻔뻔하게 자기 범죄를 정당화하고 국민과 야당을 겁박했다”며 “토요일이 아니라 당장 탄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2일 창원시 마산회원구 한 도로에 주차해 놓고 스마트폰으로 윤석열 대통령 대국민 담화를 시청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12일 창원시 마산회원구 한 도로에 주차해 놓고 스마트폰으로 윤석열 대통령 대국민 담화를 시청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친윤 핵심’ 원내대표 선출 = 국민의힘은 새 원내대표로 권성동 의원을 선출했다. 권 의원은 원내대표 선거에서 72표를 얻어 김태호 의원(34표)을 누르고 당선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첫 원내대표를 지낸 그는 대표적인 ‘친윤 핵심’으로 꼽힌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완전히 등을 돌린 상황에서 여러 의미를 갖다붙일 수 있는 선거 결과다. 한 대표가 탄핵 찬성을 강력하게 주문했는데, 의원들은 ‘탄핵 찬성’을 앞세운 김 의원보다 ‘친윤 핵심’ 권 의원을 압도적으로 지지하면서 대답을 대신했다.

14일 오후 5시 2차 탄핵소추안 표결까지 상황이 어떻게 바뀔지는 알 수 없다. 1차 때는 국민의힘이 탄핵소추안 부결을 당론으로 택했으나 한 대표가 탄핵 찬성으로 돌아섰다. 또 일부지만 탄핵 찬성 뜻을 공개적으로 밝힌 의원도 나왔다.

권 원내대표는 “당론을 변경하려면 의원 3분의 2 이상 동의가 필요하다”며 “의원총회에서 총의를 모아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원들 각자 의견이 존중받아야 하지만 중요 사안, 현안은 단일대오로 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두천 기자

관련기사

관련기사

잠깐! 7초만 투자해주세요.

경남도민일보가 뉴스레터 '보이소'를 발행합니다. 매일 아침 7시 30분 찾아뵙습니다.
이름과 이메일만 입력해주세요. 중요한 뉴스를 엄선해서 보내드리겠습니다.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뉴스레터 발송을 위한 최소한의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이용합니다. 수집된 정보는 발송 외 다른 목적으로 이용되지 않으며, 서비스가 종료되거나 구독을 해지할 경우 즉시 파기됩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