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저녁 시민대회 열려
참가자 위해 '선결제' 물결
시민단체·노조 차 나눔 앞장
학생들에게 핫팩·깔개 저달

‘12.3 내란 사태’ 이후 집회가 계속되는 가운데 일부 시민이 집회 참석자들을 위해 커피·차를 미리 결제하고 물품을 기부하는 등 선행이 이어지고 있다.

이달 4일부터 창원시청광장에서 열린 시민대회는 지역민들의 크고 작은 연대로 채워지고 있다. 각종 장비 지원부터 기부 물품까지 너나 할 것 없이 도움 손길을 보태고 있다.

집회 참가자들을 위해 커피 등을 선결제 하는 시민도 많다. 지난 9일 창원광장 인근 커피 전문점에 따뜻한 아메리카노 30잔이 결제됐다. 또 다른 커피 전문점에는 10일부터 14일까지 총 음료 200잔이 미리 결제되기도 했다.

창원광장 인근 커피 전문점 사장은 “익명을 요구한 손님이 집회 참가자들이 오면 무료로 제공하라며 30잔을 미리 결제했다”며 “30잔이 다 나가면 또 연락 달라고 했는데, 따뜻한 마음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자원봉사에 나선 시민단체, 노동조합도 빛났다.

시민단체, 노조 등으로 이루어진 자원봉사자들이 지난 9일 창원광장에서 열린 시민대회에서 시민들에게 차를 나눠주고 있다. /박신 기자
시민단체, 노조 등으로 이루어진 자원봉사자들이 지난 9일 창원광장에서 열린 시민대회에서 시민들에게 차를 나눠주고 있다. /박신 기자

유정자 건설노동조합 경남건설기계지부 총무부장은 시민대회 첫날부터 차 나눔 봉사를 이어오고 있다.

유 총무부장은 “건설노조 탄압 때 저희가 오랫동안 천막을 치고 농성을 펼쳤는데, 그때 많은 단체와 시민들이 찾아줬다”며 “그 마음에 보답하고자 이번에는 저희가 광장에 천막을 치고 따뜻한 차를 대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첫날에는 저희가 차를 가지고 왔는데 다음날부터는 시민들이 기부한 레몬청이나 유자청을 가지고 차를 대접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고등학생쯤 돼 보이는 여학생이 용돈으로 샀다며 초코파이 한 상자를 주고 갔는데 그걸 받고 눈물이 핑 돌았다”고 덧붙였다.

함께 차 나눔 봉사를 하는 윤영미 경남대 동문공동체 사무국장도 추운 줄 모르고 일하고 있다.

윤 국장은 “딱 저희 딸뻘 돼 보이는 학생들이 많이 나오는데 그 친구들을 보고만 있어도 힘이 난다”며 “앞으로 이 학생들이 20대, 30대가 돼서 나라를 이끌 거로 생각하니 든든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당장 이번 주 토요일에 윤석열 탄핵안이 통과되면 좋겠지만 그렇게 안 되더라도 저희는 끝까지 광장을 지킬 것”이라며 “탄핵이 안 되면 청년들을 비롯한 더 많은 시민이 광장으로 쏟아져 나올 텐데 결국 탄핵은 시간 문제”라고 덧붙였다.

집회에 참가했던 송미선(18·창원시 성산구) 양은 “많은 분이 저희가 추울까 봐 핫팩도 나눠주시고 앉을 깔개도 챙겨주셨다”며 “행진 때는 저희가 안전하게 갈 수 있게끔 도와주셔서 감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위라는 게 겉으로 보기에는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것처럼 보이는데 사실 그 뒤에 많은 희생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며 “앞으로 지치지 말고 오랫동안 같은 목소리를 내고 싶다”고 덧붙였다.

/박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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