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우 개선·단체교섭 등 촉구
"하청 노동자 차별 언제까지
노조 활동 보장·혐오 멈춰라"

"우리의 투쟁은 사회적 정의를 바로 세우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김건희 여사가 점쟁이, 명리학자에게 '저 감옥 가나요?'라고 물었다고 합니다. 우리는 점쟁이에게 묻지 않겠습니다. 시민사회에 묻겠습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 차별 문제, 현장에서 죽어나가는 노동자들 문제, 우리 사회가 외면해야 합니까? 이 땅을 지키고, 이 땅에서 노동하고, 얼굴 맞대고 살아야 되는 사람들이 답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전국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이하 조선하청지회) 김형수 지회장과 강인석 부지회장이 20일 무기한 단식 농성에 들어갔다.

김형수 지회장은 이날 단식 농성에 앞서 한화오션 서문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전국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가 20일 한화오션 서문 앞에서 무기한 단식 농성 돌입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정봉화 기자
전국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가 20일 한화오션 서문 앞에서 무기한 단식 농성 돌입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정봉화 기자

조선하청지회는 이달 13일부터 거제시 아주동 한화오션 내에서 하청노동자 처우 개선과 단체교섭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이고 있다. 사측이 천막 농성을 막으면서 마찰을 빚고 노숙 농성에 들어간 조선하청지회는 이 농성장에서 "합법적인 항의"로 단식 투쟁에 나선다고 선언했다.

강인석 부지회장은 "하청노동자들이 어마어마한 것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성과금·상여금·상생격려금을)노동자들에게 지급하기로 한 약속을 지키고, 성실히 교섭하면 되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강 부지회장은 "우리만의 일이 아니고 전국 조선소 하청노동자들 삶이 똑같다. 바꿔야 한다"라면서 "명태균 같은 브로커들이 들어와서 하청노동자 파업이 불법이고, 탄압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일은 없애야 하지 않겠느냐"고 성토했다. 전날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국회에서 2022년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 하청노동자 파업 당시 명태균 씨 개입 정황에 대한 국정조사를 촉구했다.

조선하청지회는 회견문에서 "노조가 파업이 아닌 단식으로 투쟁하고 호소해야 하는 현실이 서글프지만, 밥을 굶어서라도 한화오션 하청노동자가 맞닥뜨린 현실을 알리고 호소하고자 한다"라면서 "온갖 혐오와 증오를 부추기고 방관하는 한화오션에 보내는 마지막 경고"라고 밝혔다.

조선하청지회가 전날 공개한 익명 단체 카톡방과 한화오션 직원만 가입할 수 있는 블라인드 앱에는 '하퀴벌레'(하청업체와 바퀴벌레를 합친 은어) '간첩' 등 하청노동자와 노조를 혐오하는 표현들이 올라와 있었다.

조선하청지회는 "한화오션은 조선하청지회 노조 활동을 보장하고, 혐오와 증오·조롱을 멈춰라"라며 "또한 임금 체불 대책을 마련하고 실질적인 교섭에 나서라"고 요구했다. 아울러 고용노동부에 한화오션을 부당노동행위로 고소하고, 국가인권위원회에 긴급구제를 신청한다고 덧붙였다.

/정봉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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