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자 총회에서 황우여 전 대표 비대위원장 임명
윤재옥 원내대표 "공정하게 전당대회 관리할 분"
차기 원내대표엔 '친윤 핵심' 이철규 의원 추대론
당내외 "총선 참패 책임자 자숙할 때" 비판 여전
황우여 전 새누리당 대표가 국민의힘 새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았다. 4.10 총선 참패 후 18일 만이다. 당 수습 작업 첫발을 내디딘 셈이지만, 당 안팎에서는 '친윤석열계 핵심' 이철규 의원 원내대표 출마설에 이은 '흘러간 인물' 황 전 대표 귀환에 "혁신·쇄신에 맞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윤재옥 원내대표 겸 당 대표 대행은 29일 오전 국회에서 비상대책위원장 선출을 위한 3차 당선자 총회를 열고 전당대회를 준비할 비대위원장에 당 상임고문단 소속 황 전 대표를 지명했다. 황 전 대표는 박근혜 정부 때 사회부총리(교육부 장관)를 한 '친박근혜계' 인사다. 박근혜 정부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사태 주역이기도 하다. 윤 원내대표는 지난 26일 황 전 대표에게 비대위원장직을 요청했다.
윤 원내대표는 당선자 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공정하게 전당대회를 관리할 수 있는 분, 당 정치를 잘 아시는 분, 당 대표로서 덕망과 신망을 받을 수 있는 분 등 세 가지 기준으로 비대위원장 후보를 물색했다"며 "황 전 대표는 5선(국회의원), 당 대표를 지내고, 덕망과 인품을 갖춰 공정하게 전당대회를 관리할 수 있는 분"이라고 밝혔다.
원외 인사로 정한 이유를 묻자 "이준석 전 대표 선출 전당대회 때 관리위원장을 했고, 당 상임고문으로 고문단 회의에 늘 참석해 당에 애정을 갖고 조언도 많이 해주셨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과 교감 여부에는 "당선자 총회 직전 정무수석에게 황 전 대표를 비대위원장으로 모시겠다고 공유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무에 밝으시고 (2021년) 전당대회 관리위원장 때 부위원장으로서 모셔 일해보니 다양한 이견이 있을 때 조정·중재도 잘하더라. 역할을 충분히 잘하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상임전국위원회를 여는 등 이달 중 당헌·당규 상 임명 절차와 비대위원 등 지도부 구성을 완료할 계획이다.
그러나 당 안팎에서는 "총선 패배 후 민의를 깨달은 게 맞냐", "당 쇄신과 혁신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황 전 대표는 합리적인 분이지만 총선에서 나타난 민심을 받들고 혁신·쇄신 그림을 그려나갈 수 있을 능력을 지녔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총선 참패 이후 도대체 무엇을 깨닫고 느끼고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했는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지난 주말 동안 수도권 인사와 얘기해봤는데, 굉장히 혼란스럽고 당황하는 게 역력하게 느껴진다. 여권 혼란은 대한민국 전반의 혼란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국민의힘 차기 원내대표 선출은 '친윤 핵심' 이철규 의원 단독 출마로 가닥이 잡히는 분위기다. 이 의원은 28~29일 언론 인터뷰에서 "누군가는 악역을 담당해야 할 것"이라며 출마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유력주자로 여겨진 김도읍 의원은 29일 출입기자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원내대표에 출마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4선이 되는 박대출(진주 갑)·윤영석(양산 갑) 의원, 3선이 되는 김성원·성일종·송석준·추경호 의원 등이 후보로 거론된다. 아무도 나서지 않으면 이 의원이 단독 출마해 추대로 갈 수도 있다. 친윤 그룹에서는 "당 혼란을 막고, 당정 간 호흡을 맞추는 데 이 의원이 적임자"라는 말이 나오는 등 '이철규 추대론'도 감지된다.
수도권 당선자를 중심으로 이 의원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5선이 되는 윤상현(인천 동구미추홀구 을) 의원은 한 라디오 방송에서 "총선 패배 책임이라는 면에서 벌을 받아야 할 분이지 상을 받아야 할 분은 아니다. 지금은 자숙할 때"라고 지적했다. 안철수(경기 성남 분당 갑) 의원도 "총선 참패 원인을 제공한 당정 인사들은 2선으로 후퇴하는 게 맞다"고 비판했다.
/김두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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