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임자 말 듣고 1984년 시작 추정…시 "자료 찾아 확인할 것"

경남도 지정문화재 제44호 내동패총(조개더미)에서 1984년부터 양묘장을 운영해왔다고 밝혀온 창원시가 아무런 근거 자료 없이 양묘장 운영 시점을 84년도로 추정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30일 창원시 푸른도시사업소 산림휴양과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시는 현재 공직에서 퇴임한 부서 전임자에게서 84년부터 양묘장이 내동패총에서 운영됐다는 말만 전해듣고 양묘장 운영 시점을 84년도로 추정했다. 운영 시점을 알 수 있는 근거 자료는 확인하지 않았다.

시는 내부 보고 과정에서도 자료 확인 과정을 거치지 않고 84년부터 양묘장 운영을 해왔다고 보고했다.

양묘장 운영 시점을 84년이라고 확정적으로 밝혀왔던 시로서는 문화재를 훼손해온 시점에 대한 근거 자료조차 확보하지 않은 상태에서 대내외적으로 공개적인 발언을 해온 셈이다.

시가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시는 지난 1987년 창원대로 변 시설녹지 부지매수에 관한 보상계획을 세운 뒤 창원시 성산구 내동 256번지 외 19필지 2만 9187㎡를 1987년부터 1988년까지 1년에 걸쳐 사들였다.

현재 내동양묘장은 내동패총 문화재 지정구역(1만 7904㎡)을 포함해 3만 616㎡ 규모로 운영 중인데, 매입 사실이 문서로 확인된 2만 9187㎡를 제외한 1429㎡는 어느 시점에 매입돼 양묘장 운영이 시작됐는지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현재 내동양묘장 터는 시가 양묘장 운영을 시작하기 전인 1970년부터 18년 동안 한성농원이라는 이름으로 개인이 운영하던 농원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어떤 목적으로 한성농원 터를 사들여 지금의 규모에 이르게 됐는지 확인하지 못한 상황이다.

한편에선 문화재 지정구역에서 나무를 심고 캐내는 일을 반복하며 문화재를 훼손해왔으면서도 정확한 확인 과정 없이 일을 처리하는 건 부적절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노창섭 창원시의회 부의장은 "푸른도시사업소 업무보고 과정에서 질의할 때 개인농장을 인수해서 내동양묘장을 84년부터 운영했다는 답변을 받았었다"며 "공식적인 회의 자리에서 사실을 확인하지 않고 얘기한 거라면 심각한 실수를 한 것이기 때문에 바로잡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해련 창원시의원은 "정확한 시점이 나와야 정확한 역사를 알 수 있는 거다"며 "지금부터라도 과거에 잘못됐던 부분들을 하나하나씩 해결하는 쪽으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현민 시 푸른도시사업소 산림휴양과장은 "전임자로부터 84년부터 시작됐다고 들어서 84년부터 운영이 시작된 거로 추정하고 있었다. 전임자도 그 전 전임자에게서 그렇게 들었던 거로 알고 있다"며 "어디에 자료가 묻혀있는지 모르겠지만 자료를 찾아서 내용을 확인해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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