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고·야외에 1년 가까이 보관
수거·운반업체 3곳 환경청 적발
대구 소각업체 포화·처리 못해

김해와 통영에 의료폐기물 560t이 열 달 넘게 방치돼 있다. 이와 관련, 환경당국은 최근 경북지역에 있는 의료폐기물 소각업체 아림환경의 장부 조작과 불법 보관을 적발했다.

낙동강유역환경청에 따르면 김해 주촌면 4개 창고에 일회용 기저귀·주사기, 거즈 등 각종 의료폐기물 407t이 종이 상자와 플라스틱 통 등에 담겨 지난해 7월 말부터 방치되고 있다.

김해지역 4개 창고에 쌓인 의료폐기물은 아림환경과 거래하는 수거·운반업체 2곳의 물량이다. 이들 업체는 아림환경 소각장 포화로 떠안게 된 의료폐기물을 임시로 보관하고자 회사 인근에 있는 창고를 임대해 사용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통영지역 상황은 더 심각하다. 아림환경과 거래하는 통영 수거·운반업체는 사무실 주차장에 임시로 야적해 폐기물을 보관하고 있다. 열 달 넘게 야외에 의료폐기물이 방치되면서 야적장 근처에서 약품 냄새와 소독 냄새가 난다는 민원이 제기되고 있다.

▲ 통영지역 의료폐기물 수거·운반업체가 주차장에 야적해놓은 의료폐기물.  /제보자
▲ 통영지역 의료폐기물 수거·운반업체가 주차장에 야적해놓은 의료폐기물. /제보자

의료폐기물은 감염성 병원균을 갖고 있어 격리해야 한다. 법정 의료폐기물은 4℃ 냉장 보관 시 일반의료폐기물(탈지면·붕대·기저귀·생리대 등)은 5일 이내, 격리 의료폐기물(격리된 사람에 대한 의료 행위에서 발생한 폐기물)은 2일 이내에 소각 처리해야 한다.

1일 60t 소각 능력을 갖춘 아림환경은 여러 업체로부터 초과 물량을 받아 폐기물이 쌓였다. 대구지방환경청이 최근 발표한 압수수색 결과에 따르면, 현재 적발된 7개 의료폐기물 보관 창고(1090t) 외에도 5개 창고(150t)에 물량이 더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구환경청은 "불법 보관에 대한 책임이 없다는 의료폐기물 소각업체의 주장과는 달리, 폐기물 처리비용을 받은 후 처리하지 않고 올바로시스템(폐기물적법처리시스템)에 처리가 완료된 것으로 입력하고 불법 보관을 지시한 정황도 일부 확인됐다"고 밝혔다.

낙동강청 관계자는 "의료폐기물 소각장은 전국 13곳이 있다. 경남 인근에는 진주와 부산 기장에 소각장이 있지만 일일 처리능력이 0.5t이 채 안 된다. 경남에서 발생하는 의료폐기물 수거·운반업체 8곳이 아림환경과 거래하고 있고, 이중 3곳의 불법 보관이 적발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대구환경청이 의료폐기물 소각업체를 압수수색한 결과, 거래 업체 대부분 불법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나머지 업체를 대상으로 자진신고 권고, 특별점검 등을 벌이는 등 추가 불법 보관 장소를 찾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낙동강청은 의료폐기물을 불법 보관한 김해·통영지역 3개 업체에 1개월 영업정지 등 행청처분을 내리고 특별사법수사관에 수사를 의뢰했다. 하지만, 도내 불법 보관된 의료폐기물 560t 중 일부는 치웠지만 나머지는 여전히 그대로 방치된 상태다.

낙동강청 관계자는 "대구환경청과 함께 불법 보관된 의료폐기물을 우선 처리할 계획이지만 전국에 1000t이 넘고 매일 폐기물이 발생하고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야적장에 쌓아둔 통영지역 물량 처리가 급해 먼저 처리하고 있는데 현재 7∼8t 소각했다. 현장을 수시로 확인하며 감염 우려 등을 없애고자 자치단체와 협의해 소독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구환경청은 "아림환경의 의료폐기물 부적정 보관 혐의와 보관기간이 초과한 의료폐기물을 소각하지 않은 혐의, 폐기물 인계서를 허위로 작성한 혐의 등이 입증됐다. 추가 혐의와 아직 발견되지 않은 의료폐기물을 찾고자 수사 인력을 총동원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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