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폐기물은 고위험성 폐기물이다. 그만큼 경각심을 갖고 철저하게 처리되어야 한다. 그런데 이런 고위험성 폐기물이 많게는 10달 넘게 창고에 불법 보관되었다가 적발되었다. 국민 건강과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의료폐기물 처리가 이처럼 허술한 것은 관련 업자의 안이함뿐 아니라 관계 당국이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책임도 있다. 더는 이런 어이없는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더욱 엄격한 법 적용과 관계 당국의 문제 해결 노력이 있어야 한다.

이번에 적발된 김해와 통영의 의료폐기물은 560t에 달하는 엄청난 양이다. 의료폐기물은 감염성 병원균을 갖고 있어 규정에 따라 엄정하게 격리해야 한다. 법정 의료폐기물 중 탈지면·붕대·기저귀 등은 4℃ 냉장 보관 시 5일 이내, 격리 의료폐기물은 2일 이내에 소각 처리해야 한다. 그러나 의료폐기물을 소각처리하는 업체인 아림환경과 거래하는 김해의 수거·운반업체는 이를 어기고 일반 창고에 지난해 7월부터 보관해오고 있었다. 통영에서는 아예 야외주차장에다 쌓아 두었다가 적발되었다. 아림환경의 소각장이 포화상태였다고는 하지만 번연히 위험물임을 알면서도 이런 어이없는 짓을 벌인 것은 결코 용납될 수 없는 범죄다. 더욱이 아림환경은 장부도 조작해 적발되었다.

관계 당국은 이번 사건을 예사로 넘겨서는 안 된다. 의료폐기물이 엄격하게 다루어지는 이유는 국민 건강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감염성 병원균은 급속하게 퍼지며 한번 발생하면 그 피해 또한 걷잡을 수 없다. 이걸 잘 알고 있을 해당 업체들이 이런 행각을 벌인 것은 어떤 이유나 변명으로도 용납될 수 없다. 관계 당국도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 국민건강의 최종적인 책임은 정부에 있다.

이번 사건이 발생하게 된 원인을 확실히 조사하여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하지 않도록 해 줄 것을 촉구한다. 엄청난 사건도 작은 데서 출발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소각장 포화상태가 문제였다면 소각장부터 늘려야 한다. 해당 업체들의 자격 요건을 강화하고 철저한 관리도 따라야 한다. 이런 사건은 예방이 우선이다. 벌어지고 나서는 이미 늦다는 것을 명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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