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사람] 권춘현 형평운동 운영위원장

백정신분해방운동인 '형평운동'이 진주에서 일어난 지 90년 됐다. 형평운동기념사업회는 지난 1992년 창립했다. 그 역사적 정신을 계승하기 위함이다. 지난 1996년에는 촉석루 앞에 기념탑을 건립했다. 남녀가 손을 맞잡고 함께 발맞추려는 모습을 하고 있다. '형평정신'이라는 네 글자도 눈에 유난히 들어온다.

권춘현(49·사진) 운영위원장에게 왜 하필 진주에서 일어났을까에 대한 궁금증부터 던졌다. "학자마다 견해가 조금씩 다르기는 한데, 제일 크게는 역사적 배경에 있는 듯합니다. 이전 진주농민항쟁과 같은 역사적 의식이 남아있어 다른 지역보다 욕구가 컸던 듯합니다. 또한, 진주는 당시 경상도 중심이면서 사회운동도 활발히 이뤄지며 형편운동을 도우려는 세력이 있었던 거죠. 강상호 선생 같은 분이 대표적이겠죠. 그리고 진주교회 동승 예배 거부, 그 시기에 일본서도 비슷한 운동이 일어난 영향도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당시 백정이 집단으로 거주했던 지역은 오늘날 옥봉동 진주향교, 망경초등학교 근처였다고 한다. 하지만 형평운동이 일어난 지 90년이 지났고, 백정 계층은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 맥이 이어질 수밖에 없는 오늘날이다.

"백정이라 불리는 집단은 이제 없지요. 그렇더라도 소외된 계층, 장애인·이주여성·외국인노동자, 좀 더 넓게는 서민층 인권 문제는 다르지 않다고 봅니다. 인간적인 대접을 못 받는 사회를 바꾸려 노력을 해야 하는 거죠." 이를 위해 올해는 다양한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인권실천운동결의·장애인인권운동을 펼치면서, 형평운동 역사를 바로 알리고, 장애인에 대한 비장애인 학생 인식 변화 프로그램, 무장애인 도시 선언 같은 것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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