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근 도의원 고증 비판…"미국산 소나무 제작" 주장
경남도가 최초로 원형에 가깝게 복원했다며 지난 6월 선보인 거북선과 판옥선이 금강송 대신 미국산 소나무로 제작돼 사실상 '짝퉁'인데다가, 안전사고 위험에 관람객들의 승선이 불가능함은 물론 역사적 고증 작업도 불철저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경남도의회 김윤근 의원(한나라당·통영1)은 12일 도정질문에서 "거북선과 판옥선에 대한 고증과 건조 작업은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잘못됐다"고 밝혔다.
1년 2개월 동안의 건조 작업이 끝난 후, 지난 6월 충남 서천의 한 조선소에서 통영과 거제에 도착한 거북선과 판옥선은 경남도가 추진한 '1592년 거북선 등 군선 제작사업'에 의해 탄생했다. 모두 40억 원의 예산이 들었고, '이순신프로젝트' 사업의 일환이었다. 그리고 거북선은 거제 지세포에, 판옥선은 통영 중앙동 문화마당 앞에 각각 정박했다.
당시 경남도는 "임진왜란 당시 조선 수군의 주력선이었던 판옥선의 실물 복원은 유례가 없었던 일로 역사적인 업적으로 평가받을 만하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으며, 제작에 들어갈 즈음이었던 지난해 3월에는 한국을 대표하는 소나무인 금강송으로 거북선을 제작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윤근 의원은 "금강송 1050그루로 제작한다고 했다가 사실은 미송과 캐나다산, 그리고 나왕 등으로 제작이 됐다"며 "제작 중 민원이 제기되니까 거북선 상판 일부와 판옥선 장대(장군석)에만 금강송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금강송은 1사이(才)에 1만 2000원 나가는 고가이나, 미송은 1600∼2000원이라는 게 김 의원의 설명이다. 김 의원은 "숭례문 복원에 사용될 금강송을 구하는 데만 1년이 걸렸다. 그런데 거북선과 판옥선 제작은 15개월 만에 끝났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또 왜 사업 시행 주체가 경남개발공사인지도 의문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경남도에서 고증 위원과 전문 학자들 초청해 절차 거쳐서 공청회나 세미나를 열어야 하는데 왜 개발공사가 사업 주체인지 모르겠고, 절차와 과정이 귀찮아서 그런 것이었냐"고 따져물었다.
이에 대해 김이수 문화체육관광국장은 "(개발공사가)계약 공사에 노하우가 있기 때문이었다"고 답변했다.
이와 함께 사업 주체인 경남개발공사는 전통 한선 제작 전문가와 선목장 등으로 구성된 '건조자문위원회'를 단 한 차례도 소집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원형 복원은 차치하고서라도 안전상의 결함도 발견됐다는 주장도 가세했다.
김 의원은 "실제 거북선에는 100명이 승선할 수 있는데, 거제에 있는 거북선은 10명이 올라가면 배가 한쪽으로 기운다. 이런 배를 타고 100명이 어떻게 전투를 했겠느냐"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판옥선 역시 전체적으로 문제가 한둘이 아니고 어디서부터 지적해야 할지 모를 정도"라며 "경남도 감사관이 감사를 하든지 처음부터 다시 점검해달라"고 요구했다.
이날 답변에 나선 김이수 국장은 김 의원의 의혹 제기에 대해 "국내산 소나무를 사용했다", "다시 체크해서 보고하겠다" 등의 말을 남겼다.
하지만 뒤늦게 도정질문이 끝난 후 경남도는 "누가 봐도 수긍할 수 있는 자료를 바탕으로 미송을 사용했는지 여부를 반드시 밝히겠고 그 사실도 이른 시일 안에 공개하겠다"며 "재검토할 부분이 있으면 곧바로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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