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의 봄'으로 널리 알려진 아동문학가 이원수. 그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기념사업회와 창원시가 시민의 혈세 2억 원을 들여 다양한 기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여러 편의 친일 작품을 쓰는 등 친일 활동으로 친일 인명사전에도 오른 이원수이다. 이에 대해 부끄러워해도 모자랄 판에 100주년 기념사업을 버젓이 크게 벌인다니 기가 막힐 일이다. 그런데 지난 1월 24일에는 기념사업회 선포식에서 박완수 창원시장이 '이원수 선생을 통합창원시의 브랜드로서 창원의 가치를 부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까지 말한 바 있다. 박 시장이 이원수에 대해 얼마나 인식을 하고 이러한 발언을 했는지 참으로 의문스럽다.
세금을 들여 대대적으로 탄생 100주년 기념사업을 할 만한 인물인지 아닌지 우리는 분명히 이원수에 대해 파악을 해야 한다. 이원수는 반일독서회 모임으로 체포돼 10개월간 옥고를 치르기도 했지만 중일전쟁을 기점으로 일제의 전쟁과 황군 병사를 찬양하는 시와 수필작품을 친일 잡지에 계속 발표하면서 안락한 생활을 영위한 인물이다. 이렇게 명백한 친일행위를 한 작가에 대해 기념사업을 거창하게 벌이고 창원의 가치를 부여하는 브랜드로 내세우겠다는 데 찬성할 시민은 없을 것이다. 또한, 이번에 창원시와 기념사업회는 세금으로 기념사업을 진행하면서도 정작 지역방송이 마련한 토론에 나오지 않았다. 이원수 작가의 친일 행적에 대한 문제로 기념사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와중에 방송 토론회에도 나오지 않는 것은 시민 설득과 동의를 얻으려는 과정을 무시하는 처사라 볼 수밖에 없다.
창원시 관계자와 기념사업회는 불참 근거로 이미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졌고, 이번 토론 주제에 대해 논의할 내용이 없다는 점을 내세웠다 한다. 기념사업 자체에 대한 반발이 거세지는 마당에 사회적 합의를 이루었다니 말이 되는가. 어떤 인물에 대한 기념사업을 공식적으로 하고 지역 브랜드로 내세우려면 사전에 그 인물에 대한 지역민들의 합의와 철저한 평가가 선행되어야만 한다.
이원수의 친일 행적에 관련된 문제를 적당히 포장해서 얼버무리고 기념사업은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려 해선 안 된다. 과거의 명성이나 문단의 평판에 의존해 잘못 만들어진 이원수의 허상에 사로잡혀 시민들의 혈세를 엉뚱한 곳에 낭비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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