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국민치고 3·1의거에 대해서 모르는 이는 없을 것이다. 제국주의로 무장한 일제에 맞서 맨몸으로 자주독립을 외친 그 정신이 없었다면 대한민국이라는 국가는 오늘날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세계사적으로도 3·1 의거는 제국주의에 반대하는 반외세 민족자주 운동의 효시가 되었으니 이보다 큰 민족의 재산은 없다고 본다.
그런데 오늘날 대한민국의 현실은 3·1절을 기념하고 있지만 그 정신을 제대로 계승하려 하지 않는다. 단적인 예로 온 민족이 떨쳐 일어났던 그때에 비해 오늘날 우리 사회는 너무 갈라져 있다. 남북, 동서로 대립하는 것도 모자라 이제는 각종 정치적 이유로 같은 지역민끼리도 편을 나누어 서로 힐난하며 죽기 살기로 덤빈다.
종교로 말미암은 분쟁은 또 다른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기도 하다. 이로써 발생하는 후유증과 피해는 국가의 힘을 낭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종내는 존망의 근원이 되기도 하는 것은 굳이 역사책을 뒤적이지 않아도 훤하다.
대한민국이 이렇게 된 것은 3·1정신의 반대편이었던 친일파를 제대로 청산하지 않은 토대 위에서 국가가 탄생함으로써 비롯되었다고 본다. 그것이 해방 후의 좌우 대립과 6·25 시기의 피의 학살을 불러왔던 것이다. 3·1정신이 오롯이 건재했다면 많은 백성이 피를 흘리지 않을 수도 있었다고 보면 그 정신을 망각한 것은 민족 전체가 민족의 미래에 대해 저지른 잘못이라 하겠다.
그런데도 현실은 망각을 넘어 창원시와 일부 지자체의 경우에서 보듯 오히려 친일파를 기념하려고 한다. 이들이 이런 일을 거리낌 없이 할 수 있는 것은 국가기관과 정치인들이 과거사에 대한 반성의 길을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국사교과서를 보아도 을사오적은 나오지만 수없는 친일파 때문에 겪었던 민족의 수난에 대한 언급을 찾을 수 없다. 이래서는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
대한민국은 한시바삐 3·1절에서 민족자존의 근본 에너지를 찾아 승화해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남북통일의 열쇠이며 세계사의 모범이 되는 길이다. 그런 취지에서 3·1절은 이제부터라도 겉치레의 기념행사에 머물러서는 안 될 것이다. 전 국민이 하나 되는 3·1축제로 거듭날 때 오늘날 대한민국이 안고 있는 문제들이 비로소 술술 풀릴 것이다. 제언컨대 경남도와 도민들이 먼저 3·1절을 축제로 시작한다면 전 국민의 관심을 끌기에 좋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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