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창원시의 도시 브랜드 사업과 도시재생 시범사업 과정에서 고향의 봄 이원수 선생과 가고파 이은상 선생의 이름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원수 탄생 100주년 기념사업 선포식 및 흉상 제막식'이 팔룡동 고향의 봄 도서관에서 있은 후, 한 시민단체가 기자회견을 한 것이다. 박완수 시장이 선포식에서 "이 일이 통합 창원시의 가치를 부여하고, 도시의 브랜드로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데 문제제기를 했다. 이 단체는 과거 통합창원시가 되기 전 친일 혐의, 독재 협력 전력이 있는 이은상과 조두남을 기리는 기념관을 세우려 할 때 문제제기를 통해 마산문학관과 마산음악관으로 명칭을 변경케 한 적이 있다.

창원시장이 도시의 브랜드화 사업에 이원수를 언급한 것은 일단 흠결이 있어 보인다. 본래 브랜드란 사업자가 자기 상품에 대하여, 경쟁 업체의 것과 구별하기 위하여 사용하는 기호·문자·도형 따위로 소비자로부터 품질에 대한 높은 신뢰를 얻고자 사용하는 상표를 말한다. 이런 점에서 이원수의 '고향의 봄' 노랫말은 국민적 브랜드가 될 수 있지만 이원수의 과거 전력을 들어내면 이미 그는 <친일인명사전>에 '시일야방성대곡'으로 유명한 장지연, 가곡 '선구자'의 작곡가 조두남, 음악가 남인수와 반야월, 박시춘, 문학평론가 조연현, 연극인 유치진 등과 함께 포함되어 있다. 엄연한 역사적 사실에 근거한 친일흔적이 브랜드로서는 결정적 흠결로 나타난 것이다. 논란의 여지가 있는 사람을 섣불리 도시 브랜드로 하거나 기념관을 세우는 일은 심사숙고할 일이다. 다만, 시민이 뽑은 정치인과 영역별 리더들이 지역발전을 위해 과거 이름 있는 문화예술인들과 지역의 자연문화유산을 대표 브랜드로 만들려는 노력은 당연하다고 할 것이다.

최근 고성경찰서가 지역치안 기관 명칭을 공룡지구대로 하여 지역민에게 친밀한 공룡이라는 브랜드를 사용하여 박수를 받은 일은 좋은 사례다. 그러나 사람을 브랜드로 세울 때는 여러 가지 고려해야 할 절차가 있다. 얼마 전 도시재생 사업에 이은상을 포함하는 것을 두고 논란이 일자 창원시는 즉각 시민 의견을 묻고 확정할 계획이었으며 갈등을 일으키는 사업이 되길 바라지 않는다는 해명을 낸 바 있다. 이원수 선생 문제도 다르지 않다. 이참에 창원시는 도시브랜드를 창출하는 문제는 시민 모두가 공감하는 소재로 결정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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