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지사지, 일터에서 평생을 바쳐 일했는데, 퇴직금 한푼 받을 수 없다면, '조금만 기다려 달라'던 대표이사가 상습적인 임금체불을 일삼으며, '배 째라는 식'으로 나온다면? 추한식 회장과는 더는 같이 일을 못하겠다는 (유)시민버스 노동자의 외침이 수긍되는 까닭이다.

임금체불로 촉발된 시민버스 운행거부 사태가 사태발생 60일을 넘어서고 있다. 100명이 넘는 노동자와 그 가족들의 삶은 갈수록 피폐해지고 있다. 사측에 대한 불신은 차지하고서라도 회사 정상화를 두고 노동조합의 주장에 동의하지 못하겠다며 또 다른 비상대책위가 생기는 등 노노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노동자들의 요구는 간단하다. 임금 하나 챙겨주지 못하는 추한식 회장과는 앞으로 같이 못 하겠다는 것이고, 제3자가 인수하거나 차라리 자율기업(자주관리기업)으로 가겠다는 거다.

현재 시민버스 노동조합 비상대책위를 중심으로 자율기업에 대한 논의가 한창 진행 중이다. 진주를 비롯해 먼저 자주관리를 시행하고 있는 버스업체를 견학하는 등 작업이 구체화되고 있다.

일은 일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더 열정적이기 마련이다. 노동자들이라고 경영을 모를까. 118명의 시민버스 노동자가 힘과 지혜를 모은다면, 적어도 추한식 회장처럼 노동부에 회계장부와 관련된 자료 제출 요구에 불응하거나 부도나기 전 재산을 빼돌리기 식의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투명경영을 실현해 다시 반듯하게 시민버스를 세우면 될 일이다.

시민의 안전이라는 측면에서도 시민버스가 다시 튼튼한 버스회사로 되살아나야 한다. 임금 체불로 말미암아 미래에 대한 불안이 쌓이게 되면 안전 운전에 위협요소로 작용할 것이고, 버스를 이용하는 시민들도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그러나 큰일을 치르려면 노동자 내부의 단결이 먼저다. 현 노조집행부와 비대위가 '와서 모여 뭉쳐 하나'가 되어도 시원치 않은 판에 둘로 쪼개져 있으니 안타깝다. '노노 갈등'이 이어져서는 안 된다. 단결하는 시민버스 노동자의 모습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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