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누구나 행복을 추구하며 산다. 사는 동안 각종 사고와 병고를 포함한 삶의 풍파가 없을 수는 없지만, 그래도 사는 동안 건강하게 살기를 바라고 평안하기를 바라며 풍족한 생활을 추구한다. 그러나 행복한 삶에는 나름의 조건이 있다. 바로 복(福)과 덕(德)이다.복이란 남이 대신 살아줄 수 없는 자신만의 삶 속에 지니는 것이다. 복이란 보통 에 기록된 오복(五福)을 뜻한다. 첫 번째 복은 수복(壽福)이며 오래 사는 복을 의미한다. 두 번째 복은 부복(富福)인데 재물이 넉넉하고 부유하게 사는 것을 의미한다. 세 번째 복은 강녕
"예전의 장미는 그 이름일 뿐, 우리에겐 그 이름들만 남아있을 뿐." 베르나르 드 클뤼니가 쓴 에 나오는 한 구절입니다. 무슨 말일까요? 저도 모르겠습니다. 자꾸 생각하니 알 듯하다가도 모르겠고. 머리가 아프네요. 그런데 움베르토 에코라는 작가가 이 구절을 가져와 이라는 소설 제목으로 사용합니다. 자기 데뷔작이자 대표작입니다. 이 소설은 1980년 이탈리아에서 첫 출판되었으며 영화로도 만들어졌습니다.줄거리는 한 수도원에서 연쇄 살인이 일어나는데 사건 해결을 위해 교황청에서 조사관이 파견되고, 당
22대 국회의원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여야 할 것 없이 쏟아내는 심판의 목소리가 극에 달하고 있다. 이것은 그만큼 선거가 과열되었다는 말이기도 하지만 매우 걱정스럽고, 마음이 아프다. 누가 누구를 심판한다는 말인가? 모두가 이 나라 백성이고, 모두가 이 나라를 위해 일할 좋은 일꾼을 뽑기 위해 애를 쓰고 있는데, 축제는 아니더라도 어쩌다 이렇게 서로가 심판하지 못해 안달인가? 곧 선거 결과가 나올 텐데 분명한 것은 이긴 자는 심판의 칼을 휘두를 것이고, 진 자는 다음 선거를 위해 더 시퍼런 칼을 준비하려고 할 텐데 이것이 어떻게 국민
산하대지는 봄기운이 완연하여 빠알간 홍매화가 꽃망울을 터뜨리고 노오란 산수유는 화사한 얼굴로 반긴다. 봄비가 대지를 촉촉이 적시는데 섬진강 줄기를 따라 하동을 향했다.김해 가락국 김수로왕의 일곱 왕자가 출가 수도하여 모두 득도했다는 지리산 자락 하동 칠불사를 찾았다. 칠불사는 아(亞)자 방으로도 유명하지만 절 입구에 자리한 영지(靈池)가 있다. 출가한 일곱 왕자가 보고 싶어 수로왕과 허왕후는 먼 길을 달려와 만나기를 원했지만 왕자의 외삼촌인 장유화상은 수도에 방해가 된다고 허락지 않고 신통력으로 연못에 왕자의 영상이 나타나게 해서
22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며칠 남지 않았다. 이 지역에서는 이 당이, 저 지역에서는 저 당이 앞서느니 뒤서느니 연일 뉴스가 국회의원 선거로 들썩이고 있다. 어느 정당, 어느 후보를 지지하느냐는 설문조사로 휴대전화가 뜨겁다.그럼에도 나는 밭을 뒤엎고, 퇴비를 뿌리고, 밭고랑을 만들고, 비닐을 씌워 모종을 심거나 씨를 뿌린다. 농사보다 정직한 것은 없다는 농군의 신념이 틀리지 않음을 몸소 체험하기 때문이다. 땀 흘려 일한 만큼 수확을 하고, 비록 푸성귀지만 농사지은 것으로 맛난 식사를 할 수 있으니 이것만큼 보람된 일도 극히 드물다.한
3월 31일이 부활절입니다. 모든 그리스도교의 가장 크고 중요한 축제이며 신앙의 근본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모든 종교는 부활의 영광을 누리고자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예수님 부활은 우연한 기회에 그냥 이루어진 것이 아닙니다. 십자가 죽음이라는 극한의 고통을 치르고 나서 이룩하신, 인류사에 한 획을 그은 영광 중의 영광스러운 사건입니다.부활을 준비하고 맞이하는 모습은 그리스도교의 종파마다 다릅니다. 그중에서도 제가 속해있는 가톨릭에서는 부활 전 40일 동안 '슬픈 시기'를 지냅니다. 이것을 '사순시기'라고 합니다. 사순(
성경에는 '해 아래 모든 것이 드러나기 마련이다'(눅 12:2, 히 4:13) 라고 하는데 이것은 우리가 삶 속에서 터득한 진리이고, 변함없는 법칙으로 확증된 것입니다. 그리고 심판이라는 것도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드러나는 것이 심판입니다.제 나이가 칠십인데 나이가 들수록 그동안 감추고 살았던 나만의 비밀들이 가끔 되살아나 쓴웃음을 지으며 참회 아닌 참회를 하지만 그때 내가 왜 그랬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그렇다고 지금 내가 잘못한 이들을 찾아다니며 용서를 구할 수도 없습니다. 그들이 지금까지도 나의 잘못을 기억하고 있는지 알 수
갑진년 새해를 맞이하여 벌써 두 번째 달력을 넘기고 있다. 광화문 광장입구에 위용을 보이며 세워져 있는 이순신 장군의 동상을 볼 때마다 원불교 소태산 대종사께서 그 위덕을 경전에 소개하셨던 지(智)와 덕(德)을 겸비한 성장(聖將), 본인의 안위보다 백성의 생명과 나라의 존망만 생각했던 진정한 지도자, 이충무공을 생각한다. 신년이 되면 한해의 국정 전반에 대한 정책방향을 밝히는 대통령의 신년기자회견은 그동안 많은 국민의 관심사였다. 그런데 기자회견이 사라 진지 오래다. 대신 올해는 '대통령실을 가다' 다큐멘터리 대담을 녹화 편집하여
선거철이 다가오고 경쟁이 심화하는 시기입니다. 한정된 자원과 재화의 획득을 위해 인간은 치열하게 다투며 경쟁하고 싸웁니다. 그래서 끊임없이 쟁투하며 살아가는 게 우리의 숙명이요, 업이요, 현실이 된 것일 테고, 우리가 사회라고 부르는 시스템은 승자들이 화려한 탐욕의 축제를 벌이는 장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모두 절대적 승자는 아닙니다. 경쟁과 대결을 통해 어떤 이는 더 많은 것을 노획했을 것이고 어떤 이는 그 앞에 떨어진 노획물의 찌꺼기에 만족해야만 합니다. 어떤 이는 도태된 한 마리 짐승처럼 서서히 죽음으로
이라는 영화를 보셨습니까? 2010년 개봉한 김태균 감독 작품입니다. 전 축구선수 김신환이 동티모르에서 아이들에게 축구를 가르친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입니다. '동티모르 한국인 히딩크 감동 실화'라는 문구가 마음에 드는 영화입니다.동티모르는 '21세기 최초의 독립국가'라고 불립니다. 포르투갈, 네덜란드, 인도네시아의 지배를 받다가 2002년 완전하게 독립된 나라입니다. 인구는 134만여 명에 충청도만 한 국가입니다. 아시아에서 필리핀과 함께 2개뿐인 가톨릭 국가입니다. 경제적으로 매우 어려운 나라입니다. 맨발의 꿈에
2023년이 지나고 청룡의 해인 2024년을 맞이했습니다. 그런데 큰 소망 가운데 새해를 맞이했으면 뭔가 달라져야 할 텐데 아무것도 달라진 것이 없습니다. 모든 것이 어제 그대로이고, 새것이라고는 아무것도 없습니다.기대와 현실 사이의 골이 깊다는 것을 모르는 것이 어리석음이고, 그 골의 깊이를 아는 것이 지혜입니다. 어리석음은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멈춤이고, 모든 것이 그대로이기 때문에 어리석은 자는 골을 메울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지혜는 멈춤이 아니라 전진하는 힘이고, 새로움이기 때문에 지혜로운 자라야 골을 메울 수 있습
은 안데르센이 지은 너무도 유명한 동화이다. 사치를 좋아하는 임금님에게 새 옷을 지어드리는데 사기꾼 재단사는 귀한 이 옷감은 멍청이에게는 안 보이는 옷감이라 소개하여 허공에 가위질하는 시늉만 했다. 신하의 눈에 옷감이 안 보였지만 '멍청이' 소리가 두려워 옷이 잘 지어지고 있음을 보고드렸고 임금에게 갖다드렸다. 임금님 역시 옷이 안 보이긴 마찬가지지만 신하들이 그동안 옷이 보인다고 했으니 자기만 안 보인다고 하면 사람들이 자신을 멍청이라고 손가락질할 것이 두려워 임금도 아름다운 옷이라고 극찬하며 거리에 입고 나섰다
2023년 동지는 ‘애동지’였다. 음력으로 그달 초순에 동지가 들면 애동지라 부르며 중순에 들면 중동지, 하순에 들면 노동지로 구분한다. 올해처럼 애동지 때에는 팥죽을 안 끓여 먹고 팥떡만 먹는다는 속설도 있지만, 팥죽을 끓이고 안 끓이고는 기실 아무런 상관이 없다. 동짓날은 으레 팥죽을 끓여 먹는 게 우리네 세시풍속이기 때문이다.동짓날 팥죽을 쑤게 된 이유로는 중국의 라는 기록에 동짓날에 팥죽을 쑤어서 역신을 쫓았다고 한데서 비롯됐다. 역신이란 전염병을 퍼뜨리고 다니는 무서운 귀신이다. 이 풍습이 중국 달력과 함께 절
인도의 간디는 나라가 망할 때 나타나는 일곱 가지 현상에 관해 이야기했습니다. 첫째, 원칙 없는 정치. 둘째, 노동 없는 부. 셋째, 양심 없는 쾌락. 넷째, 인격 없는 지식. 다섯째, 도덕성 없는 상업. 여섯째, 인간성 없는 과학. 일곱째, 희생 없는 종교입니다.현 정권이 자신들의 잘못에 전 대통령과 전 정권 핑계만 대니, "문재인 집권 7년 차라느니, '실종된 전 정권 씨'"를 찾는다는 비아냥이 넘쳐납니다. 이것이 원칙 없는 정치입니다. 젊은이들이 '영끌'을 해서 코인을 사고 주식 투자에 몰두한다는 뉴스를 보면 노동 없이 돈만을
올해도 어김없이 12월을 맞이하게 되었고, 12월은 지난 한 해를 평가하고, 새해를 준비하는 때입니다.그런데 지금 나는 어떤 원칙을 가지고 내 삶을 평가하고 있습니까? 원칙이 없거나 불분명한 사람도 있을 것이고, 분명한 방향을 가지고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도 있을 텐데 분명한 것은 삶의 원칙이 삶의 질을 결정한다는 것입니다.그러면 지금 나는 무엇을 근거로 나를 평가하고 있습니까? 돈입니까? 성공입니까? 명예입니까? 아니면 윤리나 종교적인 가치입니까?이 밖에 또 다른 원칙을 가지고 살아가는 이들도 있을 것이고, 그 원칙 때문에 행복하기
국어사전에 애지중지란 '매우 사랑하고 소중히 여기는 것'이라 소개하고 있다. 사람은 살다 보면 애지중지한 것들이 생긴다. 그것이 물건이 되기도 하고 사람이 되기도 한다.장유교당으로 부임한 이후 해마다 '진례도자기축제'에 참석해 왔다. 그동안 코로나로 사람들 발길이 뜸했지만 올해는 주차할 곳이 없을 정도의 밀려드는 인파로 성황을 이루었다. 축제장에는 여러 부스가 있는데 올 때마다 들르는 곳이 있다. 정호가마에서 출품한 사발들을 바라보면서 꼭 가격을 물어본다. 소남 임만재 작가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전국찻사발공모대전에서 대상을 받은
경남에 살면서 11월 중순에 눈이 내린 걸 보는 건 처음이었다. 산간지역이야 지리적으로 눈이 올 법도 하겠지만, 창원에도 겨울과 함께 눈 소식이 있었으니 당황스러웠다. 예년 같으면 11월의 경남은 만추(晩秋)를 즐길 때다. 국화, 금잔화, 구절초, 쑥부쟁이가 산에 들에 한창일 때다. 그런데 11월에 한파가 닥치고 눈이라니, 홀어미가 외아들 안식구 대하듯 조석으로 변덕이면서 심술이다. 올해는 봄인가 싶다가 긴 우기였고, 여름이구나 하다가 가을이었다. 가을이라도 바빠서 단풍놀이조차 못 갔는데, 11월에 눈에다 한파가 닥쳤던 것이다.올여
얼마 전 '김영식 알로이시오' 신부님 기일이 되어 고성 이화공원에 다녀왔습니다. 신부님에 대한 추억을 함께하는 시민 사회, 노동단체 회원들이 많이 오셨습니다. 감사드립니다. 김영식 신부님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힘들었던 시기를 돌아보고 현 시국에 대해 한숨짓기도 하였습니다. 그런데 김영식 신부님께서 천주교 신자가 아닌 분들에게는 다분히 사회 운동가로서의 모습이 강할 것입니다. 우리 지역에서 가장 어려웠던 시기인 1970, 80년대에 큰일을 해주신 워낙 큰 어른이시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후배 신부인 저에게는 사회 운동가로서의
우리 시대가 100세 시대에 접어들면서 사람들의 주된 관심사가 건강이고, 운동을 안 하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운동에 대한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지나칠 수 없는 것은 우리의 몸이 육체와 정신이 하나인데 우리가 육체적인 운동만으로도 건강할 수 있는가입니다. 물론 육체가 건강하면 정신도 건강하다고 하겠지만 현실도 과연 그러한가 하는 것입니다.수치로 말씀드리지 않더라도 지금 우리 주변에는 신경정신과 치료를 받는 사람들 숫자가 급증하고 있고, 사회적으로도 정신적 병리 현상으로 불행한 일들이 수시로 일어나고 있습
교의품 35장에 '선병자의(先病者醫)'란 말이 있다. 먼저 앓아본 사람이 의사라는 뜻이다.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위하여 입원하였다. 일주일 간격으로 두 다리를 모두 수술하고 회복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 아픈 다리 이끌고 재활을 시작하는데 수술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재활이라고 강조한다.재활센터에서 휠체어를 탄 여성 환자 분이 말을 건넨다. "수술하신지 얼마나 되었나요?" "첫 번째 수술은 2주일이 되었고 두 번째 수술은 1주일이 되었습니다." "저는 두 번째 수술 5일이 되었는데 처음 수술하고 4일간 밥 한 숟가락도 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