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 2년 된 권력은 고인 물이 돼 악취
만국민 지혜로운 표심이 이제 '선택'할 것

산하대지는 봄기운이 완연하여 빠알간 홍매화가 꽃망울을 터뜨리고 노오란 산수유는 화사한 얼굴로 반긴다. 봄비가 대지를 촉촉이 적시는데 섬진강 줄기를 따라 하동을 향했다.

김해 가락국 김수로왕의 일곱 왕자가 출가 수도하여 모두 득도했다는 지리산 자락 하동 칠불사를 찾았다. 칠불사는 아(亞)자 방으로도 유명하지만 절 입구에 자리한 영지(靈池)가 있다. 출가한 일곱 왕자가 보고 싶어 수로왕과 허왕후는 먼 길을 달려와 만나기를 원했지만 왕자의 외삼촌인 장유화상은 수도에 방해가 된다고 허락지 않고 신통력으로 연못에 왕자의 영상이 나타나게 해서 보고 돌아가도록 하였다. 봄비에 물방울이 연못에 떨어져 둥근 원을 그리며 번져가는 영지를 바라보고 있으니 바닥이 보일 정도로 물이 맑았다. 한쪽에는 새로운 맑은 물이 계속 들어오고 한쪽 구멍으로는 고였던 물이 흘러나가는 물갈이가 계속되기 때문이다.

2년 전 우리 국민은 정치판의 물갈이를 하였다. "나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습니다", "법과 원칙"을 외치는 윤석열 후보에게 국가를 통치하는 대통령 책임을 맡겼다. 2년간 성적표는 국민에게 실망을 안겨줬다. '외교실패', '경제파탄', '전쟁위기 고조', '검찰독재', '민주주의 퇴보', '방송장악', '부인 뇌물비리', '서울∼양평고속도로 권력남용' ,'채 상병 순직 외압수사'. 2년밖에 되지 않은 권력의 고인 물에 악취가 진동한다.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신념은 본인에게는 무한한 충성을 요구하는 이율배반적 행태를 보였다. 연판장을 돌려 충성심을 보인 수십 명의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은 다시 공천을 받았다. 김건희 여사 특검의 국회 재의결을 앞두고 현역 의원 달래기에 급급하여 초기에 물갈이가 없는 조용한 공천이 이루어졌다. 한쪽은 양지만 비추고 한쪽은 음지만 비추는 왜곡된 일부 언론은 조용한 공천을 성공적 공천이다 포장하기에 앞장섰다.

야당은 새로운 물이 굽이쳐 들어와서 고인물을 밀어내는 소용돌이의 잡음을 시끄럽게 내었다. 더불어민주당 현역 의원 46%가 물갈이 되었다. 정권의 잘못을 지적하고 단합하여 국민 열망에 부응하지 못하고 팔짱 끼고 지켜보았던 의원들에게 권리당원과 국민의 표심이 후보경선에서 표출된 결과이다. 그러나 돌출된 공천 취소와 후보자 제명은 옥에 티가 되었다.

조국혁신당이 왜 국민적 관심을 받는가? 입시에 비리가 있었다면 처벌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그럼에도 조국 가족은 부인과 딸, 모두 먼지 털듯이 털어서 사법처리하면서 대통령 부인의 '디오르백'은 명백한 현장 영상이 있음에도 기소조차 하지 않고,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은 1원 한 장 이익 본 것이 없다던 후보 시절 답변이 법원 자료에 23억 원 이익을 냈음이 드러났는데도 침묵하였다. 국회가 특검법을 통과시키니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는 모습에서 나에게는 관대하고 상대에게는 철저한 '법과 원칙'의 굽어진 잣대에 실망하고 있다. '3년은 너무 길다'는 조국혁신당의 강한 슬로건에 공감 표시가 지금의 현상이다.

원불교 대산종사께서는 "아무리 탁한 연못이라도 한 줄기 생수만 솟아나면 자연히 맑아지듯 아무리 혼탁한 세상일지라도 새 성자가 나오면 다시 맑아지나니" 하셨다. 종교에는 새 성자의 출현을 말씀하지만 정치계는 올바른 지도자의 출현이다. 지역과 국가를 위하여 새로운 지도자를 선택하는 4월 총선을 앞두고 있다. 묵묵히 오늘을 살아온 우리 국민의 지혜로운 표심이 선택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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