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현철 검사장, 정치적 색채 옅은 인물로 평가
'성향 인사' 거리 둔 정부 출범 초기 행보 풀이
전임 때 속도 못 낸 권력형 범죄 수사 등 이목

이재명 정부 첫 검찰 고위급 대규모 인사에서 창원지방검찰청장으로 신규 보임된 문현철(사법연수원 32기) 검사장은 세간에 알려진 정보가 비교적 적다. 정부 출범 초기엔 정치적 색채가 옅은 인사를 단행하는 기조가 반영됐다는 것이 지역 법조계 반응이다. 오히려 이런 배경 때문에 창원지검이 그간 지연된 사건 처리에 속도를 낼 수 있다는 견해도 나온다.

문 검사장은 대검찰청 인권정책관에서 29일 창원지검장으로 발령된다. 제주 출신으로 서울대학교 공법학과를 졸업한 문 검사장은 사법연수원을 32기로 수료하고서 공익법무관을 거쳐 2006년 부산지방검찰청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서울동부지방검찰청 검사 때인 2012년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디도스 공격 사건 특검에 파견됐다. 이명박 정부 때인 2011년 10월 26일 재보궐선거일에 중앙선관위 누리집 접속이 막힌 사건이다. 같은 시간대 당시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누리집도 공격을 받았다. 당시 산청 출신 한나라당 최구식 국회의원 전 비서가 연루돼 구속되면서 ‘윗선’이 조직적으로 개입됐다는 의혹으로 번졌다. 경찰과 검찰은 전 비서 단독범행으로 결론 내렸다. 뒤이어 출범해 정치인이나 단체 등 제삼자 사이버테러 개입, 검찰·경찰 수사 은폐 등 의혹을 수사한 특검도 검찰 수사 결과 재확인 수준에 그쳤다.

문 검사장은 2013년부터 2년 동안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자문관 파견을 마치고 검찰로 복귀했다. 2018년 창원지검 밀양지청장을 맡으며 잠시 경남과 인연을 맺었다. 이후 2019년 대검찰청 디지털수사과장, 2020년 서울남부지방검찰청 금융조사1부장검사 등 수사 부서를 거쳤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장 땐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에코프로 전 회장, 에코프로비엠 임직원 등을 구속 기소했다. 대검 인권정책관이던 지난해 8월엔 당시 심우정 검찰총장 후보자 청문회 준비단 정책팀장을 맡았다.

창원지방검찰청 자료 사진.
창원지방검찰청 자료 사진.

문 검사장은 검찰 조직 바깥으로 드러난 흔적이 적다. 이 때문에 이재명 정부 대규모 검사장급 인사에서도 다른 검사보다 덜 주목받는 모양새다. 반면,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 민간인 명태균 씨 공천 개입 의혹 등 부실수사 논란이 일었던 정유미 창원지검장은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전보돼 갖은 해석이 뒤따랐다. 정 지검장과 함께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옮기는 다른 간부들도 윤 전 대통령 때 중용된 인물이라는 이유에서 좌천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런 점에서 문 검사장 창원지검장 발탁은 성향 인사와 다소 거리를 뒀다는 것이 법조계 평가다. 한 경남 법조계 인사는 “대체로 정부 출범 초기 인사는 지난 정부와 거리가 멀거나 저평가를 받았던 인물을 중용하는 모습을 띤다”며 성향보다는 실력에 초점을 맞춘 인사로 풀이했다.

이에 정유미 창원지검장 체제에서 지연됐던 사건이 속도를 낼 지 주목된다. 홍남표 전 창원시장과 조명래 제2부시장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이 대표적인 사례다. 2022년 전국동시지방선거 당시 선거본부에서 불법 정치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이다. 2023년 8월 집무실 등 압수수색 이후 최근 이들을 상대로 피의자 신분 첫 소환 조사가 이뤄졌다. 조 부시장은 별도로 지난해 8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와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넘겨진 상태다.

이밖에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사건, 방위산업 기술 유출을 비롯한 경제범죄 등 경남지역 산업 구조와 연계된 수사도 진척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 법조계 인사는 “오히려 성향 인사가 아니라서 신임 지검장이 취임 초반 산적한 사건을 처리해 두각을 드러낼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최환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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